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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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처음 만나는 날 무엇을 해줘야 할까요?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첫 한 달이 반려견과 평생 좌우… 어릴 때 좋은 습관 만들어줘야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3-06-0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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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반려견을 만나고 첫 한 달이 반려견과 함께할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려견과 보호자가 초기에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이 시기에 반려견이 집 안 규칙을 몸에 익히고 좋은 습관을 들이면 보호자와 서로 신뢰가 쌓여 즐겁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보호자가 초기에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향후 반려견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GETTYIMAGES]

    반려견과 보호자가 초기에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향후 반려견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GETTYIMAGES]

    # 낯선 환경에 불안해할 반려견 배려하기

    반려견을 처음 만나는 보호자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는 생각에 무척 들뜨고 설렐 것입니다. 아마 현관문을 활짝 열고 반려견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겠죠. 이때 반려견 주위를 온 가족이 둘러싼 채 저마다 귀엽다, 예쁘다 등 한 마디씩 건넬 것입니다. 반려견의 몸 여기저기를 쓰다듬을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모든 게 낯설기만 할 반려견은 이런 상황에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A: 야호, 나도 가족이 생겼어. 신난다!
    B: 멍멍, 멍멍!(짖거나 꼬리를 내림)

    A 같은 반응일 거라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지만 실제론 B 같은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을 접할 때 반려견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어미, 형제자매와 떨어져 혼자가 됐다는 점도 두려움을 더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는 갑자기 달라진 환경 때문에 당황하는 반려견을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맨 처음 집에 들어갈 때는 반려견이 놀라지 않도록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큰소리를 내거나 우르르 모여들기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반려견을 맞이해야 합니다.

    집으로 들어온 뒤에는 천천히 집 안 구경을 시켜줘야 합니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돌아다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바닥에 반려견을 내려놓고 스스로 둘러볼 수 있게끔 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먼저 기르던 반려견이 있다면 새로운 반려견이 올 때 함께 현관 앞에서 맞이하기를 권합니다. 억지로 몸을 가까이하게 하지 말고, 새 반려견이 들어가 있는 이동가방 혹은 크레이트(이동장) 문을 살짝 열어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 반려견 모두 스트레스를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기르던 반려견이 새 반려견을 만나보지 못한 상황에서 주위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면 공격적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서로 냄새를 맡도록 탐색 시간을 제공하는 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불안을 많이 느끼는 반려견은 방석형보다 동굴형 집이 적합할 수 있다. [초코펫 캡처]

    불안을 많이 느끼는 반려견은 방석형보다 동굴형 집이 적합할 수 있다. [초코펫 캡처]

    # 안정감 있는 전용 공간 마련해두기

    반려견 전용 공간은 되도록이면 조용하고 구석진 곳에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반려견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은 보호자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는데, 반려견이 불안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라면 방석형보다 사방이 막힌 동굴형이 낫습니다. 반려견이 전에 살던 곳에서 사용하던 이불, 담요 등을 집에 미리 넣어두면 익숙한 냄새가 나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전용 공간에 장난감을 넣어두면 반려견의 긴장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탄성이 있는 고무 소재 장난감이나 봉제인형 등을 입으로 씹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식을 넣을 수 있는 장난감에 치약처럼 짜 먹는 영양제나 습식 사료 등을 적당량 넣어주는 것도 추천합니다.

    반려견이 아직 어려서 공간 분별력이 떨어진다면 반려견 전용 공간 앞에 울타리를 설치하기를 권합니다. 어린 반려견은 자신의 공간과 화장실을 구별하지 못해 배변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어떤 물건을 가지고 놀아야 되는지를 몰라 전선 등을 물어뜯다가 다칠 위험도 있습니다. 어린아이를 키울 때 위험한 물건을 멀리 치워놓는 것처럼, 반려견에게도 비슷한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울타리를 설치한 뒤에는 반려견에게 문을 통해 울타리를 빠져나오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보호자가 반려견을 울타리 위쪽으로 안아서 꺼내다 보면 반려견은 울타리를 뛰어넘는 행위를 배우게 됩니다. 그럼 반려견은 보호자가 한눈을 파는 사이 탈출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반려견이 울타리 위로 뛰어넘는 법을 배우지 않도록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여 울타리를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 사회화 교육이 필요한지 살피기

    만약 집으로 데려온 반려견이 불가피하게 어미와 일찍 떨어졌다면 사회화 교육이 안 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보통 어릴 때 어미, 형제자매와 뒹굴고 뛰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질서, 예절 등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려견이 사람 혹은 다른 강아지에 공격성을 드러내고, 혼자 있을 때 울부짖는 등 문제행동을 한다면 “크면서 괜찮아지겠지”하며 방치하지 말고 어릴 때부터 적절히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사회화 시기는 생후 3주에서 12~16주(3~4개월) 사이입니다. 이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반려견의 성격과 행동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외부와 격리되거나, 사람 또는 다른 강아지와 접촉이 전혀 없다면 혹은 지나치게 접촉이 많다면 겁 많은 강아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이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일반 반려견 수준 이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을 처음 기르는 보호자라면 사회화 교육을 맡아줄 ‘퍼피스쿨’을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퍼피스쿨은 어미, 형제자매와 일찍 떨어져 생활하는 반려견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일종의 강아지 학교입니다. 동물병원, 애견 카페 및 유치원, 반려견 훈련소 등에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니 상담 받아보기를 추천합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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