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7

2023.12.01

닮은 듯 다른 ‘Young Right’ 한동훈과 이준석

여학생 러브레터 많이 받고 공부 잘한 ‘스마트 검사’ 韓 VS ‘하버드 영재’ 출신의 넉살 좋은 정치 엘리트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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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3-12-0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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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래 중에서 키 크고 핸섬해서 여학생들한테 러브레터를 많이 받았다.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좋은 의미에서 ‘셀럽’ 같은 친구였다. 그러면서도 공부를 무척 잘했는데, 학기 초부터 머리 싸매고 공부만 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놀면서 여유 있게 지내다가 시험이 다가오면 집중하는, 힘을 잘 주는 스타일이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서울 경원중 동창)

    “하나같이 영재들이 모인 학창 시절에도 학생회장을 맡는 등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한 학년에 140명 정도밖에 안 되긴 했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는 친구였다. 삼성전자 홍보팀에 연락해 컴퓨터를 (학교에) 기증받은 일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서울과학고 동창)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소띠 띠동갑 한동훈과 이준석

    내년 총선 출마를 놓고 이슈의 중심에 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았다. 화려한 학력과 커리어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젊은 보수’의 대표 주자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은 점에서는 차이가 난다. 정치적으로 보자면 한 장관은 검사 시절부터 대표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반면,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은 물론 여권의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과 각을 세우고 있는 점이 대비된다.

    1973년생으로 X세대의 주축인 한 장관과 MZ세대의 맏이 격인 1985년생 이 전 대표는 소띠 띠동갑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가정환경과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 정착한 중산층 엘리트 집안의 장남이라는 점이다.

    한 장관은 1973년 4월 9일 서울에서 한명수 전 AMK 대표(2004년 별세)와 어머니 허 씨 슬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자신은 서울 출생이지만 등록기준지(옛 본적)는 강원 춘천이다. 선친은 춘천 출신으로 지역 명문인 춘천고를 졸업했고 모친은 홍천군 출신으로 마찬가지로 명문인 춘천여고를 나왔다. 한편 한 장관은 두 살 터울 누나가 있는데, 2004년 아버지 한 전 대표의 부고 기사에는 당시 천안지청 검사였던 그와 함께 누나 한 모 교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가장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에서 일한 한 장관 일가는 공장이 있는 충북 청주와 본사가 있는 서울에서 생활했다. 한 장관은 1980년 청주 운호초에 입학해 다니다가 5학년 때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동초로 전학해 졸업했고, 같은 동네 경원중을 거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고를 졸업했다. ‘강남 8학군’ 출신인 한 장관이 서울대 법대에 진학, 4학년 재학 중 사법시험에 ‘소년등과’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군 복무는 사시 합격 후인 1998~2001년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군 법무관으로 마쳤다.

    한 장관과 중학교 동창으로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가는 한 친구는 “반골 기질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공부만 잘하는 친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 청주에서 서울로 전학 온 동훈이로선 친구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융화되려고 노력했던 게 아닐까 싶다”는 것이 10대 초반 소년 한동훈을 지켜본 이 동창의 생각이다. 이 대목에서 중학생 시절 한 장관이 강남에서도 잠원동에 살았던 점이 눈에 띈다. 당시 한 장관 일가는 한신아파트(현 신반포한신휴플러스) 26차 347동에 살았다고 한다. 지금이야 실거래가 27억 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이지만, 1980년대에는 먼저 개발된 압구정동에 비해 집값이 낮아 중산층이 주로 살던 곳이다. 어린 시절을 잠원동에서 보낸 한 전문직 종사자는 “당시 잠원동에 살던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원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자기 머리로 성공한 의사나 은행원, 회사원 같은 중산층 엘리트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 자녀가 많이 다닌 경원중에는 유독 공부 잘하는 친구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상경한 중산층 엘리트 집안의 장남

    1985년 서울 성동구에서 1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이 전 대표는 이듬해 노원구 상계동으로 이사해 학창 시절 대부분을 보냈다. 노원구 상계동 온곡초를 졸업하고 양천구 목동 월촌중을 거쳐 종로구에 있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했다.

    ‘소년 이준석’에게 상계동은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16년 1월 총선 출사표를 던지며 이 전 대표는 ‘상계동 정서’를 내세웠다. 당시 그의 출마 선언문의 일부다.

    “저는 이제 30년 만에 아버지와 같은 출발선에 섭니다. 아버지는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저를 안고 4호선 종점 앞 상계 2동의 한 반지하방에 정착하셨습니다. 그 뒤로 전셋집을 거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내시면서도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마음속에 남아 있는 ‘상계동 정서’입니다.”

