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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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尹 계엄 작전 관여 정황

국정원 1차장·특수전사령관, 尹 대통령 지시 증언… 계엄군 지휘관 3명 직무정지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12-06 18: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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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뉴스1]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뉴스1]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같이 말하며 주요 정치인 등의 체포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뿐 아니라 윤 대통령도 계엄 작전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12월 6일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등의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 1차장은 신성범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관련 내용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면담에 동석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1차장에게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며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말했다.

    이후 홍 1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해 윤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했고,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체포 대상자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민주당 김민석 의원, 민주당 정청래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 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홍 1차장은 당시 “미친 X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관련 내용을 메모하지 않았다고 한다.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역시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병력의 이동 위치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12월 6일 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707이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고 전화 받았다”고 말했다. 707 특수임무단은 대테러 특수부대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인 12월 4일 0시경 국회에 투입됐다. 그는 “직접 받았는데 대통령 목소리였다”며 “작전 중간, 국회 도착하기 전쯤인데 정확히 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대통령이 직접 사령관 비화폰(안보전화)으로 전화를 걸었냐”는 물음에는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한편 국방부는 6일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배포해 “현 상황 관련 주요 직위자인 수도방위사령관 이진우, 특수전사령관 곽종근, 국군방첩사령관 여인형(이상 육군 중장) 등 3명의 직무정지를 위한 분리파견을 오늘부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주요 직위자 직무대리로 수방사령관에 육군 중장 김호복, 특전사령관에 육군 소장 박성제, 방첩사령관에 육군 소장 이경민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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