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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식당촌①

맛과 건강 잡은 착한식당촌

화학조미료 없이 오직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승부!

맛과 건강 잡은 착한식당촌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가끔 집밥보다 외식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러나 맛집 정보에 빠삭하지 않다 보니 운전대를 돌릴 만한 식당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입맛이 까다로운 지인이나 맛칼럼니스트 등 공신력 있는 이에게 추천받지 않는 이상 온 가족이 외식을 즐길 식당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화학조미료와 믿음이 가지 않는 식재료, 위생 상태를 알 수 없는 주방 등 꺼려지는 여러 요소 탓에 더욱 그렇다.


건강한 먹을거리로 입소문난 식당 한자리에

위치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111 파크하비오 지하 1층.

위치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111 파크하비오 지하 1층.

이런 이들에게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식당이 있다. 바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 파크하비오 지하 1층 상가에 자리한 ‘착한식당촌’이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인기 프로그램이던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이 까다롭게 고른 ‘착한식당’ 가운데 10개 식당이 한자리에 모인 독특한 곳이다. 

방송 당시 제작진은 유해 식품 및 먹을거리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범이 될 만한 착한식당을 엄선해 소개한 뒤 인증간판까지 제공했다.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식당은 대부분 주인이 깐깐하게 고른 건강한 식재료로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맛을 내고,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나트륨을 줄이는 등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차를 타고 몇 시간씩 달려가야 할 만큼 지방 각지에 흩어져 있고, 막상 식당에 도착해도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먹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의 이러한 수고를 덜어주고자 탄생한 곳이 바로 착한식당촌이다. 방송을 통해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식당 10개가 지난해 5월 의기투합해 문을 열었다. 푸드코트존에는 고구마 전분으로만 뽑은 면과 사흘간 우린 고기 육수로 맛을 낸 ‘속초양반댁함흥냉면’(강원 속초시·‘먹거리 X파일’ 74회 방영), 건강하게 키운 토종닭을 맑은 국물로 끓인 ‘거시기삼계탕’(전북 군산시·85회), 직접 담근 아삭한 식감의 묵은지로 매콤한 닭볶음탕을 선보이는 ‘묵은지확WA닭’(경기 의정부시·110회), 국산 재료와 사골국물로 담백한 맛을 낸 ‘원가네 손만두·육개장’(경기 용인시·118회), 노루궁뎅이 버섯 등 희귀 재료로 버섯 샤브샤브를 만드는 ‘샤브 수’(경기 성남시·129회)가 들어서 있다. 

단독매장에는 횡성 5일장에서 구매한 나물로 만드는 사찰음식 전문점 ‘걸구쟁이네’(경기 여주시·10회),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닭을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와 양념에 버무려 철판에 볶아 먹는 ‘항아리닭갈비막국수’(강원 춘천시·231회)가 있다. 디저트·스낵존에는 유기농 통밀과 발효종으로 빵을 만드는 ‘뺑드빱바’(서울 강남구·15회), 한약재와 꿀로 만든 특제 소스로 버무리는 ‘삼우닭강정’(경기 안양시·176회), 가마솥에서 끓인 조청을 사용한 전통 한과를 파는 ‘삼계오지한과’(전북 임실군·201회)가 입점했다. 이외에 식재료 코너인 ‘도담촌’에서는 이들 가게와 합작해 만든 각종 유기농 반찬과 냉동간편식,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착한식당촌 음식점과 식재료 코너 등 11곳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정성 들인 육수가 일품인
‘속초양반댁함흥냉면’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속초양반댁함흥냉면은 고구마 전분으로만 냉면 면발을 뽑아내 이름이 난 곳이다. 일반적으로 냉면 면발은 고구마 전분과 일반 전분을 6 대 4 비율로 섞어 쓴다. 하지만 이곳은 고구마 전분만 사용해 식후 소화가 잘된다. 또 냉면 육수도 화학조미료나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고 오로지 일반 식당보다 두세 배 많은 쇠고기를 사흘 밤낮으로 끓여 맛을 낸다. 이렇게 끓인 고기와 육수는 냉면뿐 아니라 사골곰탕과 갈비곰탕, 갈비탕 등 얼큰한 탕 메뉴에도 사용되는데 이것 역시 깊은 맛이 남다르다. 

