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해도 환율 추세 전환은 어려워… 법인세 낮춰 반도체 사이클 이후 대비해야”

김대종 교수 “한국 외환보유고 4200억 달러… 경제 구조 비슷한 대만은 6000억 달러”

  • 문영훈

    입력2026-04-1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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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홍태식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홍태식

    “종전이 환율 하락 요인인 것은 맞지만 추세를 전환할 만큼은 아니다. 원화 약세는 단기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 의해 지속된다. 최근 데이터 기준 환율은 86% 확률로 상승 추세이며, 연말에는 1600원에 도달할 수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가 최근 고환율 상황을 분석한 내용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등하며 3월 31일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36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1561.0)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8일 미국-이란의 2주간 휴전으로 환율은 1480원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1450원대였던 1년 전 환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제2 IMF 외환위기 다시 오는가?’ 등을 출간한 김 교수에게 환율 전망에 대해 물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했다.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75%로 세계 2위 수준이며, 국제 결제의 70% 이상이 달러로 이뤄지는 환경에서 달러 강세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까지 겹치면서 외부 충격이 곧바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 것이다.”

    종전 시 환율이 하락할까.



    “전쟁이 끝나면 환율은 일정 부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안정되고,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 변수 하나가 환율을 좌지우지 하지는 않는다. 미국과의 큰 금리 격차와 달러 강세 구조가 환율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환율이 낮아질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이미 크고,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에 부담이 되는 데다 경기도 둔화된다. 근본 해결책이라기보다 보조 수단에 가깝다.”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돌파한 3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돌파한 3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달러 유동성이 양호한 만큼 환율 관련 대외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낙관적인 해석이라고 본다. 지금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과거에 비해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이번 전쟁 때처럼 외국인 자금 유출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 신 후보자 역시 현금 자산의 98%를 외화로 보유하고 있지 않나. 국민도 정부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외환보유고를 늘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는데.

    “외환시장의 핵심 리스크는 외환보유고의 절대 규모 부족이다. 현재 한국 외환보유액은 약 4200억 달러(약 618조6600억 원)로, 세계 순위가 12위까지 하락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23%밖에 안 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9300억~1조 달러를, IMF는 한국에 7000억 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권고했다. 한국과 경제 구조가 비슷한 대만은 6000억 달러(약 883조8000억 원) 이상, GDP 대비 약 80%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며 환율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시중 통화량 확대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현재 한국 통화량은 GDP 대비 154%로 미국의 71%를 크게 상회한다. 유동성 확대는 소비와 자산시장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동시에 달러 매수 수요를 끌어올려 원화 약세를 심화한다. 국가부채 역시 환율 불안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IMF 구제금융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나.

    “현 기준에서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30% 수준으로 평가된다. 과거와 달리 변동환율제와 건전한 은행 시스템 등 대외 건전성이 높은 편이지만 미국-이란 전쟁처럼 다양한 대외적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면 언제든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환율이 올라 나라가 망한다”는 얘기도 돈다.

    “환율 상승이 망국으로 이어진다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고 본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고 외국인 관광과 투자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승 속도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해 1600원 이상 장기간 유지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스피 5000은 일종의 착시”

    정부는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투자를 지목한 바 있다.

    “오히려 민간 부문의 달러 자산은 환율 상승의 완충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이 보유한 달러 자산은 1조 달러를 상회해 공식 외환보유고보다 크다. 특히 주요 수출기업은 달러 수익을 즉시 원화로 전환하지 않고 외화로 보유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외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것 외에 환율을 안정화하는 방법이 있나.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현재 한국은 금융 공기업과 핵심 기관이 전국에 분산 배치되면서 외국인투자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금융 허브 기능도 약화됐다. 미국 뉴욕과 싱가포르처럼 금융기관 집적도가 높은 도시와 달리, 기관 분산으로 투자 상담과 의사결정 효율성이 낮아진 것이다.”

    코스피가 현 정부 들어 크게 올랐다. 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된 예라고 볼 수 있는데. 

    “주식시장 상승은 한국 경제 전반의 체력 회복 신호로 보기 어렵다. 반도체, 방산, 조선 등 일부 대형 산업군에 집중된 현상이다. 전체 상장사 약 3000개 가운데 상당수 중소형 종목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일종의 착시인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반도체 사이클 이후 상황에 대비하고자 4차 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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