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3

2020.01.17

특집 | 21대 총선

“물갈이 대통합 변수 속에 PK · 충청 격전지에서 판가름 날 것”

21대 총선을 좌우할 핵심 변수와 대혈투 전망

  • 이종훈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입력2020-01-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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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선택의 순간이 왔다. 미워하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그들,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정치권은 이미 총선 정국이다. 인재 영입과 공약 발표는 물론, 통합을 명분으로 내건 정계개편까지 정치권은 이미 분주하다. 유권자인 국민의 마음도 덩달아 어수선하다. 이번 총선, 각 당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무엇일까. 구도, 인물, 바람 세 관점에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구도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첫째, 지역 구도는 어떻게 짜일 것인가.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이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전통적인 영호남 구도가 위력을 발휘할 것인가. 영호남 구도는 최근 부분적으로 해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하다. 특히 부산과 경남, 이른바 PK 지역의 경우 공단지역 또는 청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진보 지지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 이른바 TK 지역도 그런 조짐이 없진 않다. 하지만 TK는 여전히 보수 지지층의 벽이 두꺼운 편이다. 호남지역은 여전히 진보 지지층이 강세다. 호남지역 인구가 줄어들면서 충청지역의 인구가 더 많아진 점 역시 지역주의 해체와 관련해 눈여겨볼 대목이다. 

    충청지역은 과거 보수 지지층의 영향력이 컸던 곳이다. 하지만 세종시가 들어서고 신도시 권역이 늘어나면서 청년층 비중도 커져 진보 지지층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충청지역은 이미 격전지로 변한 지 오래다. 대표적인 ‘스윙보트’ 권역에 속해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PK 또한 격전지가 될 개연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곳을 전략적인 공략 지역으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타파는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숙원이다.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배출했지만, 아직 그들의 바람이 완전히 충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그들은 볼 것이다. 문 대통령이 현 지지율을 유지해준다면, 문 대통령의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한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전제다. 

    그렇다고 TK를 여당이 거를 것 같진 않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같은 인물을 투입해 TK 교두보 확대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현재 정당 지지율 정도라면 자유한국당은 TK를 수성하기에도 바쁠 것이다. 

    둘째, 이념 구도는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세대별로 반응도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는 탈이념 세대다. 이번에 새롭게 편입될 만 18세 청년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이념 정체성에 무관심하다. 심지어 통일에 대한 열망조차 거의 없다. 이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본인, 그리고 해당 세대의 미래다. 물론 그것이 한국 사회의 미래이기도 하다. 



    사실 탈이념을 이야기해온 지는 오래다.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하고 냉전이 사라진 직후인 1990년대 초반부터다. 하지만 40대 이상은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들에게는 여전히 좌우 대결이 중요한 문제다. 초고령화-저출산 사회로 가면서 40대 이상의 인구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당연히 현 정치권을 이끄는 구세대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이념코드를 적극 활용하려 들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 정권으로 규정한 상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태극기집회 세력과 손잡고 장외투쟁을 벌인 지도 오래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들을 적폐극우세력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부어왔다. 이 공방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더 치열해질 테다. 마치 본능처럼 그렇게 할 것이다. 청년층은 이런 그들을 보면서 보수꼰대나 진보꼰대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할 테지만 말이다. 

    청년층의 탈이념은 사실 정치권 꼰대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변수다. 이념 선동이 먹히지 않는 그들의 표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경쟁적으로 택하는 것이 청년층 인재 영입이다. 그리고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 발표다. 그들의 이해관계에 부응해보자는 의도다. 최근에는 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청년층을 텃밭으로 생각하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이상기류를 감지해 먼저 나섰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여타 정당들이 뒤늦게 가세하는 추세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이끌게 된 박형준 위원장이 1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이끌게 된 박형준 위원장이 1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셋째, 정당 구도는 어떻게 편성될 것인가. 양당구도로 갈 것인가, 다당구도로 갈 것인가. 보수와 진보 진영의 통합, 곧 정계개편은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 것인가. 이번 총선은 새로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진다. 이로써 소수 정당에게 비례대표 의석이 좀 더 많이 돌아갈 여지가 생겼다. 물론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패스트트랙에 올린 초안과 달리 비례대표 의석이 75석이 아닌 47석이라 제한적이긴 하다. 현재 정당 구도는 기본적으로 양당구도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두 거대 정당이 존재하고,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 지형에 소수 정당이 산재해 있다. 최근 들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분당 사태를 겪으면서 중도 성향의 소수 정당이 더 늘어난 형국이다. 이대로 총선까지 갈지도 모른다. 무한경쟁을 거쳐야 하지만, 정당 득표를 많이 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아남으면 이후 다른 거대 정당과 연정 또는 연대가 가능하기도 하다. 

