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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항공기는 4차 산업혁명 집약체… 한국産 IT 다 모여라”

(주)메티스메이크 배영주 대표 | 항공기술·IT·이동통신 묶어 솔루션 개발, 군집비행 기술도 확보

“무인항공기는 4차 산업혁명 집약체… 한국産 IT 다 모여라”

[김도균 기자]

[김도균 기자]

“무인항공기시장은 군사용, 레저용, 산업용으로 재편되고 있고 2025년이면 239억 달러(약 25조6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레저용 드론은 중국 업체가 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큰 산업용은 IT(정보기술)와 이동통신망을 갖춘 우리나라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2017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1가 사무실에서 만난 배영주(57·사진) ㈜메티스메이크 대표는 “드론 등 무인항공기는 향후 50년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인 만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드론시장

비행선 ‘알토’가 송신한 영상. [김도균 기자]

비행선 ‘알토’가 송신한 영상. [김도균 기자]

군사용으로 개발된 무인기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우편물 배달, 항만 감시, 산불 진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고, 민간시장 비중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 장난감 정도로 여겨지던 드론은 이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대한민국의 혁신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도 최근 드론과 자율주행차 등 무인이동체를 육성하기 위한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17년 12월 2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드론 전투부대나 드론 방역단을 운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 성장을 강조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무인기 기술 경쟁력 세계 1위는 미국이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등에 이어 7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메티스메이크는 비행체와 임무기술·장비, 지상관제시스템(GCS),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응용 서비스 등을 모두 갖춘 무인기 관련 국내 대표 업체로 꼽힌다. 다음은 배영주 대표와 일문일답. 

세계 드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거 같다. 

“그렇다. 연평균 17.6%씩 성장 중이다. 2016년 약 56억 달러(약 6억 원)였던 세계시장은 2025년에는 239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군사용 130억 달러, 산업용 70억 달러, 레저용 39억 달러 규모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2017년 상용 드론시장 규모가 100억 위안(약 1조6300억 원)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레저용 드론 기술은 중국 업체가 세계시장의 60~70%를 장악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레저용 드론시장은 2019년부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특수 목적의 산업용 무인기 기술력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하반기부터 비가시권 및 야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국토교통부에서 특별 승인제를 실시하는 등 관련 법 개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는 드론과 자율주행차, 물속에서 잠수정으로 변신하는 다목적 무인기 등 ‘무인이동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천기술 개발에 10년간 5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센서 탐지 및 인식 기술 소형화,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자율지능, 시스템 통합 분야 기술 개발에 나서면 산업용 무인기시장 선점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드론과 무인기의 차이는 뭔가. 


“일반적으로 드론(Drone)은 프로펠러 작동 소리가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비슷한 데서 나온 말로 무선으로 조정하는 레저용 장치를 뜻하고, 산업·군사용 위주의 고성능 비행체는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UAV)라고 지칭한다. 즉 무인항공기는 단순한 취미용 조종에서 벗어나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르거나 비행체 스스로 주위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비행을 하는 항공기로 무인비행체와 GCS, 통신데이터링크 및 지원치계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무인항공 시스템 플랫폼을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플랫폼 사업? 

“2017년 6월 기준 드론 생산 관련 업체가 국내에만 1236개 있지만 우리처럼 플랫폼을 생산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플랫폼 사업을 하려면 첨단 전략기(무인항공기)와 카메라 센서 같은 임무장비·기술, GCS, 무인기 영상 등을 GCS로 보내는 ICT(정보통신기술) 융합기술이 필요하다. 이 4가지 핵심 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고 임무도 가능하다.” 

메티스메이크가 개발한 무인항공기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대형급 무인기는 주로 군사용으로 쓰이고 소형급은 레저용, 그 중간급은 산업용으로 사용된다. 우리는 현재 산업용을 생산하고 있다. 헬륨가스를 기반으로 한 비행선 ‘알토(Alto)’,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스트라토(Strato) 600’, 다목적 임무수행 무인기 ‘님보(Nimbo)’를 연구·생산 중이다. 먼저 ‘알토’는 길이 10m, 높이 3m인 비행선으로 다양한 임무장비를 탑재해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한 이동통신사와 공동개발 중인데, 기존 드론은 비행시간이 약 30분이라 현장에 도착해 많은 임무를 하지 못했다. 반면 ‘알토’는 현재 3시간 비행이 가능해 충분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대 8시간 비행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다.”


