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쿠팡이 개시한 배달음식 중개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화면. [홍중식 기자]
최근 배민이 정액제인 광고수수료를 매출에 비례해 받는 정률제로 바꿨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전면 백지화하는 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소상공인 사이에서 배달음식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쿠팡이츠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주문금액이 1만 원에 불과하더라도 6000원의 배달비 중 4000원을 가맹점(음식점)이 내도록 한 것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나머지 2000원은 고객 부담). 여기에 주문 중개 수수료(주문금액의 15%)를 포함하면 가맹점 입장에선 1만 원짜리 주문에 수수료로 5500원이 나간다.
중개·배달수수료 갈수록 ‘인상’
김씨가 제기하는 가장 큰 불만은 쿠팡이츠의 ‘비싼’ 배달수수료. 음식점과 손님을 연결해주기만 할 뿐 음식점이 직접 배달대행업체를 구해야 하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츠는 주문 중개에 더해 배달까지 도맡는다. 쿠팡이츠는 ‘로켓맨’ 같은 정규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쿠팡플렉스’(일반인 택배 배송)처럼 일반인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쿠팡이츠 쿠리어’)으로 음식을 배달한다.
소상공인은 쿠팡이츠에 주문 중개수수료(건당 1000원)에 더해 배달수수료를 지불한다(그림 참조). 그런데 쿠팡이츠 출범 당시 프로모션 차원에서 무료였던 배달수수료가 지난해 10월 3500원(1만2000원 미만 주문은 주문 금액의 10%)으로 바뀌었고, 올해 3월부터는 4000원으로 500원 더 올랐다. 배달수수료 총액 6000원을 소상공인이 4000원, 고객이 2000원을 나눠 내는 구조다. 중개수수료도 주문 금액의 15%로 사실상 인상됐다. 1만 원짜리 주문을 받으면 수수료로만 5500원이 나가는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수제버거 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가 ‘주간동아’에 제공한 쿠팡이츠 수수료 정산 내역.
‘1인분 주문’이 대세
쿠팡이츠는 ‘쿠팡플렉스’처럼 일반인을 아르바이트 방식으로 고용해 음식 배달을 맡긴다. [쿠팡이츠 유튜브 채널 캡처]
쿠팡이츠 배달수수료는 정액으로 고정돼 있어 주문 금액이 클수록 수익이 많아진다. 주문 금액에서 중개·배달수수료의 비중은 주문 금액이 1만 원일 때는 55%(5500원)이지만, 3만 원은 28%(8500원), 5만 원은 23%(1만1500원)로 낮아진다(중개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15%, 배달수수료 4000원 적용).
하지만 문제는 ‘1인분 주문’이 대세라는 점이다. 서울 강남에서 배달 전문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1인 가구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1만~1만3000원 사이 메뉴 주문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홍씨는 “배민을 통해서는 사무실 단체주문이 자주 들어오지만, 쿠팡이츠는 1인분 주문이 절반을 차지한다. 음식을 받는 고객이 법인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츠는 개인 결제정보를 애플리케이션(앱)에 사전 등록해놔야 해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민보다 비싸게 팔지 마라”
배달 현황을 보여주는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 화면. [쿠팡 제공]
이와 같은 ‘수수료 불만’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여러 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여느 서비스와 달리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한다. 배달기사는 안전하게 배달하고, 가맹점주는 배달 지연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고객은 따뜻한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배민과 음식 값을 같게 책정하라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수수료도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고객으로 하여금 배달수수료 총액을 모두 부담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