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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현재의 ‘독생녀 통일교’는 창시자 뜻과 무관”

‘통일교 2인자’였던 곽정환, 10년 침묵을 깨다

  • 송홍근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현재의 ‘독생녀 통일교’는 창시자 뜻과 무관”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고(故) 문선명(1920~2012) 통일교 총재는 논쟁적 종교인이자 평화운동가였다. 1954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설립하고 1957년 완성한 교리서 ‘원리강론’을 통해 종교관을 구체화했다. 각국에 흩어진 교회를 신령과 진리로 통일해 하나의 세계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나는 이름 석 자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문제 인물입니다. 돈도 명예도 탐하지 않고 오직 평화만을 이야기하며 살아왔을 뿐인데, 세상은 내 이름자 앞에 수많은 별명을 덧붙이고 거부하고 돌을 던졌습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그저 반대부터 했습니다.’ 

문 총재는 2009년 출간한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시끄러워지는 인물’이라는 말마따나 92년간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교주’ ‘메시아’ ‘평화운동가’라는 엇갈린 평가가 따라붙었다. 개신교계는 우상화, 현세주의 등을 문제 삼아 이단으로 몰아세웠다. 2009년 시작된 통일교 혼란과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포스트 문선명’을 둘러싼 내부 반목이다. 

2월 문 총재의 7남 문형진 씨가 미국에서 어머니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상대로 후계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그는 “통일교의 유일한 지도자인 문 총재가 나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면서 “2012년 9월 아버지가 작고한 후 어머니가 나를 후계자 자리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어머니인 한 총재를 “사탄의 핏줄”이라고 일컫는다. 

‘포스트 문선명’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은 10년 전 시작됐다. 장남, 차남이 작고해 장남 격인 3남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 4남 문국진 전 통일재단 이사장, 7남 문형진 씨가 그 중심에 섰다. 4남, 7남은 종교로서의 통일교(Unification Church)를 강조한 반면, 3남은 종교를 넘어선 통일운동(Unification Movement)이 ‘아버지의 뜻’이라고 설파했다.




“부끄럽다”

2013년 8월 23일 문선명 총재 성화 1주기 추모식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동아DB]

2013년 8월 23일 문선명 총재 성화 1주기 추모식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동아DB]

2011년 4월, 4남과 3남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각각 이렇게 말했다. 

“형(3남 문현진)은 창시자 뜻을 거스른 사탄이자 타락한 천사장이다. 후계자 문제는 마무리됐다. 누구도 재론할 수 없다. 후계 다툼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문선명 총재께서 통일교의 상속자, 대신자로 문형진 세계회장을 결정해주셨다. 전 세계 통일교인은 이 결정과 관련해 문 세계회장을 환영하며 존경한다. 그 부분은 총재님 양위의 절대적 고유 권한으로 후계 문제는 종결됐다.”(4남 문국진 전 이사장) 

“동생이 어떻게 행동하든 형으로서 품위를 지키겠다. 지위나 권력, 돈의 힘으로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 분명한 회사와 달리, 신앙의 세계에서 신도를 소유할 수 있다고 보나. 사람을 소유할 수 있다고 보나. 아니다. 물질적 자산을 소유한 회사와는 다르다. 누가 후계자 이슈를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이 중요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다.”(3남 문현진 의장) 

4남, 7남이 힘을 모아 3남을 축출하는 구도로 후계자 경쟁이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는 고령인 문 총재의 눈과 귀 노릇을 하면서 4남, 7남의 손을 들어줬다. 4남이 기업, 7남이 종교를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듯 보였다. 2012년 9월 문 총재가 타계한 후 상황은 다시 요동쳤다. 4남, 7남마저도 통일교에서 축출된 것이다. 한 총재가 ‘하나님의 부인’ ‘독생녀’ 주장을 내놓으면서 통일교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3남은 평화운동에 나섰고 4남, 7남은 어머니에 의해 쫓겨났다.


