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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홀딩스의 유, 후아유?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9-04-01 08: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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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에는 지사장, 30대에는 대표, 이제는 국민 관심사

    • 유리홀딩스, 사실상 실패 연발의 빛 좋은 개살구

    • 아버지는 베트남에서 유명한 프라임그룹 대표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클럽 ‘버닝썬’의 폭행사건으로 빚어진 파문을 ‘버닝썬 게이트’ ‘승리 게이트’라고 하지만 사실 ‘유리홀딩스 게이트’로도 부를 수 있다. 불거지는 의혹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은 두 명. 승리와 유인석(35) 전 유리홀딩스 대표다. 모든 사건이 두 사람이 설립한 회사 유리홀딩스와 관련돼 있기 때문. 

    유리홀딩스의 공동출자자이자 승리의 친한 형인 유 대표에 대해서는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라는 것 말고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력은 화려하다. 20대 후반에 국내 정상급 컨설팅기업의 베트남 지사장을 맡았다. 몇 년 후에는 사모펀드와 외식 브랜드, DJ레이블 등을 거느린 그룹의 수장이 됐다. 그뿐 아니라 유출된 카카오톡(카톡)방 대화에 따르면 ‘경찰총장’과도 연이 있었다.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과장급이었을 그가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로서 연예계와 수사기관 등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었을까.

    연예계 사고뭉치들 뒤를 봐주는 형?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아버지 유명호 프라임그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BC홀딩스 조인식에 참석한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대표와 유인석(왼쪽부터).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승리다. [헬로 베트남 캡처,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아버지 유명호 프라임그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BC홀딩스 조인식에 참석한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대표와 유인석(왼쪽부터).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승리다. [헬로 베트남 캡처,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유씨가 대중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2017년 11월 박한별과 결혼 때문이었다. 이때 연예매체들은 유씨가 미국에서 중고교를 다니고 호주 시드니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업계에 몸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업계 종사자라는 얘기가 나온 것은 그가 2012년부터 약 3년간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장으로 일했기 때문. 네모파트너즈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컨설팅업체로, 토종 컨설팅기업 중에서는 규모가 큰 편이다. 



    이후 유씨는 2016년 승리가 운영하던 회사 브이아이(V.I.)홀딩스의 상호를 유리홀딩스로 바꾸고 동업을 시작했다. 유리홀딩스라는 이름은 유씨의 성인 ‘유’와 승리의 ‘리’를 합쳐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홀딩스는 버닝썬, 아오리라멘, 밀땅포차 등 외식 ·  유흥업과 엔터테인먼트, 금융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유씨는 승리와 함께 사업하면서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법촬영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정준영과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은 밀땅포차를 함께한 동업자였다. 현재까지 폭로된 카톡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유 대표와 승리도 이 두 사람과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버닝썬 사태의 시작은 클럽 손님이던 김상교 씨의 폭로였다. 클럽에 놀러간 그가 클럽 가드진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버닝썬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버닝썬이 승리가 직접 운영하는 클럽으로 유명했으니 의심의 눈초리는 승리를 향했다. 

    하지만 유리홀딩스가 운영하던 밀땅포차와 관련된 카톡방 대화 내용이 드러나면서 의심은 유씨에게로 옮아갔다. 정준영과 최종훈을 비롯해 다수의 유명인이 있는 이 카톡방에서 유씨는 ‘형’으로 통했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유씨는 경찰 고위층과 친분이 있었다. 이 친분을 이용해 유리홀딩스가 운영하던 서울 강남구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의 단속을 막았다는 것. 그뿐 아니라 최종훈은 유씨를 통해 경찰 고위층을 소개받아 2016년 음주운전 사고를 무마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당시 대화를 보면 카톡방에 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유씨를 거론하며 ‘형 아니면 어쩔 뻔했어. 조심해라’는 내용이 오갔다. 

