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 한정판 ‘세인’ 피겨.
소싯적 컴퓨터 게임 좀 해봤다는 사람이면 명랑, 쾌활한 목소리의 게임 시작음과 ‘보글보글’ 속 캐릭터 같은 노란색 공룡이 웃고 있는 넷마블의 로딩 화면을 기억할 것이다.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같은 히트 게임을 보유한 넷마블이 서울 홍대 앞 엘큐브 1층에 넷마블 IP(지식재산권) 상품으로 가득한 ‘넷마블 스토어’ 1호점을 4월 6일 정식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엘큐브 홍대점은 여느 백화점과 달리 패션잡화를 판매하지 않는다. 한껏 멋을 낸 마네킹이 서 있을 법한 자리에 게임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 피겨들이 들어서 있다. 온전히 게임만을 위한 게임관이다. 이 건물에는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넷마블 스토어’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 콘텐츠숍이 입점해 있다. 둘러본 결과 각 층마다 ‘게임 덕후’의 지갑을 털어갈 함정 카드가 가득했다.
‘모두의마블’부터 ‘세븐나이츠’까지
4월 6일 홍대 엘큐브에 문을 연 ‘넷마블 스토어’(왼쪽). ‘넷마블 스토어’ 오픈 기념으로 한정 판매한 럭키박스.
‘넷마블 스토어’에서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자사의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 300여 종을 비롯해 다양한 ‘넷마블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는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 넷마블프렌즈 등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향후 출시되는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첫날 오후 ‘넷마블 스토어’를 찾았다. 아침부터 입장하려고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거의 다 돌아간 상태라 비교적 여유 있게 매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댕그란 눈에 덧니가 매력적인 노란색 공룡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넷마블프렌즈의 얼굴이자 넷마블 게임 로딩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 ‘ㅋㅋ’였다.
넷마블프렌즈는 ‘ㅋㅋ’ ‘토리’ ‘밥’ ‘레옹’으로 구성돼 있다. 평소에는 장난기 넘치지만 중요한 순간 위기 돌파 능력이 뛰어난 ‘ㅋㅋ’, 항상 시크하고 누구보다 빠른 토끼 ‘토리’, 꽃과 새, 단것을 매우 좋아하는 귀여운 곰 ‘밥’, 호기심 많고, 주변 변화에 적응이 빠른 수다쟁이 카멜레온 ‘레옹’ 등 개성도 뚜렷하다. 이곳에서는 이들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과 담요, 쿠션, 양말, 공책, 스마트폰 케이스, 우산, USB 충전기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의외로 귀여운 ‘넷마블프렌즈’
‘넷마블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왼쪽). ‘넷마블 스토어’ 방문 및 구매 기념으로 받은 소시지와 게임 쿠폰.
매장에서는 세븐나이츠의 대표 캐릭터인 ‘태오’ 외에도 많은 남성이 신중하게 사진을 찍는 25cm짜리 ‘세인’ 피겨도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300개 한정이 모두 완판됐다. 이번에는 500개 한정으로 선보인다고. ‘아일린’ 피겨도 팔고 있었지만 뭇 남성의 관심은 세인에게 쏠렸다. 게임은 안 해봤어도 멋있는 게 뭔지는 바로 알아볼 수 있기에 열심히 사진 찍는 이들 무리에 합류했다.
2013년부터 라이선스 사업을 해온 넷마블은 모두의마블을 활용한 오프라인 보드게임, ‘몬스터길들이기’ 캐릭터 카드와 만화, 세븐나이츠 아트북과 피겨, 트레이더블 컬렉션 카드(Tradable Collection Card)와 더불어, ‘마블 퓨처파이트’ 아트북 등도 출시했다. 모두 ‘넷마블 스토어’에 있는 제품들이다. 이곳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제품을 구매하면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준다는 것이다.
4월 한 달간은 오픈 기념으로 매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넷마블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선물한다. 제품을 사면 쿠폰 한 장을 더 준다. 내부 카페에서 음료나 디저트를 사 먹어도 쿠폰이 지급된다. 오픈 첫날에는 모두의마블 쿠폰이 동봉된 포켓스틱 소시지도 나왔다. 4월 30일까지 ‘넷마블 스토어’ 사진을 찍고 해시태그를 달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넷마블프렌즈 공식 페이스북에 응원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제품 사고 게임 쿠폰 받고
‘ㅋㅋ다방’에서는 게임 속 아이템 같은 음료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매장 한편에는 ㅋㅋ가 귀엽게 손짓하는 ‘ㅋㅋ다방’이 있었다. 게임 속 아이템을 재현한 음료와 디저트를 파는 곳이었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3500원, 레옹 라테는 4500원, ㅋㅋ 바닐라 젤라토는 3000원. 이곳에서만 파는 세븐나이츠 포션 음료(딸기, 망고, 블루베리, 초코, 그린티 등)는 샴푸나 보디클렌저 같은 통에 담겨 있었는데, 들고 다니기 편하고 흔들어서 먹으니 맛도 좋았다. 가격은 각 5500원. 개인적으로는 딸기 게이지를 높일 수 있는 딸기 포션을 추천한다.
살 것을 주섬주섬 챙겨 들고 계산하려는데 카운터 앞에 놓인 노란 박스가 눈에 띄었다. 4월 6일부터 8일까지만 하루 100명 한정으로 파는 럭키박스(3만 원)라고 했다. 게임하면서도 확률형 아이템 하나에 울고 웃었는데 현실세계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이라니. 매장 직원이 “최대 16만 원 상당의 상품으로 구성된 박스도 있으니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그 말에 솔깃해 샀다는 뜻은 아니다. 세인 피겨가 탐났던 것도 결코 아니다.
확률형 럭키박스 열어보니
‘넷마블 프렌즈’의 ‘ㅋㅋ’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왼쪽). ‘세븐나이츠’ 상품들과 ‘아일린’ 피겨(위).
카운터 옆에는 피겨 컬렉션이 있었다. 잘 모르면 지나치기 쉽다. 이곳에는 세븐나이츠 피겨 외에도 모두의마블, 테리아사가, 몬스터길들이기 피겨가 전시돼 있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다른 곳에 매장이 생긴다면 전시 공간과 포토존이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넷마블 스토어’는 넷마블 측에 어떤 의미일까. 넷마블은 업계 ‘IP 부자’로 거듭나고자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 문화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자사의 ‘스톤에이지’ 아이피(IP)를 활용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스톤에이지 : 전설의 펫을 찾아서’를 공동제작하기도 했다. 공룡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초보 조련사 ‘우디’가 다양한 공룡을 자신의 펫으로 만들며 최고 조련사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총 52부작으로, 현재 KBS 2TV에서 파트2가 방영 중이다. 조만간 ‘넷마블 스토어’에서 이 펫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넷마블 관계자는 “ ‘넷마블 스토어’는 기존 캐릭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욕구와 트렌드에 맞춰 캐릭터 사업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