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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초격차 선보인 스무 살 스타벅스

상하이에선 ‘드래건 덤플링’ 먹고, 파리에선 궁전 같은 인테리어 즐겨

해외에서도 맛보는 최적의 현지화 전략

상하이에선 ‘드래건 덤플링’ 먹고, 파리에선 궁전 같은 인테리어 즐겨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인근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천장 벽화, 크리스털 샹들리에, 대리석 기둥 등으로 궁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www.starbucks.comⓒHUGO HEBRARD]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인근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천장 벽화, 크리스털 샹들리에, 대리석 기둥 등으로 궁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www.starbucks.comⓒHUGO HEBRARD]

직장인 윤모(38·여) 씨는 해외여행 중에 현지 스타벅스를 일부러 찾아간다. 평소 서울에서 마시던 것과 똑같은 맛의 커피를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파는 음료나 굿즈(goods)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2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맛본 펌프킨 스파이스 라테(Pumpkin Spice Latte)를 꼽는다. 우연히 접한 어느 잡지 9월호에 ‘스타벅스 펌프킨 스파이스 라테를 마실 계절이 됐다’는 구절이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 일부러 찾아가 마셔봤다. “라테에서 호박향과 시나몬향이 나는 게 낯설긴 했지만, 스타벅스 매장에 호박맛 음료뿐 아니라 호박맛 쿠키와 케이크, 초콜릿까지 그득한 걸 보고 미국의 핼러윈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는 것이 그의 소감. 윤씨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마신 말차 프라푸치노는 한국 그린티 프라푸치노보다 덜 달면서 쌉쌀했고, 대만에서 산 벚꽃 텀블러의 디자인은 한국과 일본에서 산 벚꽃 텀블러와 또 달라 국가별로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고향 시애틀에선 ‘간판 떼고’ 영업

각 국가의 전통미를 잘 살린 일본 교토의 스타벅스 니넨자카점(왼쪽)과 중국 청두의 스타벅스 콴샹즈점. [신화=뉴시스]

각 국가의 전통미를 잘 살린 일본 교토의 스타벅스 니넨자카점(왼쪽)과 중국 청두의 스타벅스 콴샹즈점. [신화=뉴시스]

한국에서만 12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종종 “여기도 스벅, 저기도 스벅”이라는 볼멘소리를 듣는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만 해도 새문안로점, 광화문R점, 광화문우체국점, 광화문D타워점 등 4개 매장이 몰려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 팬들에게 세계 주요 도시마다 진출해 있는 스타벅스는 “여긴 한국과는 뭐가 다를까” 하는 호기심으로 찾아가는 관광 명소 역할을 한다. 실제 스타벅스는 진출 국가마다 해당 국가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쳐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최근 한국인이 즐겨 찾는 해외 스타벅스 명소로는 일본 교토의 니넨자카(二年坂)점과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점이 꼽힌다. 두 곳 모두 각 나라의 특색이 물씬 풍기는 매장으로 이름이 높다. 니넨자카점은 100년 이상 된 일본 전통가옥을 그대로 살리고, 내부는 신발을 벗어야 하는 다다미방으로 꾸몄다. 17세기에 지은 건물에 자리한 오페라 가르니에점은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대리석 기둥 등으로 인해 베르사유 궁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19세기에 그려진 천장 벽화도 그대로 되살렸다. 한국에도 한국의 미를 살린 매장이 있다. 경북 경주시 경주보문호수DT점, 문경시 문경새재점에는 테이블과 의자 대신 좌식 탁자와 방석이 놓여 있다. 특히 문경새재점 외관은 기와지붕으로 돼 있다. 

스타벅스의 현지화 전략은 스타벅스 본고장 미국 시애틀에서도 발휘된다. ‘커피 도시’ 시애틀은 프랜차이즈 커피숍보다 로컬(local) 커피숍 문화가 강하다. 이에 ‘대기업’ 스타벅스는 2009년부터 시애틀을 비롯한 미국 내 몇몇 도시에 ‘잠행 매장(stealth store)’을 열었다. 잠행 매장은 스타벅스가 운영하는 카페임에도 외관, 내부, 심지어 커피 컵에까지 스타벅스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다. 비록 4월 마지막 잠행 매장인 시애틀의 ‘로이 스트리트 커피 앤드 티(Roy Street Coffee and Tea)’가 문을 닫으면서 이 실험은 막을 내렸지만, 스타벅스의 현지화 DNA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남아에서도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선점

중국 스타벅스에서 여름 시즌 때 
판매하는 디저트류 ‘드래건 덤플링’. [사진 제공 · 스타벅스커피차이나]

중국 스타벅스에서 여름 시즌 때 판매하는 디저트류 ‘드래건 덤플링’. [사진 제공 · 스타벅스커피차이나]

스타벅스는 차(茶)문화가 대세인 중국에서도 현지화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는 중국 토종 브랜드인 루이싱커피의 추격이 저돌적이지만, 현재까지는 중국 커피전문점업계에서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한다.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중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여럿이 둘러앉아 대화 나누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고려해 널찍한 매장에 여럿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많이 배치했다는 점, 다양한 차 음료 메뉴와 중국 전통 음식을 재해석한 디저트류를 선보였다는 점 등이 꼽힌다. 중국 스타벅스는 여름에는 쌀피에 팥, 녹차, 딸기, 망고 맛 등의 소를 넣은 ‘드래건 덤플링’을, 가을에는 스타벅스 로고 ‘사이렌’ 모양으로 찍은 월병을, 그리고 구정 때는 에그롤을 선보인다. ‘아이스 쉐이큰 피치 우롱차’ ‘레드빈 오트 스콘’과 같이 우롱차나 팥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도 많다. 



스타벅스는 커피전문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인도네시아에서 2014년 커피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을 취득해 무슬림 고객을 상당수 확보하며 2017년 40.4%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포트딕슨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모(40·여) 씨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스타벅스가 가장 인기 있는 카페”라며 “말레이시아 전통 디저트마다 들어가는 판단(pandan)이라는 향신료를 머핀과 케이크에 넣고, 인도계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 메뉴도 많이 선보여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커피 볶는 스타벅스,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까
축구장 절반 크기 매장 필요…“좀 더 기다려달라”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 문을 연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1호점. 커피 원두 로스터리 설비를 매장 안에 설치한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다. [AP=뉴시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 문을 연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1호점. 커피 원두 로스터리 설비를 매장 안에 설치한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다. [AP=뉴시스]

서울 성동구 블루보틀 성수점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유리벽 너머로 있는 널찍한 로스터리 룸이다. 커피 원두를 볶는 스테인리스 기계들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커피 자체의 품질을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진다. 

스타벅스도 로스터리 매장을 운영한다. 거대한 로스터리 기계를 매장 안에 설치한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2014년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을 시작으로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에 선보였다. 이러한 로스터리 매장은 고객이 커피 원두를 볶는 것부터 커피 원액을 추출해 음료를 제조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2월 도쿄에 2975㎡(약 900평) 규모의 로스터리 매장이 오픈하면서 스타벅스 팬들 사이에서 “이제 곧 한국에서도 로스터리 매장을 볼 수 있는 것이냐”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로스터리 매장 오픈은 아직 검토 중인 사항”이라며 “로스터리 매장의 면적이 축구장 절반에 달할 정도로 넓다 보니 입점 조건이 일반 매장보다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보라 기자 purple7@donga.com






주간동아 2019.07.26 1199호 (p24~26)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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