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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 더 이야기하고파

그림책 ‘마음의 집’ 김희경 작가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입력
2011-03-07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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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 더 이야기하고파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 더 이야기하고파
2월 23일 한국 아동출판계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림책 ‘마음의 집’의 작가 김희경 씨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것. 라가치상은 동화작가들 사이에서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으로 통한다. ‘마음의 집’은 김씨가 글을 쓰고, 폴란드 그림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씨가 그림을 그린 책이다. 3월 3일 만난 김씨는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마음의 집’은 어린이가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마음’의 특성을 ‘집’의 특성에 비유한 발상이 신선하다. 사람마다 사는 집이 다르듯 마음도 다르다. 마음이 우울해지면 집 속의 계단이 10개에서 1000개로 늘어난다. 심사위원들은 이 책을 두고 ‘한 편의 우아한 시다’ ‘독창적인 시각으로 가득 차 있다’라는 호평을 남겼다. 그는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게 됐을까.

“우리나라는 물론 여러 나라에서 마음에 대해 ‘열다’ ‘닫다’라는 표현을 써요. 누구나 은연중에 마음을 방으로 인식하고 문이 달렸다고 여기는 거죠. 어느 날 ‘마음이 무너진다’라는 표현을 곱씹다 보니 벽돌집이 떠올랐어요. 마음이 집이라면 방도, 계단도, 창문도 있겠다 싶었죠.”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씨는 원래 다른 이와 공동작업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김씨가 쓴 ‘마음의 집’ 원고를 읽고는 “당신 책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바람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고.

‘마음의 집’은 김씨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그는 2009년에 그림책 ‘지도는 언제나 말을 해’를 출간했다. 2005년부터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어린이 미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평소 유난히 어린이를 좋아해요. 주위에서 제게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하는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미술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작품 감상하는 법을 소개하다 보니, 아이의 시각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책을 쓰는 데도 도움이 됐어요.”

김씨는 시각장애 어린이를 위한 ‘점자 촉각 그림책’ 기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눈앞에 있지만 잘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예를 들어 늘 보지만 사실은 자세히 보지 못하는 ‘타인’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주간동아 777호 (p87~87)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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