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 바위투성이 포도밭에 서 있는 다니엘 란디와 페르난도 가르시아. [사진 제공 · 배리와인]
코만도 지는 다니엘 란디(Daniel Landi)와 페르난도 가르시아(Fernando Garcia)가 설립했다. 두 사람은 마드리드 폴리테크닉대에서 함께 양조학을 공부했다. 10여 년 전 30대이던 이들은 시에라 데 그레도스(Sierra de Gredos)에 포도나무의 일종인 가르나차(Garnacha) 고목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둘은 이 귀한 고목을 살려 훌륭한 와인을 만들고자 현지에 와이너리를 세웠고, 그레도스와 가르나차의 첫 글자인 G를 따 와이너리 이름을 코만도 지라고 지었다.
시에라 데 그레도스는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차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산맥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2592m일 정도로 지형이 험하다. 이곳에서는 고지대의 장점을 살려 질 좋은 포도를 생산했다. 햇빛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크며, 물 빠짐이 좋은 사질 토양으로 포도 재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이 평평하지 않고 밭이 바위와 나무 사이에 섬처럼 흩어져 있다 보니 기계화와 대량생산에 점점 밀려나고 말았다.
란디와 가르시아가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늙은 농부들이 기른 포도는 협동조합에 헐값에 팔리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두 사람은 버려진 포도밭을 다시 일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들이 되살린 밭의 총면적은 10만㎡ 남짓이다. 하지만 수령이 50~70년인 가르나차 포도로 만든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나 북부 론의 시라처럼 남다른 섬세함과 우아함을 보여준다.
라 브루하 데 로자스 와인. 로자스 프르미에르 와인. 라스 움브리아스 와인. (왼쪽부터) [사진 제공 · 배리와인]
‘독수리 오형제’의 장점은 멤버의 개성이 모두 뚜렷하다는 것이다. 코만도 지 와인도 그렇다. 이제까지 우리가 마신 묵직한 가르나차와는 딴판이다. 가르나차의 섬세함과 우아함을 한껏 뽑아냈다. 코만도 지는 와인숍 까브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