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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게임 | 엘소드의 테마 카페 가보니

‘덕질’ 하는 게임 캐릭터를 먹고 마신다

10주년 맞은 게임 | 엘소드의 테마 카페 가보니

엘소드 속 캐릭터 ‘이브’

엘소드 속 캐릭터 ‘이브’

‘엘소드(Elsword).’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게임, 누군가에게는 지금 한창 ‘덕질’ 중인 게임일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게임일 수 있다. 고백한다. 학창 시절 스타크래프트 이후로 PC게임은 끊었다. 남들 다 한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나 리그 오브 레전드(LOL)도, 요즘 핫한 배틀그라운드도 안 했다. 다들 “ ‘문명’하셨습니다” 할 때도 문명하지 않았고, 리니지에도 손대지 않았다.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한번 손을 댔다가는 비트코인 단타 투자만큼이나 밤잠 자지 않고 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게임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추억의 게임 ‘프린세스메이커’나 ‘파이널판타지’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시대 아닌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해왔다. 그러던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넥슨이 ‘엘소드’ 정식 서비스 10주년 기념으로 서울 홍대 앞에 게임 테마 카페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엘소드라고? 뭔가 아련한 이름의 게임. PC게임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지난해 트위터에서 단일 게임으로 언급 수 1위를 기록한 게임. 대체 어떤 게임일까, 궁금했다. 먼저 ‘엘소드’ 테마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여기는 2월 초까지만 운영한다고 했으니까. 

‘엘소드’는 KOG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한 온라인 액션 롤플레잉게임(RPG)이다. 2007년 12월 2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구사와 쉬운 조작을 통한 10단 이상의 다양한 콤보 시스템이 특징이다. 미형의 캐릭터와 일러스트, 커플을 맺을 수 있는 커뮤니티 외에도 퀘스트(임무)를 진행하고 변신과 소환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켜가는 RPG 요소가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은 매년 특색 있는 업데이트를 하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열어왔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3차 전직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넥슨 측은 “15레벨 이상 1차 전직을 달성한 캐릭터만 참여할 수 있는 3차 전직 업데이트 이후 PC방에서 엘소드 접속량이 크게 증가했다. 유저가 대거 복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엘소드 카페에서는 원하는 캐릭터를 아트 라테로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 넥슨]

엘소드 카페에서는 원하는 캐릭터를 아트 라테로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 넥슨]

엘소드 일러스트가 그려진 컵홀더. [지호영 기자]

엘소드 일러스트가 그려진 컵홀더. [지호영 기자]

엘소드 정식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넥슨이 ‘몬스터브레드 홍대점’과 제휴를 맺고 오픈한 ‘엘소드 카페’를 1월 18일 오후 찾아가봤다. 건물에는 ‘엘소드 10주년 축하해!’라는 문구와 함께 게임에서 검사 캐릭터인 엘소드를 인쇄한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붉은 머리의 엘소드를 뒤로하고 카페에 들어서자 곳곳에 게임 캐릭터와 펫이 눈에 띄었다. 캐릭터 일러스트 액자가 진열된 입구를 지나 안을 살펴보니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인쇄된 달력과 마우스패드, 봉제인형, 에코백, 펜, 동전지갑, 맨투맨 등이 눈에 띄었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종이인형 옷 입히기 굿즈도 있었다. ‘엘소드’를 하지 않는 기자의 눈에도 투영 마법을 쓰는 은발의 냉미남 ‘아인’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업데이트 때 새로 나온 캐릭터라고 했다.


엘소드 카페 오픈 당시 엘소드 캐릭터 코스튬 플레이를 선보인 코스프레팀 ‘Rz cos’. [사진 제공 · 넥슨]

엘소드 카페 오픈 당시 엘소드 캐릭터 코스튬 플레이를 선보인 코스프레팀 ‘Rz cos’. [사진 제공 · 넥슨]

엘소드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 음료수를 주문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엘소드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 음료수를 주문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2층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하고, 한켠에 PC방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가 여러 대 설치돼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그동안 ‘엘소드’를 집에서 즐기던 게이머들이 오랜만에 이곳에서 ‘정모’를 하고 함께 게임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게이머 서너 명이 한창 게임 중이었는데 옆에는 굿즈를 한가득 담은 비닐백이 놓여 있었다. 

