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챔피언 조를 따라다니는 갤러리들. 두 명이 벌이는 매 홀 승부에 긴장감이 감돈다.
스트로크플레이와 달리 매치플레이는 일대일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 방식이다. 한 홀에서도 한 샷 승부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래서 갤러리 신분으로 경기장에 가면 매치플레이가 더 재미있다. 반면 TV로 중계하는 데는 단점이 많아 국내에도 남녀 한 개 대회씩밖에 없을 정도다(남자 대회는 10월 초 열리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매치플레이가 드문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한 라운드에서 지면 짐을 싸 집에 돌아가는 방식이라 스타급 선수가 초반 예선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흥행에 타격을 받는다. 또한 4강전 이후 TV 중계라면 두 경기만 오가며 비춰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비는 시간이 많고 진행이 늘어지는 단점이 있다. 남자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도 창설 때부터 1957년까지 매치플레이 방식을 고수하다 TV 중계 시대가 열리면서 어쩔 수 없이 방식을 바꿔야 했다.
아마추어는 내기를 해도 홀 매치를 더 즐기는 만큼, 시합 매니지먼트를 배우고자 한다면 매치플레이 대회를 찾는 게 좋다. 각 상황에서 한 선수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프로나 내기 고수들의 매치플레이에서 아마추어 골퍼가 새길 노하우는 다음 4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전반 홀에서는 컨시드(Concede), 즉 시쳇말로 ‘오케이’를 많이 준다. 전반에는 상금이 적으니 상대방이 넣어도 큰 손실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가 열기를 띠고 상금이 2배로 뛰는 후반 홀로 가면 긴장감이 배가된다. 후반에 가서 오케이를 받지 못하면 퍼트 연습을 많이 하지 않은 상대방은 긴장하게 되고, 이는 결국 짧은 퍼트에서 실수할 가능성을 높인다.
둘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세게 치라는 의미가 아니다. 홀의 공격 루트를 정할 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남 코스 10번 홀은 파4 홀인데, 페어웨이 왼쪽으로 큰 연못이 있어 드라이버 샷을 하기가 떨린다. 짧게 치자니 거기서 그린까지 180야드(약 165m) 이상 거리가 남는다. 매치플레이라면 이런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잡고 모험을 걸어야 한다.
셋째, 퍼팅은 부드럽게 밀어내기보다 때리는 스트로크를 한다. 내기를 하거나 긴장하면 퍼트가 짧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매치 상황에서 퍼팅이 짧으면 건질 게 하나도 없다. 지난 대회에서도 선수들의 퍼트는 다 과감하게 홀을 지나는 공통점이 있었다. 게다가 멀리 있는 공이 먼저 홀인하면 가까운 퍼트는 비기는 상황이라 해도 넣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은 탄탄한 멘틀이다.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새로운 경기를 하는 것이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지난 홀에서 ‘양파’(더블파)를 하면 그 타격이 오래 가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단지 한 홀 진 것에 불과하다. 파3 홀의 3번 홀에서 전인지는 홀인원을 했다. 스트로크플레이였다면 2타를 앞서 나가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단지 한 홀 원업(1 up)에 불과했다. 이처럼 홀마다 새로운 마음을 갖고 지난 홀의 악몽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앞으로 남은 더 많은 홀에서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