빠른 기동력, 장기 체공 능력

메티스메이크가 개발 중인 농업방재용 드론(왼쪽)과 수직이착륙기 ‘스트라토 600’. [사진 제공·메티스메이크]

메티스메이크가 개발 중인 농업방재용 드론(왼쪽)과 수직이착륙기 ‘스트라토 600’. [사진 제공·메티스메이크]

비행선인데, 주로 어디에 쓰이나. 

“비행선에 자동항법 기술을 적용하면 고속도로 사고 현장 구간을 감시하거나 도로 교통 상황을 파악할 때는 물론, 산불을 감시하거나 해양 재난사고를 확인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산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산불감시용 헬기를 운용 중인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알토’에 관심이 많다. 안전성이 입증된 새로운 개념의 무인기인 만큼 여러 공공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스트라토(Strato) 600’은 수직이착륙용 프로펠러 4개를 기동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라고 들었다. 

“그렇다. ‘스트라토(Strato) 600’은 시속 100km 이상 속도를 내는 데다 수직이착륙도 가능해 어디서든 빠르게 기동할 수 있다. 현장에서 장기 체공하며 감시정찰을 할 수 있어 함대의 표적 등 군사용으로 사용 가능하고, 조난 수색 분야나 해양 및 적조 감시 임무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2018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빠른 기동력과 장기 체공 능력을 자랑한다면 조난 구조용으로도 쓰일 수 있겠다. 


“옳은 말이다. 사실 이 무인기는 2014년 세월호 사고 모습을 보면서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 해양경찰청 감시선에 탑재돼 해난 구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해당 장소로 날아가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가 있다면 빠른 초동대처가 가능했을 거다. 2017년 5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해외 전시회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참가했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방위산업체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다목적 임무수행 무인기 ‘님보’는 주로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 


“사실, 레저용 드론이 아니라면 무인기만 날려 보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래서 임무에 따라 맞춤형 장비나 기술이 중요한데, 이러한 임무장비를 ‘님보’에 장착해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배 줌인이 가능한 고성능카메라와 열영상카메라 여러 대로 폐쇄회로(CC)TV 같은 돔 모양의 짐벌(Gimbal·360도 회전하는 지지틀)을 장착할 수 있다. 현장에 도착하면 카메라 여러 대가 360도 회전하며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이동통신망을 통해 지상 관제센터에 풀HD 영상으로 보내는 장비다. 야간에 해양 조난사고가 발생했다면 짐벌을 장착한 무인기를 띄워 조난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짐벌은 2017년 11월 프랑스 회사와 공동개발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대회 감시 장비로도 쓰일 예정이다.” 

선명한 영상을 보내는 CCTV가 하늘에 떠 있는 거 같다. 


“그렇다. 항만 등 주요 시설 경비용으로도 활용 가능하고, 중동 사막 한가운데를 지나는 송유관을 감시할 수도 있다. 지금은 LTE망을 이용해 영상을 전송하지만 앞으로 5G망과 연계해 초고화질 UHD 영상을 전송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님보에 특정 방향으로 큰 음압을 내는 ‘지향성 스피커(directional speaker)’를 장착하면 산불 대피 방송이 가능하고, 방사능 센서를 장착하면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공단지역 주변에는 대기질 측정 센서를 장착한 님보를 띄워 공기 오염도를 점검할 수도 있고, 고래 출몰 지역엔 고래 탐지 무인기를 띄워 고화질 영상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어떤 임무장비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특수 목적용 무인기가 된다.” 

무인기 용도가 무척 다양한 거 같다.