‘엘소드 카페’의 대표 메뉴는 크게 세 종류. 캐릭터 얼굴을 생생하게 묘사해주는 ‘캐릭터 아트 라테’(5000원)와 유저들에게 가장 친숙한 펫인 ‘뽀루’ ‘헤지호그’를 활용해 만든 ‘쿠키’, 게임 아이템을 그대로 재현한 ‘엘리오스 스페셜 드링크’(각 4000원) 등이다. 계산대에는 3차 전직 공식 일러스트가 그려진 에어 컵홀더가 줄 맞춰 진열돼 있었다. 모든 메뉴를 주문하면 이 홀더가 함께 제공된다. 매장 관계자는 “다른 카페에서는 음료를 다 마시면 홀더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다들 기념품으로 챙겨간다. 자신이 원하는 홀더를 꽂아서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1월 13, 14일에는 오픈 기념으로 코스프레팀 ‘Rz cos’의 엘소드 캐릭터 코스튬 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현장 이벤트가 진행됐다. 매장 관계자는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오픈 전부터 매장 밖에 줄이 길게 이어졌다”며 “인증샷 이벤트에서는 검사 계열 캐릭터인 ‘엘리시스’를 따라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일단 메뉴를 시켜보기로 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카페 라테 두 잔을 주문했다. 이 메뉴를 시키면 원하는 캐릭터를 라테 위에 프린트해준다. ‘엘소드’와 ‘아인’ 라테를 받아 들었다. 보통 이벤트성 카페에서는 맛을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원래 카페였던 곳이라 맛이 나쁘지 않았다. 마실수록 캐릭터가 쭈글쭈글해질 거라 생각하며 라테를 홀짝였으나 쫀쫀한 거품 덕에 거의 다 마실 때까지도 원형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날 헤지호그 쿠키는 오전에 일찌감치 매진돼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헤지호그는 ‘엘소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펫이다. 그만큼 간식 외에도 인형, 동전지갑 등 헤지호그 캐릭터 상품이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또 다른 인기 펫인 뽀루 쿠키를 맛봤다. 말처럼 생긴 순한 인상이 귀여웠다. 맛은 평범했다. 

짜릿한 소다수와 사막 선인장 주스, 사막 탄산수, 레이디스 워터 같은 아이스 음료는 모두 게임 아이템을 재현한 것이다. 7000원짜리 불타는 스무디는 달콤새콤했다. 다른 음료들에 비해 좀 비싼 듯했지만 ‘엘소드’ 팬이라면 쿠키에 라테, 음료, 굿즈까지 모두 사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인증샷을 찍은 뒤 SNS에 올리고 싶지 않을까. 

넥슨 관계자는 “지난 일주일 동안 손님 3000여 명이 방문했다. 주말 매출이 카페였을 때보다 5배가량 올랐다. 10, 20대 손님이 많고 대부분 게임 유저라 만족도가 상당해 재방문율도 높다. 커뮤니티성이 강한 게임이다 보니 커플끼리 오기도 하고,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러 찾아온 손님들도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게임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전리품’을 사가야겠다 싶어 넥슨 관계자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엘소드와 아인 봉제인형이 인기가 많다고 했다. 가격은 각 3만2000원. 비싸게 느껴져 좀 더 귀엽게, 대충 생긴 헤지호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결국 헤지호그 안마봉을 1만3000원에, ‘엘소드’ 게임 일러스트가 담긴 2018년 달력을 1만 원에 구매했다. 

