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가을철 환절기는 건조한 대기와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입속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때다. 우리 입에는 장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 장 건강이 유익균과 유해균, 장내 세균의 균형에 좌지우지되는 것처럼 구강 세균의 균형 또한 구강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구강 건강은 치아 및 잇몸 건강에만 그치지 않는다. 입안에 유해 세균이 많으면 뇌졸중, 치매, 심혈관 질환 등 전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Q 입속 세균이 증식하는 이유는?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이다. 기름지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즐겨 섭취하고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은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또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뜨거운 증기가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현대인이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커피 속 설탕, 크림, 캐러멜 등은 당도와 점성이 높은 탓에 치아에 오래 붙어 있어 충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러한 입속에서 세균이 치아와 잇몸 주변에 끈끈하고 얇은 막을 형성해 치아 뿌리를 감싸고 있는 잇몸에 염증을 퍼뜨리면 잇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Q 입속 세균 증식으로 발생하는 잇몸 질환의 증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염증이 잇몸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잇몸 뼈까지 망가지게 된다. 잇몸이 붓고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난다. 이가 시려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다.

Q 유해 세균을 없애려면?

꼼꼼한 양치질이 먼저다. 하지만 우리 입속의 4분의 1 정도에만 칫솔이 닿기 때문에 양치질만으로 입속 세균을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구강청결제 사용을 권한다. 다만 구강청결제는 유익균을 함께 없애는 단점이 있다. 입안 유익균이 줄면 유해균이 번식하기 쉬워지고 입안 면역력도 떨어져 구내염, 잇몸 질환, 충치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구강청결제 사용 횟수와 방법에도 유의해야 한다.

Q 입속 유해 세균을 예방하는 방법은?

유산균 섭취가 도움이 된다. 유산균은 구강 내 유해 세균 박멸과 염증 치유를 돕는다. 또 치주 질환의 주요 원인균인 ‘포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를 감소시킨다. 유산균은 요구르트 등 발효유에 많이 함유돼 있다. 다만 발효유 제품에는 당분도 들어 있다. 따라서 되도록 가루 형태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게 구강 건강에 좋다. 유아에게는 영양제 형태로 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권한다.



도움말 박대윤 유디목동파리공원치과의원 대표원장

주간동아 1159호 (p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