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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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카카오뱅크 돌풍 한 달

카카오페이, ‘카뱅’ 타고 도약 노린다

송금 1위 토스 턱밑 추격, ‘카뱅’ 연동해 결제시장 넘봐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7-09-01 16: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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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 식사를 한다. 한 친구가 식사 값을 내고 다른 친구들은 N분의 1로 나눈 돈을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송금한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듯하다. 카카오뱅크가 화제가 되면서 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 카카오페이는 2014년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시됐지만 그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선두업체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와 연동을 준비하며 주목도와 사용 편의성이 높아져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 부동의 선두그룹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이 둘은 각각 누적 거래액 1, 2위를 다투지만 노는 바닥이 좀 다르다. 삼성페이는 신용카드 단말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해 주로 오프라인 거래에서 이용된다. 반면 네이버페이의 주 무대는 온라인이다. 웹툰, 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이용료 지급은 물론,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 수단으로 쓰인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결돼 있어 잠재적 이용자만 4000만 명이 넘는다. 게다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선물하기’ 서비스와 배달앱 ‘배달의민족’ 등의 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거래액을 늘려왔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1670만 명, 누적 거래액은 약 2조2000억 원이다.

    카카오뱅크와 연동이 확정돼 송금 등 은행 관련 서비스도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8월 10일 카카오 2사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담당 이사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서로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내부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연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써보니 생각보다 편하네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의 장점은 카카오톡 친구라면 누구에게나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송금 받을 사람이 자신의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3월부터는 송금 시 계좌번호를 입력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개편됐다. 8월부터는 하루 송금 한도액도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랐다. 

    송금 서비스 이용액도 크게 늘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에 따르면 8월 1~16일 송금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8월 전체 송금액은 2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카카오페이 송금액이 1000억 원을 약간 밑돈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

    카카오페이의 성장세는 소액 송금업계 부동의 1위인 ‘토스’를 위협할 정도다. 2015년 2월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출시한 토스는 소액 송금의 원조 격으로, 한 번 계좌를 등록하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소액을 송금할 수 있다. 올해 2월까지 토스의 누적 송금액은 5조8000억 원. 매달 평균 2000억 원가량이 토스를 거쳐 오갔다. 그런데 이번 달에 카카오페이가 이를 따라잡은 것. 금융업계 관계자는 “추후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와 연동돼 금융, 은행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면 토스를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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