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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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음식에 수수료 5500원 챙겨가는 쿠팡이츠

'팔수록 손해'(가맹점주) vs '배달 질 높아'(쿠팡)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20-04-20 09: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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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쿠팡이 개시한 배달음식 중개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화면. [홍중식 기자]

    지난해 5월 쿠팡이 개시한 배달음식 중개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화면. [홍중식 기자]

    “배달의민족(배민)이 수수료를 개편했다 사달이 났죠. 그런데 저는 쿠팡이츠 수수료에 문제가 더 많다고 봅니다.”(서울 강남의 수제버거 집 사장 김모 씨) 

    최근 배민이 정액제인 광고수수료를 매출에 비례해 받는 정률제로 바꿨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전면 백지화하는 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소상공인 사이에서 배달음식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쿠팡이츠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주문금액이 1만 원에 불과하더라도 6000원의 배달비 중 4000원을 가맹점(음식점)이 내도록 한 것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나머지 2000원은 고객 부담). 여기에 주문 중개 수수료(주문금액의 15%)를 포함하면 가맹점 입장에선 1만 원짜리 주문에 수수료로 5500원이 나간다.

    중개·배달수수료 갈수록 ‘인상’

    쿠팡이츠는 국내 최대 e커머스 쿠팡이 지난해 5월 개시한 배달음식 중개 서비스. 현재 강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서울과 경기 용인시 수지·기흥구에만 한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민과 배민을 인수합병하려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운영하는 ‘요기요’ ‘배달통’의 합계 점유율이 98%인 상황에서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존재감은 작은 편. 하지만 배달음식 격전지라 할 서울 강남 일대를 한정해놓고 보면 쿠팡이츠는 무시 못 할 신예다. 김씨는 “주문 네 건 중 한 건은 쿠팡이츠를 통해 들어온다”고 밝혔다. 

    김씨가 제기하는 가장 큰 불만은 쿠팡이츠의 ‘비싼’ 배달수수료. 음식점과 손님을 연결해주기만 할 뿐 음식점이 직접 배달대행업체를 구해야 하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츠는 주문 중개에 더해 배달까지 도맡는다. 쿠팡이츠는 ‘로켓맨’ 같은 정규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쿠팡플렉스’(일반인 택배 배송)처럼 일반인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쿠팡이츠 쿠리어’)으로 음식을 배달한다. 



    소상공인은 쿠팡이츠에 주문 중개수수료(건당 1000원)에 더해 배달수수료를 지불한다(그림 참조). 그런데 쿠팡이츠 출범 당시 프로모션 차원에서 무료였던 배달수수료가 지난해 10월 3500원(1만2000원 미만 주문은 주문 금액의 10%)으로 바뀌었고, 올해 3월부터는 4000원으로 500원 더 올랐다. 배달수수료 총액 6000원을 소상공인이 4000원, 고객이 2000원을 나눠 내는 구조다. 중개수수료도 주문 금액의 15%로 사실상 인상됐다. 1만 원짜리 주문을 받으면 수수료로만 5500원이 나가는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수제버거 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가 ‘주간동아’에 제공한 쿠팡이츠 수수료 정산 내역.

    서울 강남에서 수제버거 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가 ‘주간동아’에 제공한 쿠팡이츠 수수료 정산 내역.

    김씨는 쿠팡이츠 측에 3월 수수료 인상에 대해 항의한 뒤 두 달 동안 프로모션 차원에서 좀 더 나은 조건의 수수료를 적용받기로 했다. 중개수수료는 1000원이고, 배달수수료는 총액 5000원 중 3000원을 부담한다. 이 조건에 따라 고객이 대표 메뉴인 1만900원짜리 햄버거 세트 한 개를 배달 주문하면 쿠팡이츠는 중개·배달수수료와 결제수수료, 세금을 포함해 4960원을 제하고 5940원을 정산해준다(그림 참조). 주문 금액의 46%가 각종 수수료로 나가는 셈. 김씨는 “수수료를 감안하면 1만~1만3000원 사이 주문은 팔수록 손해”라며 “6월부터 중개수수료 15%에 배달수수료 4000원을 내면 차라리 쿠팡이츠에서 철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인분 주문’이 대세

    쿠팡이츠는 ‘쿠팡플렉스’처럼 일반인을 아르바이트 방식으로 고용해 음식 배달을 맡긴다. [쿠팡이츠 유튜브 채널 캡처]

    쿠팡이츠는 ‘쿠팡플렉스’처럼 일반인을 아르바이트 방식으로 고용해 음식 배달을 맡긴다. [쿠팡이츠 유튜브 채널 캡처]

    서울 송파구에서 배달 전문 한식당을 운영하는 홍모(36) 씨도 김씨와 비슷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중개수수료는 1000원이고, 배달수수료 총액 5000원 중 2500원을 홍씨가 부담한다. 메뉴당 가격은 8900원에서 15900원 사이. 대표 메뉴인 1만900원짜리 한우 등심 덮밥을 한 그릇 팔면 4000원가량의 수수료를 제하고 7000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 입금된다. 홍씨는 “‘좋은 재료로 만드는 식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장사한다. 재료비가 음식 값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쿠팡이츠를 통해 한 그릇 주문을 받으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주문 10건 가운데 배민과 요기요를 통해 들어오는 게 9건, 쿠팡이츠는 1건”이라며 “쿠팡이츠 주문은 수익을 남기기보다 식재료 소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이츠 배달수수료는 정액으로 고정돼 있어 주문 금액이 클수록 수익이 많아진다. 주문 금액에서 중개·배달수수료의 비중은 주문 금액이 1만 원일 때는 55%(5500원)이지만, 3만 원은 28%(8500원), 5만 원은 23%(1만1500원)로 낮아진다(중개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15%, 배달수수료 4000원 적용). 

    하지만 문제는 ‘1인분 주문’이 대세라는 점이다. 서울 강남에서 배달 전문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1인 가구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1만~1만3000원 사이 메뉴 주문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홍씨는 “배민을 통해서는 사무실 단체주문이 자주 들어오지만, 쿠팡이츠는 1인분 주문이 절반을 차지한다. 음식을 받는 고객이 법인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츠는 개인 결제정보를 애플리케이션(앱)에 사전 등록해놔야 해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민보다 비싸게 팔지 마라”

    배달 현황을 보여주는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 화면. [쿠팡 제공]

    배달 현황을 보여주는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 화면. [쿠팡 제공]

    배달대행업체가 받아가는 배달수수료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강남의 경우 ‘반경 1.5km 이내 3200원’이 대체적인 수준. 음식점이 1200원, 손님이 2000원을 부담하는 것이 보통이다. 음식점 입장에서 쿠팡이츠 배달수수료가 배달대행업체보다 1800~2800원 비싼 셈.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쿠팡이츠에 지불하는 배달수수료를 보전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이츠 측이 음식 가격 및 최소주문 금액을 배민과 똑같게 책정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 홍씨는 “쿠팡이츠 영업사원이 음식 값을 무조건 배민과 같게 맞추라고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외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셔틀 딜리버리’ 앱은 중개수수료로 주문 금액의 20%를 받아가는 대신 음식 값은 마음대로 정하게 하는데, 이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수수료 불만’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여러 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여느 서비스와 달리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한다. 배달기사는 안전하게 배달하고, 가맹점주는 배달 지연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고객은 따뜻한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배민과 음식 값을 같게 책정하라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수수료도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고객으로 하여금 배달수수료 총액을 모두 부담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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