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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교섭단체 결성 땐 민주당 몫 크게 준다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한국당 교섭단체 결성 땐 민주당 몫 크게 준다

국민의례하는미래한국당-합동워크샵. [뉴스1]

국민의례하는미래한국당-합동워크샵. [뉴스1]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21대 국회 개원 이전에 통합할 것인가. 만약 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하지 않고 무소속 또는 3석의 국민의당과 손잡고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도대체 원내교섭단체가 뭐길래 한국당을 고민에 빠뜨리는 것일까. 

총선 직전 급조된 한국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따른 의석수 감소를 막기 위해 통합당이 총선을 앞두고 급조해서 만든 총선용 위성정당이다. 때문에 총선 이후 통합당과 합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딱 1석 모자란 19석을 확보함으로써 무소속 당선자 1명만 더 영입해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홍준표, 김태호, 윤상현, 권성동 등 네 명의 무소속 당선자는 모두 통합당 출신. 네 명 중 한명만 영입에 성공해도 독자 행보가 가능한 것이다. 만약 무소속 영입이 여의치 않다면 3석의 국민의당과 손잡고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 

‘꼼수’와 ‘편법’이라는 따가운 여론이 부담스럽겠지만 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을 때 누릴 수 있는 실리는 만만치 않다. 각종 지원제도가 교섭단체를 구성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교섭단체에게는 정책연구위원 채용을 지원하고,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에 널찍한 별도의 사무공간까지 배정한다.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했을 때와 통합당과 합당 했을 때에는 어떤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자.


업무추진비 60%는 교섭단체 우선 지급

국회는 원내교섭단체의 원활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연간 약 24억 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지급기준이 교섭단체에게 60%를 똑같이 배분한 뒤, 나머지 40%는 의석수 비율로 배분한다. 

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해 21대 국회에 원내교섭단체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2곳 뿐일 경우에는 24억원의 60%인 14억4000만원을 민주당과 통합당에 각각 7억2000만원씩 먼저 배분하고, 9억6000만원은 의석수 비율에 따라 민주당 약 6억700만원, 통합당 약 3억5300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어떻게 될까. 교섭단체에 업무추진비 60%를 균등 배분한다는 지급기준에 따라 민주당, 통합당, 한국당이 각각 4억8000만원씩 골고루 나눠 받게 된다. 즉 민주당과 통합당 두 당만 교섭단체였을 때보다 양당은 각각 2억4000만원이 감소하고, 그만큼 한국당 몫이 크게 늘어난다. 의석수 비율에 따라 지급되는 나머지 업무추진비는 민주당 몫은 변함이 없는 대신 통합당이 받게 될 3억5300만원이 통합당과 한국당 의석비율에 따라 통합당 약 2억8400만원, 한국당 약 6900만원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의 교섭단체 구성으로 민주당 몫이 2억4000만원 가량 감소하게 되는 셈이다.




균등 배분되는 대표실 운영비

원유철 대표-미래한국당 합동 워크숍. [뉴시스]

원유철 대표-미래한국당 합동 워크숍. [뉴시스]

연간 2억1400만원 정도 지급되는 교섭단체 대표실 운영비의 경우도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민주당 몫은 수천만 원이 준다. 의원 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섭단체에 똑같이 배분토록 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통합당 양당만 교섭단체를 구성했을 경우 두 당이 연간 약 1억700만원의 교섭단체 대표실 운영비를 지급받게 되지만, 만약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세 당이 똑같이 약 7133만원씩 나눠받게 된다. 교섭단체의 정책간담회 등을 지원하는 일반수용비 역시 업무추진비와 마찬가지로 교섭단체 한 곳이 더 생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배분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교섭단체에 먼저 60%를 배분토록 돼 있다는 점에서다. 

업무추진비와 일반수용비, 대표실 운영비 등 경비 지원 외에도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최소 13명 정도의 정당활동 지원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교섭단체에게만 정책연구위원과 행정보조요원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당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최소한 2급•3급 상당 정책연구위원 4명과 4급 상당 6명의 정책연구위원을 둘 수 있고 9급 상당의 행정보조요원 6명을 둘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인건비 총액은 10억 원이 넘는다. 만약 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하게 되면 정책연구위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두 당에 10명을 먼저 배정한 뒤 나머지 47명의 정책연구위원을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의 의원 비율에 따라 나누게 돼 민주당이 40명, 통합당이 27명으로 나뉜다. 하지만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한국당 몫까지 정책연구위원 10명을 먼저 배정한 뒤 나머지 37명을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 비율로 나누게 돼 민주당 몫 정책연구위원은 39명으로 양당 교섭단체 때에 비해 3명이 줄고, 통합당은 18명으로 7명이 줄게 된다. 이밖에도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교섭단체 대표 의원에게는 2급 상당 비서관과 3명의 직원을 더 둘 수 있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정책연구위원 등 지원 인력을 배정받는 것은 물론 사무실 배정에서도 큰 혜택이 주어진다. 교섭단체에게는 198㎡의 사무실이 기본으로 배정되지만, 비교섭단체에게는 99㎡의 사무실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국민 세금을 축낸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지만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정책연구위원 등에 대한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 및 지원비 등은 모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민주당과 통합당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국당이 ‘비난은 잠시’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몇 십억원대에 이르는 실리를 차지하기 위해 교섭단체 구성에 나설까. 명분이 택하자니 실리가 울고, 실리를 택하는 것은 명분을 잃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 한국당의 최종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주간동아 2020.05.22 1240호 (p48~50)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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