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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아파트 5억’ 발언에 주민들 “이사 갈 곳 없는데 장관 헛소리 행진”

‘빵투아네트’ 김현미 장관 거주하는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이웃들의 분노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김현미 ‘아파트 5억’ 발언에 주민들 “이사 갈 곳 없는데 장관 헛소리 행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빵’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빵’ 발언을 하고 있다.

11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내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발언 한 이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느냐”며 “그러니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등장하는 빵으로 만든 집 삽화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김현미 장관님이 마련해 주신 집”이라고 비꼬았다. 

김 장관의 ‘빵’ 발언 관련 기사에는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정책을 만들어라” “소비자는 단팥빵을 좋아하는데, 크림빵만 밤새 만들고 본인은 단팥빵만 먹고 있네” “김 장관은 빵집해도 폭망할 듯”과 같은 비판의 댓글과 ‘헨젤과 그레텔’ ‘빵투아네트’ 등과 같은 풍자가 쏟아지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이 후폭풍을 몰고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장관은 11월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주택도시기금 ‘디딤돌 대출’의 실효성에 대해 언급하던 중, “우리 집은 5억으로 살 수 있다”고 발언,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5억이면 살 수 있다’던 김 장관의 아파트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1단지 176㎡(53평형)이다. 김 장관의 ‘5억’ 발언 후 하이파크시티 내 공인중개소에는 “진짜 5억 원이면 살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5억원이라던 아파트가 단숨에 8억 호가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전경.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전경.

하이파크시티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한 중개인은 “김 장관 발언 후 20일이 지난 12월 초까지 문의전화가 걸려온다”며 “김 장관이 거주 중인 53평형의 11월 2일 매매 실거래가가 6억450만 원”이라며 “김 장관 집은 디딤돌대출 가능한 전용면적 85㎡ 이하도 아니고 5억 원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물정도 모르고 나온 발언이라는 얘기였다. 

주민들 말에 따르면 김 장관의 발언은 아파트 단지의 가격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봤다. 하이파크시티 153㎡(46평형)의 호가는 최근 7억5000만~8억 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또한 부동산 어플 ‘호갱노노’에서는 하이파크시티가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의 ‘5억 발언’ 다음날인 11월 11일 호갱노노에서 하이파크시티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김현미 장관의 ‘5억 발언’ 다음날인 11월 11일 호갱노노에서 하이파크시티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입주민들은 하이파크시티가 저평가 받고 있는 가장 이유로 교통문제를 꼽는다. 분양 당시 3호선이 파주 운정까지 연장돼 덕이역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라는 것. 반면 GTX-A 수혜로 킨텍스와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는 가격이 급등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이파크시티 한 주민은 “하이파크시티는 실거래가 많지 않다. 교통문제로 저평가돼 최근까지 매매가격이 분양가 아래로 형성돼 있다. 원분양 세대는 집을 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해서는 “지하철 3호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려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파크시티주민연합회 이강환 대표는 “작년 10월까지 조정 지역이었다가 풀렸는데, 올 4월 총선이 끝나자 다시 조정지역이 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하이파크시티뿐 아니라 일산 주민 모두가 총선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임대차3법의 영향으로 실거래가 많지 않다”며 “서울 집값의 반도 안 되는 일산 끝의 하이파크시티까지 서울과 같은 임대차3법을 적용한 정부 정책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공매 물량 남아

김 장관이 살고 있는 하이파크시티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아이파크 1단지 693세대와 5단지 863세대,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파밀리에 2단지 1208세대와 3단지 432세대, 4단지 1676세대 총 5개 단지 4872세대로 이뤄져있다. 총 65만9250㎡ 부지에 교육시설, 각종 상업시설 및 편의시설, 공공청사와 공원 등이 들어선 미니 신도시다. 2007년 10월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등기 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과 100㎡ 이상의 중대형 위주의 고급 주거지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당시 평당 분양가는 1480만 원대로 153㎡(46평)형이 평균 6억8200만 원으로 책정돼 비슷한 시기 분양한 파주 신도시보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이파크시티는 파주 운정신도시와 맞닿아 있다.

하이파크시티 5단지에 거주 중인 성지윤 씨는 “하이파크시티 40평형대 이상은 식기세척기, 신발소독기, 초음파채소세척기, 바지다리미 등 호텔 급의 옵션이 들어간 고급아파트”라며 “풀 옵션을 선택하면 46평형 분양가가 7억 원대였는데 대부분의 집이 풀 옵션을 선택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파크는 2011년 1월, 파밀리에는 같은 해 3월 준공 완료해 입주했다. 아이파크 1단지와 5단지는 미분양으로 할인 분양을 실시해 2014년 미분양 세대를 분양 완료했다.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파밀리에에서는 미입주 세대가 나와 2015년 공매 할인 분양을 실시했다. 2019년 말 22회차까지 공매 입찰을 했으며, 공매 가격은 평당 30~38% 할인된 평균 960만 원대가 적용됐다.

2015년부터 공매 할인 분양 중인 하이파크시티.

2015년부터 공매 할인 분양 중인 하이파크시티.

이강환 대표는 “분양 당시 일산 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평당 900만~1000만 원이었는데, 하이파크시티의 실제 분양가는 풀 옵션을 하면 평균 1500만 원이 넘었다. 그만큼 고급 옵션으로 잘 지어진 아파트이지만, 입주를 포기하는 세대가 대량으로 나오면서 그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평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공매 가구가 아직 40여 채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입주 후 아파트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평균 분양가 6억8200만 원의 153㎡(46평)형이 2011년 10월 분양가보다 낮은 6억1380만 원에 거래됐다. 이를 시작으로 가격 하락세는 꾸준히 지속돼 2013년 4월 5억2000만 원, 2014년 10월 4억9000만 원에 매매됐으며, 그 후 지난해까지 4억 원대를 유지하다 올 6월 들어 5억 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하이파크 46평형의 실거래가격.

최근 하이파크 46평형의 실거래가격.

원분양 세대 ‘분노’, 할인분양 세대는 ‘김현미 효과 기대’

하이파크시티는 최초 분양가인 1480만 원대로 분양 받은 원분양 세대 40%와 할인분양 세대 60% 정도로 구성돼 있다. 원분양 세대와 할인 분양 세대의 만족도나 아파트 가격 민감도에서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원분양 세대인 김지호 씨는 “원분양 가구는 지금까지 10년 동안 매달 100만 원 넘게 분양대출금을 갚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집값은 분양가 아래”라며 “매달 헛돈이 나가고 있지만 타 지역과 가격 차이가 더 커져 집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런 상황에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는 김 장관의 발언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이파크시티 또 다른 주민은 “입만 열면 헛소리만 하는 김 장관과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정부에 분노감이 치솟는다”고 했다. 이어 "하이파트시티가 김현미 효과로 8억까지 올랐다고 하는데 그 돈으로는 이사 갈 곳이 없는 게 진짜 김현미 효과”라고 말했다. 하이파크시티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김 장관이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날마다 헛소리로 국민들 속을 뒤집어놓았다"고 말했다. 반면 할인분양 세대인 조환철 씨는 “2013년에 풀 옵션 46평형을 할인받아 4억8000만 원에 분양받았다”며 “집값 상승이나 하락에는 크게 개의치 않지만, 최근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 같아 우리도 김현미 효과를 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68호 (p17~19)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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