    또 이 카톡방에는 유씨가 접대를 목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동원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현재 그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이유도 성매매 알선 혐의 때문이다. 물론 유씨는 3월 발표한 공식 사과문을 통해 카톡방에서 오간 대화는 치기 어린 장난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베트남 로열패밀리 유인석

    좀 더 시간을 뒤로 돌려보자. 유씨는 1984년생. 그가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장 자리에 앉은 것은 2012년 28세 때 일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남학생이 취업 후 사회 초년생이 될 만한 나이에 그는 이미 국내 유수 컨설팅회사의 해외 지사장 자리에 올랐다. 

    시드니대는 호주의 명문 대학이지만, 컨설팅 경험이 별로 없는 젊은이에게 이 정도의 출세는 드물다. 유씨를 지사장에 앉힌 것은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대표였다. 류 대표에게 유씨와 만남에 대해 서면으로 질의했다. 류 대표는 “2010년 지인의 소개로 그를 만났다. 유씨가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를 운영하고 싶다며 한국에 찾아왔다. 네모파트너즈와 유씨는 고용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 네모파트너즈 본사와 베트남 지사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형태에 가깝다. 지사가 본사 네트워크와 리서치 지원을 받으면서 현지 고객사를 늘리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의 계약조건이었다”고 밝혔다. 

    계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실사를 했다. 베트남 지사는 베트남 현지에 투자하거나 베트남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시장조사, 정착 지원, 현지 투자, 경영환경 및 정책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유씨는 젊지만 신흥국에 대한 이해, 기업가 정신, 향후 현지 네트워크를 확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고, 그래서 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28세 청년의 지사 제의에 유명 컨설팅사 대표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 당시 유씨는 베트남의 한인 대상 잡지 ‘윈도 온 베트남’의 대표였다. 회사의 정식 명칭은 프라임㈜윈도베트남이었다. 특히 유씨의 아버지는 베트남에서 유명한 프라임그룹 대표인 유명호 씨다. 프라임그룹은 컨설팅은 물론 부동산, 건설, 설비, 회계 등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돕는다. 프라임그룹은 삼성전자의 베트남 진출을 컨설팅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네모파트너즈가 유씨와 지사 계약을 할 때 유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프라임그룹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윈도 온 베트남’ 역시 대표는 유씨였지만 발행인은 아버지 유명호 씨였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 언론과 한인매체의 관계는 유명호 씨가 직접 나서 대응했고 유씨는 한 일이 별로 많지 않았다.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업계에서는 2012~2015년 네모파트너즈가 진행한 베트남 관련 사업이 많았으나 유씨가 주도적으로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승츠비와 친구들, 라멘 외에는 실패 연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출입문이 닫혀 있다. 버닝썬은 건물주로부터 임대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2월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위).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는 승리와 정준영(오른쪽). [동아DB]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출입문이 닫혀 있다. 버닝썬은 건물주로부터 임대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2월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위).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는 승리와 정준영(오른쪽). [동아DB]

    하지만 류 대표는 “네모파트너즈는 베트남 지사와 함께 다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베트남 현지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베트남 최대 규모인 Vin그룹의 전신, Vincom그룹 회장과 직접 만나 한국 관련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지사의 실적이 있다”고 말했다.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 계약과 유씨의 아버지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류 대표는 “유씨의 아버지를 뵌 적도 없다. 베트남 파견 한국 기업인, 상무관 등의 도움을 이미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유명호 씨의 도움에 대한) 수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위대한 승츠비’라며 연예인의 사업 성공 사례로 알려진 승리였지만, 유리홀딩스가 계속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식 및 유흥사업에서는 실패 연발이었다. 유리홀딩스 등기부등본(등기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밀땅포차는 2016년 7월에 개업해, 이듬해 11월 문을 닫았다. 인근에 있던 밀땅에프터는 2016년 11월 등기부에 이름을 올렸지만, 9개월 만에 삭제됐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이 ‘승리 라멘’으로 이름을 알린 ‘아오리라멘’(아오리에프앤비)과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이었다. 승리와 그 측근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몽키뮤지엄도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버닝썬은 등기부상 버닝썬엔터테인먼트 소유였다. 사내이사는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의 이성현 대표, 승리, 승리의 친구이자 강남 클럽업계 유명 MD인 이문호 씨였다. 클럽 MD는 손님을 모으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이씨는 버닝썬 외에도 유리홀딩스의 사업인 아오리에프앤비와 몽키뮤지엄의 운영에도 관여했다. 유리홀딩스는 이 클럽에 자본금 1000만 원을 출자했다.

