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FC와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골을 넣고 기뻐하며 팀 동료인 해리 케인에게 안기고 있다.[동아일보]](https://dimg.donga.com/a/397/0/90/5/ugc/CDB/WEEKLY/Article/5a/05/60/1c/5a05601c22d3d2738de6.jpg)
2017~2018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FC와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골을 넣고 기뻐하며 팀 동료인 해리 케인에게 안기고 있다.[동아일보]
손흥민은 사흘 뒤 또 날았다. 10월 26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진출 뒤 100번째 경기였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2도움으로 장식했다. 해결사가 아닌 조력자로 팀 내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잉글랜드 무대를 밟은 이래 경기당 61.7분을 뛰었다. 풀타임 소화 횟수는 얼마 안 되지만 31골 17도움을 올렸다. 11월 5일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서는 결승골을 기록, EPL 통산 20골 고지를 밟으며 역대 EPL 아시아 선수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아시아 출신으로 이만큼 강렬한 공격수가 있었을까 싶다. 손흥민은 만 스물다섯 살에 불과하니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박지성은 손흥민을 가리켜 “부상만 잘 피해가면 나보다 더 높이 올라갈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상대가 달려들 때 오히려 쉽다
그래서 더 이상하다. 리버풀전에서 터진 골의 수준은 굉장했다. 폭발력 있게 뛰쳐나가 차분한 슈팅 임팩트로 마침표까지 찍을 줄 아는 공격수는 유럽 무대에도 결코 흔치 않다. 하지만 정작 손흥민을 보유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암울하다. 당연한 줄 알았던 월드컵 본선행을 간신히 확정했다. 러시아, 모로코와 평가전에서는 2연패를 당했다. 손흥민도 못했다. 모로코를 상대로 넣은 페널티킥 골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370일 만에 뽑아낸 득점이었다. 이는 축구전문가 무리에게도 미스터리한 일이다. 전·현직 선수, 지도자, 해설위원 모두 의아해한다. 왜 손흥민은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지는지.핵심은 토트넘과 대표팀이 어떻게 다르냐다. 측면 및 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각 팀이 처한 상황을 여러 관점에서 뜯어볼 수 있다.
먼저 ‘공간’ 문제. 공격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어떤 선수는 골문 앞에서 기가 막히게 자리를 잡는다. 상대가 곤혹스러워할 위치를 선점하고 군더더기 없는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젖힌다. 또 어떤 선수는 연계에 능하다. 직접 득점뿐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팀 시선을 유도한다. 있는 힘껏 싸우며 동료 공격수를 편하게 하는 이타적 플레이를 펼친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공간이 따라야 하는 타입이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인 뒤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슈팅 타이밍을 잡는다. 그만큼 성큼성큼 뛰어나갈 면적이 존재해야 비로소 시원한 맛을 낸다.
이 경우 약팀보다 강팀과 맞붙을 때 더 편하다. 스스로 ‘할 만하다’고 여기는 상대는 정상적으로 공격한다. 뒤에서 웅크리기보다 앞쪽에 무게중심을 둔다. 공방을 거듭하는 역동적 양상은 균열을 낳기 마련이다. 돌격하는 상대를 제어하느라 수비 부담은 늘어날지 몰라도, 역습 등으로 받아칠 틈이 생긴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뽑아낸 득점 대다수가 이에 기인한다. 약팀일지라도 대부분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로 전진하며 맞불을 놓으니 공간이 났다. 반대로 페널티박스 주위를 사수하는 식이라면 손흥민도 힘쓰기 어렵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등 손흥민이 지금까지 만난 상대는 객관적 전력상 한국보다 몇 수 아래였다. 그렇다고 이 팀들이 과거처럼 허술하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개인 기량의 향상으로 제법 버틴다. 이들이 추구하는 색깔은 분명하다. 선수 사이 간격을 좁혀 골문 앞 공간을 죽인다. 실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