“文 총재는 교회나 교파 만든 적 없어”

2012년 1월 24일 세계평화를 위한 시민 퍼레이드에 참석한 문국진 전 통일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문형진 씨(왼쪽에서 세 번째). [동아DB]

2012년 1월 24일 세계평화를 위한 시민 퍼레이드에 참석한 문국진 전 통일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문형진 씨(왼쪽에서 세 번째). [동아DB]

곽정환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은 ‘통일교 2인자’ ‘문선명 오른팔’로 불렸다. 3남 문현진 의장의 장인이다. UPI통신, 워싱턴타임스 회장, 세계일보 초대 사장, 선문학원 이사장, 통일재단 이사장, 천주평화연합 세계의장을 역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전략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곽 전 회장은 통일교 내홍(內訌)이 시작된 후 침묵해왔다. 그가 최근 ‘10년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내가 봐온 진실을 모든 사람이 알 때가 됐다”는 것이다. 통일교 내부 갈등과 반목에 대한 전말을 담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책도 3월 출간했다. 4월 8일 서울 마포구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는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거듭 말했다. 

“부끄럽습니다. 말을 못 잇겠습니다. 지극히 가까운 자리에서 문 총재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여러 중요한 자리에서 일한 자로서 오늘의 혼란과 부끄러운 모습에 누구보다도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뭐가 부끄럽습니까. 

“문 총재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많아요. 참 귀한 어른입니다. 지금의 통일교라는 얼룩진 보자기 안에서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잘못 알려진 게 뭔가요. 

“어른은 ‘통일교’를 창시한 적이 없습니다. 종교가 궁극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교회나 교파를 만든 적 없다고 문 총재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어른이 만든 조직과 기관이 한 활동은 통일운동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세간의 인식과 다른데요. 

“어른이 1954년 가장 먼저 창설한 단체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입니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영적 대각성 운동을 하는 ‘협회’였습니다. 이 협회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해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평화를 지향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두익(頭翼)사상’이라고 합니다. 두익사상에서 비롯된 모든 활동이 통일운동이고요.” 

그는 ‘통일교 창시자’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통일교라는 명칭은 예배라는 형식을 갖고 있었기에 대중이 일컬은 약칭일 뿐입니다. 잘못된 명명(命名)입니다. 어른을 두고 ‘통일교 교주’라거나 ‘통일교 창시자’라고 하는 것은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종교의 틀을 넘어선 평화운동가’ ‘초(超)종교적 통일운동 창시자’라고 하는 게 옳습니다.” 

그렇다면 통일(unification)은 뭘 뜻합니까. 

“통일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평화이상세계를 실현한다는 뜻입니다. 문 총재의 자서전 제목이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아닙니까. 어른은 특정 종교나 신앙에 매몰되는 것에 부정적이었어요. 초종교적이었어요.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가정을 통해 평화세계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평화를 사랑한 세계인”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동아DB]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동아DB]

‘믿으면 구원받고 천국 가는, 메시아’가 아니었다는 거군요. 

“문 총재는 하나님이나 예수님을 믿는다고 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지 하나님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라면 피눈물 흘리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을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기성교회에서 이단이라거나 사교라고 몰아붙인 이유가 이런 가르침 때문입니다. 기성교단에서 이단, 사교라고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이름이 너무 길다 보니 통일교라고 줄여 칭했습니다. 밖에서 그렇게 일컬으니까 우리 안에서도 간혹 통일교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어른의 뜻과는 전혀 관련 없습니다. 인간이 땅에서 천도(天道)대로 살면서 하나님이 바라는 선과 의와 진리로 생활하면 인류가 한 형제가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종교, 민족, 문화의 차이가 없는 한 형제 말입니다. 그런 세상이 뭡니까. 지상천국 아닌가요. 믿는다고 구원받는 게 아니라 지상에서 하나님 뜻대로 산 완성된 영인체가 가는 곳이 천국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종교를 창시한 게 아니라 평화운동, 통일운동을 한 겁니다.” 

