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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단키트 싸게 판다? 코로나 불안감 파고든 유통업자 주의보

채팅방에서 “2만 원에 사서 3만5000원에 팔라” 권유 … 전문가 “중국 CFDA 허가 못 받은 부정확한 제품 가능성”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단독] 진단키트 싸게 판다? 코로나 불안감 파고든 유통업자 주의보



 A씨 일당이 판매하는 무허가 코로나19 검사키트(왼쪽)와 해당 제품이 중국 방송에도 소개됐다며 제시한 사진. 해당 제품 패키지에는 제조사는 달서생물(达瑞生物)이며, 제품명은 ‘신형관상바이러스 lgM 항체검사용 약제키트’라고 쓰여 있다. [최진렬 기자]

A씨 일당이 판매하는 무허가 코로나19 검사키트(왼쪽)와 해당 제품이 중국 방송에도 소개됐다며 제시한 사진. 해당 제품 패키지에는 제조사는 달서생물(达瑞生物)이며, 제품명은 ‘신형관상바이러스 lgM 항체검사용 약제키트’라고 쓰여 있다. [최진렬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불안감을 노리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자가진단 키트’를 국내에 유통시키려는 판매업자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현재 식약처가 판매 허가한 진단 제품은 두 개뿐”이라며 “식약처 허가 없이 의료기기를 수입해 판매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문이 꽤 많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마스크코로나키트판매공유방’에서 코로나19 검사키트 관련 대화내용 갈무리. [최진렬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마스크코로나키트판매공유방’에서 코로나19 검사키트 관련 대화내용 갈무리. [최진렬 기자]

2월 22일 카카오톡에 개설된 오픈채팅방 ‘마스크코로나키트판매공유방’에서는 중국산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에 대한 수입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 채팅방을 개설한 업자들은 자신들을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무역업자라고 소개하면서 해당 제품이 “15분 만에 검사 결과가 나오며 정확도가 90% 이상이다. 중국 방송에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2월25일 오전 현재 이 채팅방에는 70여 명이 들어와 있다. ‘얼마에 살 수 있느냐’, ‘온라인 재판매가 가능하냐’, ‘허위광고에 걸리진 않느냐’ 등 문의가 올라온 상태다. 이들 업자 중 한 명인 A씨는 기자와 따로 개설한 채팅방에서 ‘주문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진단 키트를 개당 2만 원에 판매한다. 최소 주문 물량은 1000개. ‘현금만 받는다’고 했다. 총 구매금액의 절반을 먼저 입금하고, 중국에서 물건을 배에 선적할 때 나머지금액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A씨는 “이 진단 키트를 온라인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3만5000원에 팔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처럼 설명했다. 그는 “진단 키트는 의약외품이라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식약처가 허가한 코로나19 진단 제품은 씨젠의 ‘올플렉스 2019-nCoV’와 코젠바이오텍의 ‘파워체크 2019-nCoV’로 두 개뿐이다. 이 밖의 코로나19 진단 제품은 판매가 금지돼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질병 진단에 쓰이는 진단시약은 의료기기”라며 “무허가 의료기기를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무허가 의료기기 판매를 감시하는 별도의 조사단도 두고 있다.



코로나 공포심 노린 돈벌이

코로나19 진단시약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 연구원들이 허가 받은 진단시약을 제조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진단시약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 연구원들이 허가 받은 진단시약을 제조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씨 일당이 판매하려는 제품 사진을 기자로부터 받아본 뒤 “중국 현지 의사를 통해 알아봤던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CFDA(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가 허가한 제품 중 해당 제품은 없다고 중국 의사가 확인해줬다”며 “진단 정확도 역시 50%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확도가 낮은 제품으로 진단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통해 감염자가 비감염자로 나타날 수도 있다.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섣불리 확신하지 말고 매사 조심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민의 공포심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간동아 1228호 (p10~11)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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