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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고 나면 싱크홀…난개발의 역습

도심 ‘재해위험지도’ 만들어 관리해야 지반침하와 붕괴 예방

자고 나면 싱크홀…난개발의 역습

최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공동(空洞)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심지에서 갑작스러운 지반침하 현상이 자주 발생해 ‘싱크홀(sink hole) 공포’가 커지고 있다. 싱크홀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 동굴이 붕괴해 생긴 움푹 팬 웅덩이를 말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입수한 ‘싱크홀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7월 28일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지름 35m에 달하는 초대형 지반침하가 일어났고, 8월 7일에는 대구 왕복 10차로 도로에서 깊이 1m의 도로침하가 발생했다. 8월 26일에는 폭우로 경남 창원시 대원동 하천 도로가 지름 1.5m, 깊이 1.5m 규모로 함몰됐다.

도심지와 상부 구조물 장소에서 발생

가장 많은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은 수도 서울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4년간 발견한 지름 2m 이상 싱크홀이 총 13개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원인은 공사, 상하수도관 파손, 장기간 압력 등이었으나 원인 미상도 5건에 달한다. 석촌지하차도에선 8월 한 달 동안만 공동 7개가 발견됐고, 공동의 연장 길이를 합치면 135m에 달한다. 현재 자연적인 싱크홀인지 건설공사와 관련한 지반침하인지에 대한 원인 규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조사단은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발견된 의문의 공동들은 지하철 9호선 공사 당시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흙을 파내 생긴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 조만간 최종 조사 결과와 복구 방안 등을 발표하겠지만, 전국적으로 도로 지반침하 현상이 보고되면서 싱크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TV를 시청하던 사람이 집 아래쪽에 갑자기 생긴 싱크홀에 빨려 들어갔고, 일본에서는 지진에 의해 지반이 변형되고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거대 지반 변형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지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

자고 나면 싱크홀…난개발의 역습

8월 5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 배명사거리 왕복 6차선 도로 한복판에 공동이 생겼다. 석촌역에서 삼전동으로 넘어가는 지하차도 끝 부분에 10m가량 깊이로 추정되는 싱크홀이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측 공사 관계자들이 구멍난 곳을 흙으로 메우고 있다.

싱크홀은 지반침하의 대표적인 형태로 갑자기 땅이 꺼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이 싱크홀을 만드는 지질 조건과 만났을 때 발생한다. 싱크홀이 많이 발생하는 미국 플로리다 주의 지질은 석회암으로 구성돼 있다. 비가 오면 빗물이 지하로 유입돼 땅속에서 퇴적층을 받치고 있는 암반(바위바닥)인 석회암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 빗물이 석회암을 화학적으로 녹이는 ‘용식작용’을 일으켜 굴을 만들고, 이 굴 상부의 지반이 침하하면서 싱크홀이 생긴다.

지하수 이동도 싱크홀을 만드는 한 원인이다. 지하수가 흘러가면서 지반 및 흙을 구성하는 미세한 흙 입자들을 옮겨 지반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때 지반 상부의 진동이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지반이 붕괴하는데, 특히 이런 현상은 도심지 내 혹은 지반 상부 구조물 등이 있는 장소에서 자주 발생한다.

우리나라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도 이런 원인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싱크홀에 의한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도심지 지반 재해 피해를 예방하고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에서 건설 공사를 할 때는 계획 단계부터 지형 변화나 지하수 흐름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지반침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석회암지역이나 충적층이 두꺼운 지역을 공사할 때는 이들 지역을 ‘침하가능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

건설 공사를 할 때는 도심 지역의 지질 및 지반 구조, 지하수 흐름에 대해 사전에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들이 공정과 안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생긴 싱크홀 사례처럼 지하수에 잘 녹아 지반침하와 붕괴에 영향을 미치는 석회 성분은 변성암과 퇴적암에서 나타난다.

자고 나면 싱크홀…난개발의 역습

8월 13일 발견된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아래 대형 공동의 모습. 8월 18일 서울시가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공동 5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가운데 시 관계자가 새로 발견한 공동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공동은 총 7개로 늘어났다(왼쪽부터).

지하수 흐름 면밀히 관찰 필요

자고 나면 싱크홀…난개발의 역습

8월 22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향 100m 거리에 생긴 가로 1.5m, 세로 1.8m, 깊이 1.2m짜리 공동을 서울시 관계자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국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국내 암반의 70% 이상이 변성암과 퇴적암으로 구성돼 지반침하와 붕괴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지반 조사 결과, 충적층이 두꺼운 지역에서 공사할 때는 장기적인 침하가 우려되는 만큼 지반 계측을 더욱 면밀히 수행해야 한다. 석회 성분을 포함하는 지반과 암반에 대한 면밀한 전국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외부 환경 변화가 발생하면 지반 변화와 움직임에 대해 관찰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사 전과 후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반침하 현상은 지하수 흐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하수가 토사층 내 흙 입자를 쓸어내 공동이 생기면, 상부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주로 석회 성분이 많은 지반과 충적층이 두꺼운 지반 조건에서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므로 지하수의 수위 변동과 지반의 변화 및 움직임을 중기적으로 계측,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반침하 및 붕괴 재해 위험 지역에 대한 관리와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지반침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물과 관련해서는 연약 지반을 통과하는 다리나 도로, 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시설물에 대한 장기적인 관리를 유도하는 상태다.

하지만 도심지 건축물은 국가 주요 구조물과 비교하면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 따라서 지반침하나 붕괴로 재해가 예상되는 지역들에 대해 재해위험지도(GEO-hazard map)를 작성하고, 이들 지역에서 건설 공사를 착공하거나 진행할 경우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계측 및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지반침하와 붕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만이 싱크홀 포비아(공포)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주간동아 2014.09.01 953호 (p62~64)

  •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 baek44@kic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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