    이런 속에서 중도보수 대통합 논의가 활발하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그리고 옛 친이(친이명박)계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또는 새롭게 창당할 안철수 신당도 합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민주평화당 탈당파가 만든 대안신당도 중도개혁 통합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바른미래당 또는 안철수 신당이 이들과 통합 논의를 추진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직은 통합 논의의 결말을 예상하기 어렵다. 중도보수 대통합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통합 신당 간 양자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소수 정당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진 않다. 다양성에 대한 국민의 욕구도 과거에 비해 커졌기 때문이다. 소수 정당이 의외의 정책과 이슈로 주목을 끌 여지도 없지 않다.

    인물

    첫째, 대선주자들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번 총선은 차기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총선 때 어떤 지위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따라 판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기록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당에 복귀함으로써 분위기는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2위인 황교안 대표와 서울 종로 맞대결이 당장은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종로대전’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전체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정당이 선거전략 차원에서 이들을 특정 지역구에 묶어두기보다 전국 유세전에 투입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것으로 무산이다. 

    이 전 총리나 황 대표 입장에서도 맞대결을 꺼리는 바가 없지 않을 테다. 지는 사람은 대선주자에서 탈락하는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신분을 획득한 상태에서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기에 더욱더 그렇다. 이런 내심에 당 차원의 선거전략이라는 명분을 적당히 버무리면 모양 빠지지 않게 지역구 맞대결을 피해가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지역구 맞대결을 하지 않는다고 이들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국 유세전에서 격돌하며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맹장으로 면모를 과시하려 들 것이 분명하다. 

    나머지 대선주자들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도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 신당에서,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각자의 정당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할 것이다. 당연히 그들이 어디서 출마할지도 관심사가 될 테고, 승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26일 2020년 총선을 대비한 ‘영입 인재 1호’로 최혜영 한국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센터장(40  ·  가운데)을 발탁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26일 2020년 총선을 대비한 ‘영입 인재 1호’로 최혜영 한국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센터장(40  ·  가운데)을 발탁했다. [동아DB]

    둘째, 영입 인재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이번 총선에서 각 당은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바라서가 아니라 국민적 요구다. 촛불집회 이후 권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한층 높아졌다. 국민은 더는 그들만의 리그로서 국회를 원하지 않는다. 기득권 파괴를 원한다. 당연히 이것은 기성 정치세력을 교체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이런 시대 조류 앞에서 당하기 전 스스로 변해 살아남겠다는 것이 기성 정당의 목표다. 

    당연히 인재 영입의 화두는 세대교체다. 최근 청년층 인재 영입에 각 당이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인재 영입 경쟁에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자유한국당은 인재 영입 1호로 공관병 갑질 논란의 주인공인 박찬주 전 대장을 발표하려 했다 곤욕을 치른 것은 물론, 이후 인재 영입 발표에서도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희망공약개발단에 나다은 ‘나다은 TV’ 대표를 영입했다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옹호 글이 알려져 사흘 만에 해촉하는 일도 벌어졌다. 

