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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과 공화정 뒤섞인 아랍에미리트(UAE) 정치체제

왕정과 공화정 뒤섞인 아랍에미리트(UAE) 정치체제

왕정과 공화정 뒤섞인 아랍에미리트(UAE) 정치체제
지난 연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으로 불거진 의혹으로 중동의 낯선 나라 UAE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관련 보도를 보면 독자의 오해나 억측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 UAE만의 독특한 국가 시스템을 혼동해서다. 

우선 임종석 비서실장이 만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57)을 UAE 왕세제로 표기하는 것부터 오해의 여지가 있다. UAE가 단일 왕정인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를 구성하는 7개 왕국 중 아부다비의 왕세제다. 굳이 UAE 연방정부의 공식 직함을 써야 한다면 UAE군 최고부사령관 겸 합참의장이다. 최고사령관은 그의 형이자 아부다비 왕으로 UAE 연방대통령을 맡고 있는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70)이다(아랍어 이름에서 ‘알’ 뒤에는 본관에 해당하는 지명이 오는데 이게 보통 성이다. ‘빈’ 뒤에는 아버지 이름이 온다. 따라서 아부다비 왕가의 성은 ‘알 나흐얀’이고 현 아부다비 국왕과 왕세제는 전임 자이드 국왕의 아들로 그 이름이 각각 칼리파와 모하메드다). 

7개 왕국은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라스 알 카이마, 아지만, 움 알카이와인, 푸자이라 등이다. 왕국은 일곱이지만 왕가는 여섯이다. 샤르자와 라스 알 카이마는 본디 1개 왕국으로 알 카시미 왕가가 다스렸는데, 1921년 왕가의 분열로 분리됐기 때문이다. 

18세기 무렵 성립된 이들 왕국은 1818년 이래 이 지역 패권을 장악한 영국의 보호령이 됐고, 1971년 현 형태의 연방국가로 독립했다. 처음엔 6개 왕국이었으나 72년 라스 알 카이마가 뒤늦게 합류해 7개 왕국 연방체가 됐다. 이들 왕국의 호칭인 에미리트(emirate)는 ‘아미르(영어로 에미르)가 다스리는 나라’라는 뜻이다. 이슬람국가에서 왕에 해당하는 호칭은 칼리프(아랍어 칼리파), 아미르, 술탄, 샤가 있다. 이 중 아미르는 총사령관을 뜻하는데 이슬람 최초 왕조인 우마이야 왕조(661~750) 때부터 ‘믿는 자들의 총사령관’이란 뜻의 ‘아미르 알 무미닌’을 칼리프 대신 쓰기 시작해 왕을 뜻하게 됐다. 칼리프는 무함마드의 대리자란 뜻이다. 권위라는 뜻에서 파생한 술탄은 후대 이슬람제국의 세속군주를 뜻한다. 샤는 이란어로 왕을 뜻한다. 

UAE 정치체제의 독특함은 연합왕국이면서 운영은 공화정체제를 흉내 낸다는 점에 있다. 국가원수로서 연방대통령이 있고 정부수반으로서 연방총리가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총리를 국민이 투표로 뽑는 것은 아니다. 7개 왕국의 왕으로 구성된 최고연방회의에서 5년에 한 번씩 선출한다. 

1971년 건국 이래 대통령은 아부다비 왕이, 총리(부통령 겸직)는 두바이 왕이 독점해왔다. 현재 내각의 요직 역시 양대 왕실 인사가 장악하고 있다. 아부다비 왕실 출신이 2명의 부총리(각각 내무장관과 대통령실 장관 겸직)와 외무장관을 맡고 있으며, 두바이 왕실 출신은 국방장관과 재무장관을 맡는다. 

아부다비는 UAE 영토의 약 87%를 차지하는 최대 영토국이자 최대 산유국이다. 반면 두바이는 아부다비의 16분의 1도 안 되는 영토를 지녔지만 2017년 현재 UAE 왕국 중 최대 인구국(288만 명)이다. 

이렇게 아부다비와 두바이 왕실이 주도하는 연방정부가 외교, 안보, 국방, 교육, 환율, 국적 및 이민 관련 업무를 관장한다. 하지만 이외의 영역에선 전제군주정을 유지하는 개별왕국의 독립성이 유지된다. UAE의 왕세제 또는 왕세자(crown prince)는 개별 왕국별로 1명씩 총 7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두바이 왕국의 왕세자는 함단 빈 모하메드 알 막툼(36)으로, UAE 연방총리이자 두바이 왕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69)의 아들이다.




주간동아 2018.01.17 1122호 (p68~68)

  • |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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