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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토지 보상 그나마 다행…‘이재명 제출안’ 7% 더 낮았다

보상안 밑그림 그린 KDI 연구원 “도시개발 염두에 둔 지침 아냐”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대장동 토지 보상 그나마 다행…‘이재명 제출안’ 7% 더 낮았다

2014년 1월 23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성남시]

2014년 1월 23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성남시]

대장동 토지 저가 보상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과거 성남시의회에 제출한 사업안은 현안보다 보상액이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동아’ 취재 결과 해당 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관련 지침에 따라 마련됐다. 당시 연구를 맡은 KDI 연구원은 “도시개발을 염두에 둔 지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제 수용 토지로 10배 폭리 취해”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성남시의회에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 신규 투자사업 추진안’(이하 추진안)을 제출했다. 이 후보는 당시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인 신규 투자사업 추진에 대해 시의회 의결을 받고자 한다”며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대장동 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신규 사업 타당성 검토용역’ 내용을 참고자료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KDI 연구를 참조해 해당 자료를 만들었다. 이 후보가 제출한 추진안은 2015년 2월 12일 성남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주간동아가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실을 통해 해당 용역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대장동 지구 시설보상비로 5741억1490만 원을 책정했다. 토지보상비(5061억 원)와 지장물보상비(567억 원), 기타보상비(112억 원)가 합산된 금액으로, 실제 보상액보다 7% 적다. 해당 용역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의뢰로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 2014년 12월부터 3주간 시행한 것이다.

대장동 토지 저가 보상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 따르면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변경(안)’에 대장동 토지 관련 보상비가 6184억6200만 원으로 표기됐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속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역시 해당 금액을 보상비용으로 책정했다. 성남의뜰이 2018년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에 제출한 대장동 개발 관련 자료에서도 ‘토지 등 보상비’ 명목으로 6184억 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의원은 “화천대유는 원주민들로부터 250만 원 수준으로 강제 수용한 토지를 통해 약 10배 폭리를 취했다”고 비판한다.

낮은 토지보상비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시행사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민간개발의 경우 사업 시행사가 개발지역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시행사는 이를 위해 원주민들에게 시세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하며 땅을 매매한다. 대장동 개발의 경우 민관 합동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이 같은 과정이 없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으로 대장동 원주민들의 토지 보상 과정을 보조한 박재현 행정사는 “법을 지키며 보상했겠지만 시세에는 상당히 못 미쳤다.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토지 시세가 많이 올랐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개발이익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펼쳤다”며 “일부 주민은 로펌을 끼고 법적 공방을 벌여 토지보상비를 더 받아내기도 했지만 미미한 액수였다”고 덧붙였다.

토지보상액은 경기도지사, 토지 소유자, 사업 시행사가 각각 추천한 감정평가업자의 감정평가액을 평균해 정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 행정사는 “원주민들이 감정평가상 문제를 제기했지만, 관계 기관이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감정평가서를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성남의뜰에 송부해 관련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성남의뜰은 정보 공개 대상 기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침 준용할 수 있겠지만…”

이재명 후보와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가 제시한 안이 감정평가 준거로 사용됐을 개연성이 있다. 해당 용역을 의뢰한 성남도공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50%+1주’를 가진 핵심 구성원이다. 통상적으로 감정평가액은 ‘사업 시행사안’과 ‘토지 소유자안’ 중간 수준에서 정해진다.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 대장동 용지 보상 관련 비용 산정을 위해 활용한 자료는 KDI의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을 위한 일반지침 수정·보완 연구’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실시한 도로·철도·항만·문화체육시설 건설 사업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해당 연구에서 KDI는 직접 및 약식 감정평가가 어려울 경우 적용할 수 있는 공시지가 보상배율안을 마련했다. 2008년 감정평가사 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지목별 보상배율 산정의 평균값을 정하는 방식이다(표 참조). 유한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은 2015년 2월 4일 성남시의회에서 추진안의 보상가 기준을 묻는 성남시의원 질문에 “판교(지구)는 1.8배로 알고 있다. 대장동은 공시지가의 1.5배”라고 답했다. KDI가 새로 도입한 해당 방식과 근접한 수치다.

해당 방식의 특징은 보상배율이 낮다는 점이다. 같은 연구에서 KDI 보상 사례의 보상배율 평균은 3.85다. KDI는 해당 연구에서 이에 대해 “감정평가사가 매우 정상적인 상황만 염두에 두고, 예외적 시장 상황 등 보상배율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는 특수한 경우를 배제한 채 응답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다.

해당 방식을 대장동 개발에 적용한 것에 대한 적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과거 해당 연구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한 연구원은 “도시개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지침은 아니다. 대규모 공공투자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한 연구다. 외부 사업자가 개별 판단에 따라 해당 지침을 준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익사업에 의한 토지 수용이라 다른 방안을 적용하더라도 보상액을 더 높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도로사업 등과 비교해 ‘분양 아파트 위주의 사업을 공익사업이라 부르며 토지를 수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간동아 1312호 (p4~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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