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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설리의 ‘냉각 다이어트’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설리의 ‘냉각 다이어트’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설리의 ‘냉각 다이어트’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설리 인스타그램]

[설리 인스타그램]

미국에서 수년 전부터 유행한 ‘크라이오테라피’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들썩이게 만드는 설리가 지난여름 냉기를 내뿜는 커다란 기계 안에서 오들오들 떠는 모습을 인스타에 올리면서 크라이오테라피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서도 치솟았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건 사실일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는 괜찮은 걸까. 크라이오테라피의 미용 효과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면 집에서도 거의 무료로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크라이오테라피 자체는 냉각치료를 의미하는데, 냉각 효과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살면서 냉찜질 한 번 안 해본 사람은 없을 터.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크라이오테라피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기존 냉각치료법과 다르다. 

하나는 신체 일부분이 아닌 전신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를 전신 크라이오테라피(WBC)라고 부른다)이며, 다른 하나는 치료가 아닌 다이어트 등 미용 효과를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몸을 얼리면 살이 빠진다고?

전신 크라이오테라피는 머리를 제외한 신체 전부를 감싸는 원통형 기구 안에 액화질소가스를 방사해 신체를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보통 2~4분이 소요되고 비용은 10만~40만 원 선이다. 

크라이오테라피를 광고하는 측에서는 몸이 극저온 상태에 노출되면 이 상태를 견디려고 열을 내게 돼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된다고 말한다. 심지어 최대 800Cal까지 쓴다고 주장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몸의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서 말하듯 극적인 효과를 얻는 건 아니다. 게다가 몸에 축적돼 있는 갈색지방의 정도에 따라 소비하는 에너지도 차이가 크다. 

신체에 분포된 지방은 크게 백색지방과 갈색지방으로 나뉜다. 백색지방은 우리가 흔히 아는 바로 그 지방이고, 갈색지방은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함유한 지방으로 오직 열을 내는 것이 유일한 용도다. 

2013년 발표된 연구에서 일본 홋카이도대 연구진은 섭씨 27도 실온에서 머물렀을 때와 19도의 쌀쌀한 방에서 2시간을 머무른 후의 에너지 소비를 비교했다. 흥미로운 점은 갈색지방이 활성화된 피실험자는 2시간 후 250Cal를 더 소모한 반면, 갈색지방이 활성화되지 않은 피실험자는 똑같은 시간을 머물렀어도 70Cal만 더 소모했다. 

과거에는 갈색지방이 신생아 때 몸에 많이 분포돼 있다 성인이 되면 거의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된 후의 축적도는 유전 같은 개인차로 여겼다. 

그런데 추위에 노출되면 몸에서 갈색지방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근래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신체가 물리적 극한 상태에 직면하면 몸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축적하기 시작하면서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추위 역시 물리적 극한 상태 중 하나라는 것. 참고로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간헐적 단식이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는 까닭이다.


난방만 좀 덜 틀어도 살이 빠진다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데릭 허프 인스타그램]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데릭 허프 인스타그램]

추위를 통해 몸 안에 갈색지방을 축적한 가장 극단적 사례로 네덜란드 체육가 빔 호프를 들 수 있다. 그는 얼음이 가득 담긴 통 속에서 1시간 52분을 버틴 기록을 기네스북에 올렸고 반바지만 입은 채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를 오르기도 했다. 

2008년 네덜란드 한 대학교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 당시 51세였던 호프는 일반적인 20세 남성보다 5배 많은 열에너지를 낼 수 있는 갈색지방이 몸에 축적돼 있었다. 호프는 그것이 독특한 수행법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수행법은 추위에 몸을 맡기는 것과 호흡법, 명상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 기자 스콧 카니는 호프의 주장이 가짜라는 것을 밝히려고 그의 수행법 캠프에 참여했다 감화됐다. 카니가 호프와 킬리만자로를 같이 오른 경험을 쓴 책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What Doesn’t Kill Us)’은 2017년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됐다. 

카니는 책에서 갈색지방을 축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찬물 샤워 또는 얼음 목욕을 권한다. 처음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중에 바로 찬물로 돌리는 것. 처음에는 30초를 목표로 하고 익숙해지면 조금씩 2~3분까지 늘린다. 중요한 점은 찬물에 노출됐을 때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몸을 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온혈동물이 추위에 노출됐을 때 가장 먼저 택하는 대응은 바로 몸을 떠는 것이다. 몸 전체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내는 것. 하지만 몸을 떨지 않으면서 열을 내는 방식도 있는데 여기서 갈색지방을 사용한다. 카니는 몸을 떨고자 하는 본능을 억제하면 몸이 갈색지방을 활성화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영하 180도까지 내려가는 크라이오테라피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진 않을까. 하지만 아직까지 온도가 더 낮으면 효과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오히려 16도 정도로 쌀쌀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갈색지방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찬물에 노출됐을 때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도 있다. 이 경우에는 한 달 정도 얼굴만 찬물에 담그는 방법으로 찬물의 충격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얼굴에 분포된 신경은 체온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얼굴만 찬물에 노출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찬물 샤워를 할 때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순간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한다. 

찬물 샤워 혹은 얼음 목욕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건강상 이점이 있다. 면역력 증강이나 염증 완화, 스트레스 감소뿐 아니라 최근에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 이점으로는 난방비가 덜 든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내온도가 24도 밑으로만 내려가도 춥다며 보일러를 틀던 가족이 나를 따라 찬물 샤워를 몇 번 하더니 실내온도가 21도로 내려가도 춥다는 말을 잘 안 한다. 이 정도면 내일부터 매일 아침 30초의 모험을 떠나볼 만하지 않을까.






주간동아 2019.02.08 1175호 (p54~55)

  • 김수빈 번역가 · 유튜브 크리에이터 mail@sub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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