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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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받는 원자재는 구리

美 전략 광물 지정, AI 혁명에 따른 수요 급증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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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1-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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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구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GETTYIMAGE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구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GETTYIMAGES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구리·알루미늄·니켈 등을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공급망 주권 확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

    지난해 11월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전략 광물 리스트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 급등에 이어 구리, 알루미늄 가격도 들썩이면서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물경기 선행지표로 불리며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통하는 국제 구리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만3000달러(약 1900만 원)를 돌파했다. 구리는 지난해 연말 급등세 속에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런던금속거래소(LME)에 상장된 6대 산업 금속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알루미늄 역시 공급 둔화 전망과 중장기 수요 기대에 힘입어 3년여 만에 처음으로 t당 3000달러(약 435만 원)를 넘어섰다.

    비싼 구리 대체재 찾아 나선 기업들

    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1월 7일 전장 대비 4.2% 급등해 t당 1만3145달러(약 1910만 원)까지 치솟았다. 사상 처음으로 1만2000달러 선에 올라선 지 6거래일 만에 1만30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구리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20% 상승했으며, 지난해 연간 상승률은 44%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알루미늄 현물 가격도 이날 LME에서 6거래일 연속 올라 t당 3092달러에 안착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17.03% 올라 2022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통상 구리 가격 상승은 경기회복 신호로 읽히지만, 이번 구리 가격 랠리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으로 구리를 선적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고 1월 6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상반기 구리 수입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재고 비축 경쟁을 촉발했으나, 7월 말 정제 구리를 면제 대상에 포함하며 시장을 한 차례 진정시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관세 검토 가능성이 다시금 제기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고, 지난해 12월 미국의 구리 수입량은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이 급등하자 전체 구리 수요의 약 65%를 차지하는 건설·가전·일반 전선 등 범용 분야 기업은 원가 부담을 이유로 대체 소재 모색에 나섰다. 알루미늄은 구리보다 전도율은 다소 낮지만, 가격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무게도 가벼워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인 일본 다이킨공업은 열교환기와 모터 등에 사용하는 구리를 알루미늄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리보다 전도율은 다소 낮지만, 저렴하고 가벼워 대체재로 꼽히는 알루미늄.  GETTYIMAGES

    구리보다 전도율은 다소 낮지만, 저렴하고 가벼워 대체재로 꼽히는 알루미늄.  GETTYIMAGES

    베네수엘라 사태도 불확실성 키워

    구리 가격을 떠받치는 근본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구조적인 수요 증가가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대규모 구리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 데이터센터 한 곳에 일반 데이터센터의 2배 수준인 구리 27~33t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생성형 AI를 처리하는 초대형 규모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최소 1만3500t에서 최대 3만3000t 구리가 쓰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공급 확대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 대형 광산 사고, 즉 5월 콩고민주공화국 카모아-카쿨라 광산 홍수 피해, 7월 칠레 엘테니엔테 광산 터널 붕괴, 9월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산사태가 발생하며 글로벌 구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최근 칠레 만토베르데 구리·금 광산에서 파업이 시작돼 공급 차질 우려가 한층 커졌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분배 요구”라며 “구리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 자체가 임금 기대치를 높이고 있어 다른 광산에서도 추가적인 분배 요구와 노사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 강화도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실행하면서 남미 주요 원자재 공급국 전반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칠레와 페루는 전 세계 구리 매장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역시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집중돼 있다. 2024년 미국의 리튬 수입 가운데 칠레산 비중은 60%를 넘었다. 옥 연구원은 “베네수엘라는 정제 구리 생산국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 안보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광물 전반의 공급 위험성이 시장에 각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도 몰리고 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금과 은의 증거금을 인상하면서 귀금속 ETF에서는 자금이 일부 유출된 대신 소재 섹터를 중심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며 “특히 구리 채굴 기업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연초 국내 ETF 시장은 휴장 영향으로 전반적인 자금 유입 규모가 줄었지만, 원자재 부문에는 1월 첫 거래 주에만 1억3000만 달러(약 1900억 원)가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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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윤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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