그는 “문 총재의 뜻을 올바르게 계승한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협회를 만든 지 40년이 지난 1994년 문 총재는 ‘종교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합니다. 우리의 활동을 종교로 보지도 말고, 생각지도 말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곤 1996년 미국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설대회를 개최합니다. 그 대회 직후 나를 세계회장에 임명했습니다. 3남인 문현진 의장에게 부회장을 맡기고요. 문 총재가 부회장 취임식에서 치사를 합니다. 400명 넘게 참석한 행사에서 어른의 첫마디가 ‘오늘처럼 기쁘고 감격적인 날이 없다’였습니다. ‘나보다 10배 아니, 100배, 1000배 더 큰 일을 할 아들’이라고도 했습니다.” 

종교의 시대가 끝났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문 총재는 가정연합을 통해 종교가 일으키는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협회를 ‘가정연합’으로 개칭한 후 1세대 식구들에게 ‘환고향’(고향으로 돌아가라)을 지시합니다. 그러면서 ‘너희 모두가 메시아’라고 말합니다. 각자 고향으로 가 하나님 중심의 가정을 통해 평화세계 실현 활동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용어로는 이것을 ‘종족적 메시아 활동’이라고 합니다. 문 총재는 이후 1995년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을 결성하고 범종교적·범국가적 연대를 통한 평화운동을 주창합니다. 2005년에는 천주평화연합을 창설해 유엔 갱신 운동에 나서고요. 협회로부터 시작해 가정연합, 초종교초국가연합, 천주평화연합으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통일운동’입니다.”


“창시자 뜻 거스른 세력”

그는 “현재 통일교는 창시자 뜻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종교라는 틀을 깨뜨리고 범사회운동으로 나아가려 한 문 총재의 열망과 지향은 통일운동 내 교권세력에 의해 실패하고 맙니다. 종교의 틀에 안주하려 한 교권세력이 세계 각지에서 문 총재의 뜻을 실현하는 운동을 하던 문현진 의장을 공격하면서 통일운동에 왜곡이 발생합니다.” 

문현진 의장이 사위라서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닙니까. 


“누가 창시자 뜻을 잘 이어받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 말과 처신에서 누가 일관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겠죠. 문 총재가 가진 목표와 꿈을 이루는 노선에 누가 정렬돼 있는지도 중요하고요. 어른이 남긴 재산과 기반을 차지해 누리려고만 하느냐, 어른의 꿈을 이루려고 하느냐. 그것을 보면 답이 딱 나옵니다. 문 의장은 원칙적, 근본적 차원에서 통일운동을 창시자의 뜻대로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창시자 뜻을 거스른 세력은 문 의장을 두려워했습니다. 문 총재의 뜻과 다르게 종교를 중심으로 삼고자 한 어머님(한학자 총재)과 동생들(4남, 7남)도 문 의장을 불편해했을 겁니다. 교권세력과 4남, 7남은 문 총재 성화 당시 문 의장이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신문 초판 광고의 유족 명단에서 장남 격인 문 의장을 제외했고요. 문 의장은 결국 도덕적 권위가 실추된 통일교회 교권과 결별한 후 글로벌피스재단을 설립해 아버님의 뜻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7남은 문 총재가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합니다. 

“문 총재는 ‘이 사람이 내 후계자’라고 지목한 적이 없습니다. 2010년 한 총재와 7남이 문현진 의장을 ‘이단자’ ‘폭파자’, 7남을 ‘대신자’ ‘상속자’로 규정하는 서명을 받아냈습니다. 침실에서 그런 식으로 후계자를 지목할 어른이겠습니까. 그때 어른의 연세가 우리 나이로 91세였습니다. 7남은 아버님을 종교 창시자로 잘못 이해하고 문 총재를 우상화, 신격화했습니다. 후계자가 되겠다는 욕망이 ‘총기(銃器) 축복결혼식’이라는 종교 의식으로 표출됐습니다. 4남과 7남은 자신들을 통일교회에서 쫓아낸 어머님이 미운 나머지 문 총재와 다른 여인의 영혼결혼식도 거행했습니다. 그러곤 교권세력을 상대로 ‘후계자 소송’을 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참담합니다.” 