    각 당은 이번에 영입한 인재를 총선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언행 역시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론 정치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각종 구설에 휩싸이는 일도 잦을 테다. 더불어민주당 5호 영입 인재인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가 환영식 당시 조국 전 장관의 자녀를 둘러싼 입시 의혹에 대해 “모든 학부모가 관행적으로 해왔다”고 발언해 논란을 유발한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인재 영입에 따른 불가피한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1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사진기자 출신인 탐험가 남영호(오른쪽) 대장이 참석했다. [동아DB]

    1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사진기자 출신인 탐험가 남영호(오른쪽) 대장이 참석했다. [동아DB]

    셋째, 공천 탈락자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2016년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 감별’ 논란을 겪었다. 그 와중에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쇄 들고 나르샤’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철저한 친박 공천의 결과는 참담했다. 180석을 목표로 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도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문(친문재인) 감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또 총선 본선에서 문재인 프리미엄 덕분에 당선되길 희망하는 것이다. 

    2016년 총선을 회상해보면 이번 선거 풍경도 뻔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의 현수막에는 예외 없이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내걸릴 것이다. 친문 공천 또는 친황(친황교안) 공천이 이뤄지면 각 당은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원외 인사들까지 비난 성명을 내놓는 것은 물론, 다른 정당으로 옮기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들이 생길 테다. 이번 총선은 소수 정당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당적 이동 사례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새누리당이 실패한 학습효과 덕분에 이번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이 적극 나서는 일을 자제할 것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비서관을 민주연구원장으로 보낸 듯한데, 이것은 ‘친문 감별’에 따른 당청 갈등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그 나름의 안전장치라 할 것이다. 물론, 그래도 공천 잡음을 완벽하게 잡아내진 못할 테다. 출사표를 던진 청와대 참모진과 문재인 정부 전직 관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바람

    첫째,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강하게 불 것인가.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후반기로 넘어간 시점에 치러진다. 당연히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집권 전반기에는 양해가 통한다. 모든 일을 지난 정부 시절에 시행한 잘못된 정책 탓으로 돌려도 국민이 봐준다. 하지만 집권 3년 차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임기 초반부터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청와대가 고삐를 강하게 틀어쥐고 공약사업 실행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일자리 정부와 소득주도성장론을 표방하면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물론,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에 더해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역대급 슈퍼예산 집행과 추가경정 예산 투입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고 국리민복도 많이 개선됐다고 자평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오히려 부정적이다. 5060세대의 비정규직 단기 아르바이트는 늘어났지만, 3040세대의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었고, 오히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절대 격차는 더 벌어졌을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단숨에 날려버렸다는 지적이다. 성장동력과 기업 경쟁력 역시 급속하게 나빠졌다는 진단도 적잖다. 문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내비쳤고, 성과가 곧 나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동의하는 국민도 있을 테다. 동의하지 않지만 더 기다려보려는 국민도 물론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그 모든 긍·부정 평가가 반영된 결과가 나오게 된다. 

    둘째, 야당심판론이 얼마나 먹힐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야당심판론을 적극 재개할 태세다. 적폐극우세력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검찰개혁 같은 개혁과제에 제동을 걸면서 여전히 역사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논리다. 자유한국당이 연이은 혁신위원회 활동에도 친박계 청산에 실패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는 물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황교안 전 총리를 대표로 모시면서 이런 공격이 먹혀들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내에서 또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제안이 나오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통합으로 활로를 찾아나가려는 분위기다. 황 대표가 통합 신당을 주도하면서 ‘도로 자유한국당’ 또는 ‘도로 새누리당’이 돼버린다면 오히려 퇴보하는 것이다. 반면, 중도로 외연을 넓히고 황교안 리스크와 친박계 이미지를 제거한 신당을 만들어낸다면 의외의 반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 

    셋째, 북풍이 이번에는 어디로 불까. 순풍이건, 역풍이건 북풍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많은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지 모른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어떤 형태로건 합의문이 나올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합의에 임박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이로써 18개월에 걸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런 결정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일정이 자리 잡고 있다. 연장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유사한 단계적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총선에 임박한 시점에 열린다면, 그리고 여기서 1단계 합의에 도달한다면 누구에게 유리할까. 당연히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할 테다. 반면, 위기가 지금보다 더 고조돼 총선 직전에 북한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북풍이 반대로 불 것이라고 봐야 한다. 

    3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진다면 이 또한 더불어민주당에는 호재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답방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그리고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답방을 추진할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이 경우 정권심판론이 먹혀들 여지도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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