냉면과 탕 이외에 명태회도 일품이다. 보통 회를 절일 때 빙초산을 쓰지만, 이곳에선 식초만 사용해 신선도가 높다. 함흥냉면에 들어가는 명태회 무침은 야들한 식감과 맛이 식욕을 돋운다. 또한 무침에 사용하는 고춧가루도 국산으로 엄선할 만큼 이곳 정동국 사장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매우 높다. 정 사장은 “재료비가 음식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재료값을 낮춰 비용을 줄이고 마진율을 높이자는 유혹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장사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먹기 싫은 걸 손님에게 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손님들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오랫동안 인공감미료와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이들은 맛이 심심하다는 평을 한다고. 그러나 맛을 아는 손님은 한 번 식사 후 계속 찾아올 정도로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다. 대표 메뉴는 함흥냉면 9000원, 사골곰탕 9000원, 명태회 500g 1만3000원 등이다.


 토종닭 한 마리가 그대로~
‘거시기삼계탕’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착한식당촌에 입점한 거시기삼계탕은 전북 군산시 거시기삼계탕 홍공순 대표의 아들인 채길수 사장이 맡고 있다. 가족경영이 원칙이라 아들이 서울 매장을 운영하는 것. 원래는 군산시 인근에 분점을 내려고 고려했지만, 먼 길 찾아오는 손님들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착한식당촌 입점을 결정했다. 방송 당시 거시기삼계탕은 주문과 동시에 닭을 잡아 삼계탕을 끓여 내는 방식으로 화제가 됐다. 토종닭이 먹는 사료도 유기농으로, 토종닭의 발육과 건강 상태가 남달라 주목받았다. 

통상적으로 삼계탕에 들어가는 냉동닭은 육질이 쫄깃하지 않다. 반면 토종닭은 식감이 남다른데, 이런 이유로 거시기삼계탕은 방송 전부터 군산에서 이미 이름이 나 있었다. 건강한 닭고기를 사용하는 식당을 찾아 전국을 헤매던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이 허탕을 치던 중 어느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하나의 단서만 가지고 마지막으로 찾아갔다 진짜를 발견했다는 스토리도 재미있다. 

현재 서울 거시기삼계탕에서 사용하는 닭고기는 모두 군산 시골농장에서 풀어 키우는 토종닭으로, 잡은 뒤 냉장 상태로 가져와 조리해 손님상에 올린다. 또 흑마늘이 들어간 삼계탕과 닭곰탕이 이곳의 자랑인데, 재료는 모두 군산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것들로 믿고 먹을 수 있다. 채 사장은 “특별한 비법보다 좋은 토종닭,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맛의 전부다. 손님들이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주는 것 같다. 매번 군산까지 찾아오던 단골손님들이 서울에 매장이 생겨 좋다고 한다. 그런 손님들이 꾸준히 찾을 수 있도록 한결같은 맛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흑마늘반계탕 1만1000원, 흑마늘닭칼국수 8000원, 웰빙인삼닭죽 7000원 등이다.


잘 익은 묵은지와 닭볶음탕의 만남
‘묵은지확WA닭’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100가지 김치는 100가지 맛이 날 정도로 각각의 맛을 자랑한다. 김치 맛은 재료와 담그는 사람 손맛에 따라 정형화할 수 없을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김치 가운데 묵은지라면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부심을 가진 식당이 바로 이곳 묵은지확WA닭이다. 숙성된 깊은 맛을 내고자 김가희 사장은 강원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배추를 공수해와 김장을 담가봤다. 그중 시간이 지나도 무르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데 가장 적합한 전남 해남 배추를 찾아냈다. 고춧가루는 전북 임실 고추를 사서 직접 빻아 쓰고, 젓갈은 할머니 때부터 집안 대대로 사용하던 것에서 변함이 없다. 

경기 의정부에 식당을 열고 9년 동안 장사를 해온 김 사장은 한결같은 정성으로 음식을 차려 내 지역에서 입소문이 났다.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이후 장사가 더욱 번창했지만 김 사장의 자녀 양육과 여러 사정으로 의정부 식당을 접고 착한식당촌으로 입점을 결정한 원조집이다. 묵은지는 의정부 때와 똑같이 담가서 쓰고, 재료 역시 기존대로 사용한다. 

김 사장은 “손님들이 집에서 먹던 맛이 난다고 한다. 그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송파에서 의정부까지 매번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었는데 집 가까이 문을 연다고 하니 특히 좋아했다. 그런 분들이 계속 방문하는 식당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묵은지 뚝배기 닭볶음탕 1만 원, 묵은지 김치찜 9000원, 돼지갈비찜 9000원 등이다.