넥슨은 2016년 1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관에 ‘엘소드#’을 오픈하며 ‘엘소드’ 캐릭터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공식 아트북을 비롯해 엘 수색대의 이야기를 다룬 보이스웹툰 ‘동행’, 후드티(후디), 캐릭터 쿠션, 피겨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해부터는 애니메이션 ‘엘소드 : 엘의 여인’을 유튜브(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채널을 통해 방영 중이다. ‘엘소드’ IP(지식재산권) 사업 다각화로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게임 수명을 늘리는 동시에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이 넥슨의 큰 그림이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네코제’를 열기도 했다. 네코제란 IP를 활용해 게임 마니아들이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 판매하는 ‘넥슨 콘텐츠 축제’의 줄임말이다. 여기서 나온 굿즈 가운데 일부가 지금 ‘엘소드 카페’에서도 팔리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사내 팬도 적잖아 업무가 끝나고 카페에 오는 직원들도 있다. 카페에 대한 호응이 생각보다 커서 사내 분위기도 고무돼 있다. 상반기쯤 서울 강남에 엘소드 게임의 설정을 가져온 방탈출 카페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알을 아끼자. ‘엘소드’ 팬이라면 올해 안에 또 지갑을 열게 될 이벤트가 꽤 준비돼 있으니 말이다.


10주년 맞은 게임 ‘엘소드’
직접 해보니 2시간 ‘순삭’
[사진 제공 · 넥슨]

[사진 제공 · 넥슨]

오랜만에 노트북컴퓨터에 PC게임을 깔았다. 스마트폰 게임만 하다 PC게임을 하려니 기다림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몇 기가 분량의 기다림 끝에 게임에 접속했다. 엘의 조각을 쫓는 엘소드 일행 앞에 나타난 의문의 청년 ‘아인’을 플레이 캐릭터로 선택했다. 변칙적이고 스타일리시한 플레이가 가능한 상급자용 캐릭터라고 하지만, 단순히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고른 것이다. 닉네임을 입력하고 가이아 서버로 접속하자 오프닝이 나왔다. PC게임 좀 하던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일러스트였다. 

튜토리얼에 따라 게임을 시작했다.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면서 귀여운 캐릭터가 다수 등장했다. 루벤마을 훈련 교관 로우가 신병인 나를 반겼다. 루벤마을과 엘더마을을 돌아다니며 NPC(Non-Player Character)들과 대화를 나누고 엘소드의 세계관을 익혀갔다. 

커뮤니티성이 강한 ‘엘소드’의 인기 비결 가운데 하나는 게임에서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점. 매뉴얼을 읽어보니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커플이 되어야 합니다. 커플 반지는 캐시샵을 통해 구입할 수 있어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유저와 커플이 되면 커뮤니티 창에 ‘커플’ 창이 생기고 서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프러포즈는 물론, 청첩장에 결혼식 일지를 작성하고 실제로 결혼식도 할 수 있다. 결혼 상태가 되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연말정산처럼 게임도 결혼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플레이 화면을 캡처해 보냈더니 ‘게임 캐릭터도 결혼을 하는데…’라는 한탄 섞인 메시지가 돌아왔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친 듯이 자판의 Z키와 X키를 눌렀다. 무기를 휘두르고 마법을 쓰다 보니 조금씩 레벨이 오르기 시작했다. 던전에서 덩치 큰 뽀루를 잡고 ‘뽀루 슬레이어’ 칭호를 얻었다. ‘엘소드 카페’에서 맛본 쿠키의 주인공이었다. 이후에는 최고 인기 펫이라는 헤지호그를 펫으로 삼고 싶어 열심히 돌아다녔으나 펫을 만들 수 없었다. 생명의 결정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레벨 12. 생명의 결정 퀘스트를 받으려고 움직이던 차에 화면 하단에 알람이 떴다. 

‘게임 이용 1시간이 경과했습니다. 과도한 게임 이용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휴식 후 다시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는 ‘현질’까지 할 것 같아 일단 엘소드 세계 탐험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참고로 과거 ‘엘소드’를 즐기던 유저라면 새로울 만한 부분이 있다. 최근 3차 전직 시스템이 추가됐기 때문. 기존 스킬 체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포스 스킬’의 추가다. 전직이 늘어나고 스킬이 많아짐에 따라 기존 스킬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다. 패시브, 액티브, 체인지 등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패시브와 액티브는 공용, 체인지는 전직 전용이다. ‘엘소드’를 오랜만에 다시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참고해 ‘즐겜 유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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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키운IP하나 #10주년의위엄 #라떼아트소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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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30 14:47:01

  •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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