    이 전 대표의 가계를 살펴보면 친가와 외가 모두 TK(대구·경북) 출신이다. 친가 본향은 경북 칠곡군으로, 조부 대에 대구로 이주했다. 모친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이 전 대표의 부친 이수월 씨는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금융인 출신이다. 대우상사,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서울 강남지점장과 국제영업부장을 지냈고 퇴직 후 기업 법정관리인으로 활동했다. 뛰어난 두뇌가 내력인지 이 전 대표의 여동생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상징하는 대표적 브랜드는 그에게 영재 타이틀을 가져다준 서울과학고, 미국 하버드대 졸업장이다. 이 전 대표의 모교인 서울과학고는 1989년 개교한 대표적인 공립 영재학교다. 이 전 대표의 한 고교 동창은 “2학년 때 준석이가 학생회 부회장이어서 전교생이 모두 아는 친구였다”며 “당시 학교에 있던 컴퓨터가 낡아서 쓰기 어려웠는데, 준석이가 삼성전자에 떡하니 연락해 컴퓨터를 기부받았다”고 당시 추억을 회상했다. 이 동창생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정치가로서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서초동과 여의도의 ‘앙팡 테리블’

    고교 졸업 후 KAIST에 입학한 이 전 대표는 이내 학교를 관두고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하버드대 한인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7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무료 교육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세워 활동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의 정계 입문 디딤돌이 됐다. 2011년 12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영입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비대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교육봉사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고 먼저 비대위원직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대체복무를 이행했다.

    사회에 진출한 후 주된 경력을 쌓은 곳은 서초동(검찰)과 여의도(정계)로 달랐지만, 최연소 타이틀을 잇달아 따내는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서 부각된 점은 한 장관과 이 전 대표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한 장관은 일찌감치 ‘특수통’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만 29세 나이에 서울지검 형사9부로 발령받은 한 장관은 분식회계 혐의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구속한 수사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같은 혐의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수사했다. 이후 안대희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현 반부패부장)이 이끄는 ‘대선자금 수사팀’에 발탁된 그는 이른바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수사에서 수백억 원대 불법 대선자금 흐름을 포착하는 데 기여했다. 이때 수사팀에서 첫 연을 맺은 윤석열 대통령과 현대차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의혹 사건 수사 등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한 장관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과 법무부 검찰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등 요직을 거쳐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 검찰에서 최연소 검사장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해 대선 결과 윤 대통령이 당선하면서 같은 해 5월 한 장관은 ‘최연소 법무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이제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20대 젊다 못해 어린 나이로 정계에 데뷔한 이 전 대표는 그간 화려한 정치 커리어를 쌓았다. 2021년 6월 만 36세 나이로 국민의힘 대표에 선출된 그는 정계 입문 10년 만에 헌정사상 최연소 제1 야당 대표에 올랐다. 같은 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내리 국민의힘 승리를 이끌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갈등 끝에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최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을 연일 압박하며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들고 있다. 당초 화해의 손을 내민 듯하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도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준석 신당’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차기 대선 잠룡의 한 명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 장관과 이 전 대표는 최근 여권의 젊은 정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아닌, 당장 내년 총선부터 ‘정치인 한동훈’을 소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잖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11월 28~29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장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1.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고 답한 유권자는 38.6%, 잘 모르겠다는 답은 10.0%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히면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찬성하는 비율은 81.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장래 대통령감 한동훈’ 응답률 13%로 2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1월 7~9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3%가 한 장관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21%)에 이은 2위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상 각 4%), 이 전 대표(3%)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준석 신당’의 파급력도 상당해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11월 19~20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호남에서 38%, 대구·경북에선 31%에 달했다. 앞선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시 지지율은 14.9%로 집계됐다.

    한 장관과 이 전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기존 ‘꼰대’ 이미지를 탈피할 ‘젊은 보수’ 혹은 좋은 학벌과 커리어, 언변을 갖춘 ‘강남 우파’로서 소구력을 발휘한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서 강남은 지리적 의미뿐 아니라 전문직 중산층이 매력을 느낄 만한 여러 정치적 자본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른바 ‘강북 우파’ 이미지가 강한데, 기존 ‘안보 보수’나 ‘시장 보수’ 같은 어젠다를 던진다는 점에서 그렇다”면서 “반면 한 장관의 경우 이민청 신설로 대변되는 다문화 가치를 보여준 바 있고, 이 전 대표는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지는 젠더 이슈 등을 선점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이준석 연대, 여권의 총선 필승 카드”

    내년 총선 차출론이 힘을 얻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신당 창당’ 행보로 존재감을 키우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여당의 필승 카드’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동훈-이준석 연대론’을 거론한 주인공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하 의원은 11월 21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장관과 이 전 대표는 서로 보완재”라면서 “두 사람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위기에 봉착한 여당이 반전 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전통 지지층과 2030 남성 지지 확보에 기여
    하 의원이 내비친 연대론 근거는 “이 전 대표는 2030세대 남성 사이에서 지지세가 강하고, 한 장관은 남성보다 2030세대 여성과 기존 전통 보수층의 지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너지 효과가 현실화된다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이 개혁적 방향으로 가면 동지가 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한동훈은 윤석열 키즈고, 나는 박근혜 키즈지만 이를 넘어섰다. 한 장관도 윤석열 키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차출될 경우 그 역할에 대해 하 의원은 앞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구를 선택한다면 그 지역에 ‘올인’해야 하고, 전국적 지원 선거를 나가려면 비례(대표)를 달아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다”면서 “선대위원장을 하면서 비례(대표)를 조금 후순위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시기를 놓고는 “다음 달(12월) 정도에는 나와 빨리 데뷔하는 게 좋다”고 짚었다. 한편 하 의원은 서울 종로 험지 출마를 선언한 이후 ‘한동훈-이준석 연대 총선 필승 카드’에 대해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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