    버닝썬을 제외하고서라도 요식 및 유흥업의 실패에 따른 손실을 유리홀딩스는 금융업 자회사인 BC홀딩스로 메운 것으로 보인다. BC홀딩스는 홍콩에 개업한 투자회사로, 지난해 기준 약 335억 원 수준의 투자금을 운영 중이다. 올해 3월 기준 BC홀딩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관계사로 베트남 현지 부동산개발업체 탄호앙민(Tan Hoang Minh)그룹, 일본 부동산개발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KRH그룹이 소개돼 있다. 현재 BC홀딩스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규모 자금을 돌리는 BC홀딩스는 2016년 개업한 신생 투자사다. 그 시작은 미약했다. 승리와 유씨, 네모파트너즈 류 대표 3명이 각각 100홍콩달러(약 1만5000원)를 출자해 설립했다. 이는 사모투자펀드(PEF)가 자주 사용하는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다. SPC는 자산유동화 업무를 위해 정책적으로 허용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BC홀딩스 설립 이후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넣어 지금의 투자금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사모투자펀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BC홀딩스가 거액의 투자로 ‘페레그린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운용사와 손잡은 것. 이때 사명이 ‘BHC페레그린파트너스’(페레그린)로 변경돼 유씨는 이 회사의 이사도 겸했다. 페레그린은 페이퍼컴퍼니로 시작한 BC홀딩스와 다르게 실적이 있다. 지난해 성신양회와 함께 레미콘업계 7위인 한라엔컴 인수전에 참여, 이를 성공시켰다. 규모는 작지만 운용인력의 면면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최성민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모건스탠리 PE(사모펀드)에서 대표를 지냈다.

    3월 19일 페레그린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담당자에게 BC홀딩스와 관계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잘 모른다. 지금은 할 말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실제로 최 대표와 승리, 유씨의 친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BC홀딩스 창립 멤버인 류재욱 대표가 두 회사 간 연결고리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하버드 MBA 한국 동문회 임원이던 류 대표가 양사 협력 논의를 이끌었다고 전해진다.

    페레그린 이사에 이름은 올렸지만 유씨가 한 일은 많지 않았다. 양측은 승리나 유씨가 페레그린의 국내 투자 활동에는 개입할 수 없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페레그린도 한라엔컴 등 국내 투자와 BC홀딩스는 무관하다고 지난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335억 원은 어디서 왔을까

    이 두 회사가 만난 것은 베트남 투자 때문이었다. 페레그린과 BC홀딩스는 지난해 각각 5억 원을 출자해 베트남 현지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투자는 실패했다. BC홀딩스가 약속한 기한 내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현지 투자자를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양사의 해외펀드 설립이 무산됐다. 이후 양사 간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BC홀딩스의 이사진인 승리와 유씨가 스캔들에 휘말리며 논의는 중단됐다. 

    사업 실적과 배경을 들여다보면 유씨의 사업 수완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모집한 자금 규모는 대단하다. 성공시킨 사업이나 거래가 거의 없는 젊은 사업가가 약 300억 원의 자금을 모은 것. 그 이면에는 약간의 인지도와 동아시아 젊은 부자들과의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유씨와 승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탄호앙민그룹, KRH그룹의 자녀들과 찍은 사진이 여럿 있었다. 탄호앙민그룹은 2017년 승리에게 11억 원가량의 고급 아파트를 선물할 정도로 관계가 깊다. KRH그룹의 아오야마 코지 KRH건설 회장도 승리와 친분이 깊어 아오리라멘에도 투자했다. 

    유리홀딩스가 성접대 의혹을 받는 것도 여기서 출발한다. 친분이 있는 젊은 해외 거부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면서 투자금을 모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승리와 유씨를 비롯한 유리홀딩스 관계자들은 성접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모으는 사람이 아무리 유명인일지라도, 수백억 원 자금이 쉽게 모이지는 않는다. 사업 실적이 없다면 높은 수익 약속 등 투자의 대가가 확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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