집안 어른들이 손수 빚는
‘원가네 손만두·육개장’

맛과 건강 잡은 착한식당촌
원가네 손만두·육개장은 경기 용인시 수지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접고 착한식당촌에 입점한 원조 식당이다. 용인에서는 식당 사장의 시어머니와 시이모가 직접 빚은 만두, 조미료를 넣지 않은 육개장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 집의 강점은 정성껏 고른 건강한 식재료다. 만두소로 쓰는 채소는 사장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신선한 것을 고르고, 육개장 고기도 한우만 엄선해 사용한다. 

식재료가 좋다 보니 재료값이 상당하다. 안규영 사장은 “사실 채소는 좋은 걸 골라도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재료비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런데 한우는 식감을 높이고자 냉장육을 쓰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마진이 적기는 하지만 우리는 다행히 가족이 함께 만들기 때문에 인건비가 적어 장사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만두는 집안 어른들이 빚은 것을 가져와 사용한다. 

용인에서 식당을 할 때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공지했고, 지금도 그 원칙대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당시 썩 좋지 않은 입지였음에도 입소문이 나 단골이 끊이지 않았다. 안 사장은 “처음에는 맛이 없다고 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특히 젊은 손님들은 외식을 많이 하는 만큼 조미료 맛이 아니면 익숙지 않게 느끼는 듯했다. 반면 부모들은 아이가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얘기하곤 했다. 지금도 수지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착한육개장 9000원, 손만두 1만5000원, 명품 떡만두국 1만 원 등이다.


유기농 재료로 입맛 사로잡은
‘샤브 수’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샤브샤브를 즐기는 사람은 알겠지만, 샤브샤브 맛의 핵심은 육수와 신선한 채소에 달렸다. 채소가 좋을수록 육수에 넣었을 때 깊은 맛이 나고 오래 끓여도 신선함이 살아 있어 식감도 아삭하다. 메뉴에 따라 곁들이는 버섯과 고기도 마찬가지로 신선함이 생명이다. 샤브 수는 모든 식재료가 유기농인 것으로 소문나 원래 있던 서판교에서도 단골이 많았다. 그곳 매장을 접고 칙한식당촌에 입점한 샤브 수는 그때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2~4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던 샤브샤브와 전골메뉴가 1인 메뉴로 개발됐다는 것이다. 최근 늘어나는 ‘나홀로족’과 인근 오피스텔, 상업시설에 근무하는 솔로족을 겨냥한 판단이었다. 덕분에 점심시간에도 테이블에 연결된 인덕션에 1인 샤브 냄비를 올려놓고 식사하는 이가 상당수 눈에 띄었다. 또 1인 트레이에 한 상을 차려낸 각종 쌈밥과 덮밥 메뉴도 인기가 높다. 저녁에는 맥주도 판매하는데 식사에 생맥주를 곁들이는 직장인이 많다고 한다. 

이언희 사장은 “식재료만큼은 전부 유기농으로 쓰고 있고, 지금도 거래처를 그대로 유지 중이다. 육수, 소스, 겉절이 등 손님상에 올라가는 건 전부 유기농이다. 또 건강을 위해 쌀밥이 아닌 잡곡밥을 내는데 그런 노력과 고집을 알아주는 단골손님이 많아 고마울 따름이다. 착한식당촌 식당 모두 한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니 더 잘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착한 웰빙샤브 1만2000원, 착한 쌈밥 고추장불고기 1만 원, 착한 덮밥 제육 8000원 등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도담촌’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도담촌은 국내산 식재료로 조미료 없이 양념한 나물 등 반찬을 판매하는 곳이다. 착한식당촌에 입점한 식당들과 함께 개발한 반찬과 간편냉동식품 등이 있다. ‘걸구쟁이네’에서 손님상에 올리는 각종 산나물도 판매하는데, 집에서도 건강한 밥상을 차려 먹고 싶은 이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또 ‘항아리닭갈비·막국수’ ‘삼우닭강정’ 등과 메뉴를 개발해 항아리닭갈비 도시락, 닭강정 도시락 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제품 가격도 합리적이다. 보통 반찬가게에서는 반찬 팩당 5000원 선인데 도담촌에서는 팩당 2500~3000원에 판매 중이다. 매일 조리사가 하루 평균 판매량을 계산해 만들기 때문에 재고가 거의 남지 않는다. 재고가 남은 날은 간헐적으로 예고 없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곳의 가장 인기 메뉴는 유기농 아이스크림이다. 반찬가게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이라고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시중 판매가 4000~5000원이지만 이곳에서는 2500원에 판다. ‘착한 가게, 착한 가격’을 표방하는 도담촌이라 가능한 일이다. 벌써부터 일대에는 도담촌 아이스크림이 입소문이 나 주말에는 줄을 서야 맛볼 수 있을 정도다.




주간동아 2018.04.11 1133호 (p64~68)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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