산불 대피 방송, 방사능·대기오염 확인

이석형 메티스메이크 기술 이사. [김도균 기자]

이석형 메티스메이크 기술 이사. [김도균 기자]

“우리나라의 항공기술과 IT, 소프트웨어, 이동통신 등을 한데 묶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산업용 무인기시장 석권은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도 민간 수요에 앞서 지자체 등 공공기관 수요를 통해 무인항공기시장을 키우고자 노력하는 만큼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용 무인기시장이 확대될 거다. 앞서 지자체의 요청으로 농업 방제용 드론과 취수(取水)용 드론도 개발하고 있다.”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은 알겠는데 취수용 드론은 생소하다. 


“수질 관련 기관이나 연구소 등과 협의해 개발 중인데 연근해 적조 파악 또는 해양환경 감시를 위해 바닷물을 떠오거나, 저수지와 식수원의 수질을 확인하고자 담수 시료를 채수하는 드론이다. 다양한 채수통을 탑재해 정해진 수심의 물도 뜰 수 있다. 농업 방제용 드론은 국내시장보다 향후 대단위 농업을 하는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사실 이런 ‘드론 기술’은 비교적 초보 단계다.”


정찰용·타격용·확인용 軍用무인기

카메라 여러 대가 360도 회전하는 ‘짐벌’. [김도균 기자]

카메라 여러 대가 360도 회전하는 ‘짐벌’. [김도균 기자]

고급 단계 기술은 뭔가. 

“우리가 개발한 기술 가운데 군집비행 기술이 있는데, 다중 무인항공기 지상통제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하나의 임무를 수행하고자 각각의 기능을 갖춘 무인기 수백 대가 동시에 비행하는 기술이다.” 

미국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축하무대에서 인텔의 드론 300대가 밤하늘에 성조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연출해 찬사를 받았다. 수십 대의 군집 무인기가 동시에 출격하면 서로 충돌할 공산이 큰데.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GPS를 활용한 위성항법시스템과 달리 GPS 위성뿐 아니라 여러 센서와 LTE 기반의 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은 없다. 하나의 지상통제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종하기 때문이다. 축하공연도 할 수 있겠지만 군사용이라면 정찰용, 타격용, 확인용 무인기를 지상통제시스템을 통해 임무지역으로 보낸 뒤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산불 진화용이라면 무인기 수백 대에 물을 실어 한곳에 떨어뜨리거나, 고성능 소화탄을 투하해 산불을 초기에 진압할 수 있다. 2017년 6월 영국 런던의 24층 임대아파트 그렌펠타워 화재처럼 초고층 아파트 화재 진압에도 적격이다.” 

2017년 2월 5일 미국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챔피언 결정전은 미국의 드론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린 자리가 됐다. 경기 중반까지 25점 차로 뒤지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믿기 힘든 역전승 드라마도 감동적이었지만, 하프타임 때 가수 레이디 가가의 축하공연 도중 인텔 드론 300대가 등장해 밤하늘에 성조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연출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에 배석한 이석형 기술이사는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해본 사람은 알 거다. 게임에서는 여러 대의 비행선을 마우스로 묶고 특정 지점에 포인트를 찍으면 충돌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이때 각각의 비행체를 클릭하면 기체의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인기 군집비행 기술도 유사하다. 사실 이 기술이 있다면 대단위 농업을 하는 동남아에서는 수많은 드론이 동시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다. 이처럼 무인기시장은 항공공학을 바탕으로 지상관제, 영상, 보안, 드론, 클라우드 서비스 등 핵심 기술들이 융합돼야 한다. 정부가 무인항공기시장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러한 기술 덕분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개발과 구축, 운영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으로 나아가야 한다.” 

군용무인기 항로나 공격 타깃에 오류가 생기면 아군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나. 


“협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군용무인기에서 보안솔루션은 필수다. 다른 무인기 운용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인기시장이 커질수록 보안 이슈도 커질 거다. 국가적 관점에서 보면 국내 보안 관련 업체도 무인기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한편 메티스메이크는 서울에 비즈니스센터를, 경북 구미에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전남 나주에 무인항공 비행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배 대표는 “무게 12kg 이상 무인기를 조종하려면 조종사 면허가 있어야 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비행교육원 허가를 받았다”며 “무인기 수출을 하면서 비행교육을 이수한 우수한 인재를 해외에 함께 파견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간동아 2018.01.03 1120호 (p20~23)

  •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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