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족이 늘면서 의류가 가장 수익성 있는 인터넷쇼핑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신세대 알뜰주부는 ‘발품’이 아니라 ‘마우스품’을 판다. 할인매장에서 몸싸움을 하며 길게 줄을 서는 대신 인터넷쇼핑몰에서 ‘선착순 등록’ 배너를 클릭한다. 연중 각종 할인행사와 경품이 쏟아지는 인터넷쇼핑몰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그렇다면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비전 있는 인터넷쇼핑몰 아이템은 무엇일까? 지난해까지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가전제품이 가장 잘 나간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쇼핑몰=가전제품 쇼핑몰’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직접 입어보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의류가 가장 수익성 있는 인터넷쇼핑몰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다.
부대비용 거의 없어 높은 마진
여론조사기관인 테일러 넬슨 소프레스(TNS)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쇼핑족들은 의류(25%) 화장품(21%) 가전제품(20%) 책(17%) 순으로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로마켓(www.zeromarket.com)이 자사 쇼핑몰 이용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의류가 많이 구매하는 품목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의류를 주로 구입한다”고 답했고, 화장품(8%) 생활용품(7%) 컴퓨터(4%)가 뒤를 이었다. 통계청이 2001년 11월과 2002년 11월을 비교 조사한 통계에서도 의류 패션 부문 거래액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의류는 2001년 대비 144.7%가 증가한 반면 전체 평균은 71.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인터넷 옷장사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마진이다. 덤핑으로 인해 마진이 1~2%대에 불과한 가전제품보다는 30~40%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의류가 사업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또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액 기준이 올해부터 매출 규모에서 수수료 규모로 바뀌면서 매출 부분에서 고가제품의 강점도 사라졌다. 지난해까지는 원가 98만원짜리 가전제품과 10만원짜리 의류를 각각 100만원과 20만원에 판매했다면 매출액은 가전제품이 100만원, 의류가 20만원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매출액이 각각 가전제품 2만원, 의류 10만원으로 계산된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순이익뿐만 아니라 기업평가와 직결되는 매출액에서도 의류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언론사닷컴, 케이블방송국, 비(非)의류업체, 오프라인 의류업체 등이 경쟁적으로 인터넷패션몰을 설립하고 있으며 소호몰 운영자들도 빠르게 의류판매업으로 갈아타고 있다. 대형 인터넷쇼핑몰 업체들도 의류를 웹 사이트 상단에 전진 배치하는 등 ‘옷장사’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LG이숍(www.lgeshop.com)과 CJ몰(www.cjmall.com)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롯데닷컴(www.lotte.com)과 한솔CS클럽(www. CSclub.com) 등은 유명 해외브랜드의 직수입을 검토중이다. SK디투디(www.skdtod.com) 관계자는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터넷패션몰로 몰리고 있다”며 “의류 관련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앞으로 더욱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각적인 홈페이지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인터넷패션몰.
인터넷패션몰은 옷을 사러 다니는 ‘사입자’와 옷을 카메라로 찍어 사이트에 올리는 MD, 그리고 사무직, 배송팀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꼭 종업원을 둘 필요는 없다. 혼자서 사입·MD·사무·배송·일을 모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daum) 장터에서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쇼핑포미(www.shopping4me.net) 한범숙 사장(31)은 “창업 초기 동대문 상인들과 안면을 트는 게 힘들었지만 패션에 대한 감각만 있다면 누구나 혼자 힘만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호몰 운영자도 잇따라 창업
마케팅 기법도 다양해져 옷을 직접 입혀볼 수 있는 ‘아바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