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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하버드대 두 한국인 청년이 휴학하고 한 일

플러스아이덴티티 창업 홍찬의·박익진 “무한휴학 덕분 더 빨리 시작했어요”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코로나 시대, 하버드대 두 한국인 청년이 휴학하고 한 일

박익진(왼쪽), 홍찬의 플러스아이덴티티 대표.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박익진(왼쪽), 홍찬의 플러스아이덴티티 대표.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모두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시국’은 대학생들의 삶도 바꿔놓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동안 상상해온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나 엠티(MT), 단체 미팅은 고사하고 비대면 수업 탓에 캠퍼스조차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채 학기를 마친 이가 대부분이다. 미국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하버드대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의를 대부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휴학하고 창업에 나선 한국인 학생들이 있다. 기업용 비밀번호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플러스아이덴티티의 홍찬의(24), 박익진(23) 대표다. 플러스아이덴티티는 5월 세계적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에 합격했다. 와이콤비네이터가 배출한 대표적 유니콘 기업으로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트위치 등이 있다. 홍씨는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까지 다니다 휴학했고, 박씨는 하버드대 경제철학과 2학년까지 다니다 휴학한 뒤 회사를 차렸다.

기업용 비밀번호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플러스아이덴티티.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기업용 비밀번호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플러스아이덴티티.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무기한 휴학 후 창업

플러스아이덴티티는 어떤 회사고, 어떤 성과를 냈나요.

“기업에서 관리하고 보호해야 하는 비밀번호는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특히나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이 문제를 많이 겪습니다.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을 위해 이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어요. 회사 이름을 정할 땐 발음하기 쉽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죠.”

“올해 와이콤비네이터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120만 달러(약 14억 원)의 시드 단계 투자를 유치했어요. 최근에는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인 로그미인(LogMeIn)에서 14년간 근무하고 CTO(최고기술경영자)까지 역임한 분이 자문으로 합류했습니다.”

두 사람은 하버드대 선후배로 만났다. 홍씨가 2학년일 때 박씨는 새내기였다. 피를 나눈 가족끼리 창업해도 다툼이 벌어지게 마련인데, 아무리 친한 선후배 사이라 해도 창업 과정에서 트러블은 없었을까.



홍씨는 “사실 아무리 친해도 일하다 보면 이견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의견 불일치의 본질적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논의하면 항상 처음보다 나은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창업은 되도록 공동창업자와 함께하라고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이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다른 활동을 하는 대신 창업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요. 주변 반응도 궁금해요.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개발하고 구현하는 게 항상 즐거웠거든요. 창업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스스로 길을 개척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오히려 코로나19 시기를 기회로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많이들 얘기해주셨죠. 남들이 많이 가는 길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일 거라고요.”

하버드대가 특별히 재학생 창업을 권장하나요. 다른 대학과 달리 휴학도 무기한 가능하다고요.

“하버드대는 휴학생들에게 복학 시기를 미리 정하라고 요구하지 않아요. 휴학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원하는 만큼 넉넉히 시간을 가지면서 하고 싶은 건 모두 해보라는 학교 측의 제도적 지원인 셈이죠. 사실 이보다 더 나은 지원은 없는 거 같아요. 그만큼 학생에게 기량을 맘껏 펼쳐보라고 기회를 주는 거라서 큰 힘이 됐죠.”

와이콤비네이터 합격 후 두 사람은 케이크를 사 사무실에서 자축했다.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와이콤비네이터 합격 후 두 사람은 케이크를 사 사무실에서 자축했다. [사진 제공 · 플러스아이덴티티]

코로나19 사태가 준 기회

만약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이 시점에 뭘 하고 있었을까. 홍씨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살펴보게 됐다”며 “아마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어도 창업에 뛰어들었겠지만, 일단 학업은 마쳤을 것 같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덕에 하고 싶은 일을 더 빨리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의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면서 “꼭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 롤 모델이 있나요. 장기적으로 플러스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키워가고 싶나요.

“플러스아이덴티티를 세계적인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키우고자 합니다. 현재 이용자는 소규모 IT(정보기술) 스타트업 위주인데요. 빠르게 성장하는 고객사들과 같이 성장해 강력하고 통합적인 보안 및 아이덴티티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어요.”

“자피어(Zapier)라는 회사를 롤 모델로 생각해요. 업무 자동화 툴을 개발하는 기업이고 우리처럼 와이콤비네이터를 거쳐 간 회사인데요. 자사 제품을 쓰는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도 이용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피드백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창업을 꿈꾸는 20대에게 ‘창업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키우려면 10년이 걸린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요. 10년 동안 해도 꾸준히 동기 부여가 될 만한 일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웬만하면 혼자 창업하지 말고 파트너를 찾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혼자라면 상상하지 못했을 일을 서로 의지하면서 해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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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2호 (p34~35)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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