통일교 2대 총재를 자처하는 7남 문형진 씨는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총기를 들고 거행하는 합동결혼식을 주최했다. 한국에서 온 신도 170여 명을 포함해 600여 명이 참석했는데 100명 넘는 사람이 총기를 들었다. AR-15 소총이 등장했으며 총알로 장식한 왕관을 머리에 쓴 사람도 있었다. 17명이 희생된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2월 14일)과 맞물려 미국 사회에 파문이 일었다.


“독생녀 통일교라니”

7남 문형진 씨가 2018년 2월 미국에서 진행한 총기 축복결혼식.

7남 문형진 씨가 2018년 2월 미국에서 진행한 총기 축복결혼식.

문 총재 사후 한 총재가 4남, 7남을 파면하고 교권의 정점에 섰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독생녀 통일교’가 돼버렸는데, 7남과 어머님의 후계자 다툼까지 벌어집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안쓰럽습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게 독생녀입니다. 어머님은 새로운 교회, 새로운 종단을 만든 독생녀가 됐습니다. 현재 통일교는 창시자 뜻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어른이 일생 동안 천리와 천도를 가르친 것을 우리는 ‘원리’라고 합니다. 그 말씀이 1000권이 넘는데요. 어른은 그 말씀을 절대로 고치거나 바꾸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교회에서 그것을 뜯어고쳐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계메시지라고 하는 것도 조작했고요.” 

독생녀가 뭡니까. 

“현재의 통일교회는 ‘독생녀 통일교’입니다. 2010, 2011년의 ‘참부모님 생애노정 섭리강사 강의’안을 통해 ‘한학자 여사는 하나님의 부인’ ‘문형진 회장은 섭리적인 후계자’가 됩니다. 한발 더 나아가 ‘독생녀’가 됐습니다. 한 총재에 따르면 문 총재는 타락하고 원죄가 있는 사람인데 ‘독생녀’인 한 총재를 만남으로써 죄 사함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는 중세의 타락한 종교가 떠오를 지경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작금의 통일교는 피스컵, 평화자동차, 일화천마축구단 등 평화 실현을 위한 기관을 폐지하고 단체 기능을 축소하는 등 문 총재가 세계평화 실현을 목표로 추진한 통일운동의 근간을 해쳤습니다. ‘문고리 권력’이니 ‘환관의 난’이니 하는 시대가 지나고 한 총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여성이 2인자가 됐습니다. 교권을 두고 서로 비방하고 소송합니다. ‘독생녀 통일교’ 안에 문 총재의 철학과 비전이 남아 있을까요. 4남과 협조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7남의 활동에는 이상한 종교 편향마저 보입니다. 제 잘못이 큽니다. 10년간의 혼란이라는 게 왜 생겼겠습니까. 내가 멍청이 같아서 어른이 100세가 되도 끄떡없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어른을 지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10년간 침묵한 까닭은. 

“통일교회 측에서 나를 향해 재산을 훔쳐 도망간 도둑놈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격을 했습니다. 참았습니다. 내가 입을 열면 문 총재 가정의 곡절이 드러나지 않습니까. 1000번도 넘게 속으로 한 말이 ‘사필귀정’입니다. 창시자 뜻을 거스르는 세력이 있다 해도 귀결은 올바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바로잡힐 기미는 없고 참담한 일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말을 밝히는 책을 썼습니다. 문현진 의장도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문 의장이 ‘아버지가 실현코자 한 모든 일이 아들인 나의 가정을 통해 이뤄지게 하겠다’면서 ‘아들의 삶은 아버지가 지닌 가치와 꿈과 열정의 살아 있는 증거’라고 하더군요. 글로벌피스재단의 활동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뒤늦게나마 참과 진실이 모든 것을 바로잡고 올바른 귀결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고자 정진하는 문현진 의장을 돕겠다”고 했다.






주간동아 2019.04.19 1185호 (p44~49)

송홍근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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