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95)가 1월 1일 은퇴를 선언했다. 뉴시스
지금도 하루에 콜라 5잔을 마신다는 버핏은 코카콜라와 인연이 깊다. 6세 시절 6병 콜라 팩을 25센트에 사 병당 5센트에 파는 사업 수완을 보여준 일화도 전해진다. 버크셔는 1988년 13억 달러에 코카콜라 지분 9%를 인수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279억6400만 달러(약 40조5700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단순 계산으로도 2000% 넘는 수익률이다.
버크셔가 코카콜라 최대주주가 된 것은 단순히 버핏의 ‘최애 음료’를 만드는 회사라서가 아니다. 버핏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모두가 아는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코카콜라는 그 기준에 부합한다. 또 코카콜라는 63년간 배당을 늘려온 대표적인 배당주이기도 하다. 버핏은 배당받은 돈으로 재투자하는 복리의 힘을 신뢰한다.
좋은 기업, 쌀 때 사서 장기 보유
코카콜라가 버핏의 투자 철학을 상징하는 기업이라면, 워싱턴포스트는 그에게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안겨준 기업이다. 버핏은 워싱턴포스트사 주식을 1973년부터 사 모으기 시작해 41년간 보유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2013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이듬해 버핏은 지분 전체를 넘기며 11억 달러를 받았다. 그가 워싱턴포스트에 투자한 금액은 총 1100만 달러(약 160억 원)로 수익률은 무려 9900%다.버핏은 주주와의 대화에서 워싱턴포스트 투자 이유에 대해 정직하고 능력 있는 경영진과 사회적책임이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전 회장이던 캐서린 그레이엄의 오랜 친구였고, 그의 아들 돈 그레이엄에게 직접 경영 수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투자는 신뢰에만 기반하지 않는다. 버핏은 1973년 당시 시가총액 8000만 달러인 워싱턴포스트가 실제로는 4억~5억 달러 수준이라고 판단했으며 “좋은 주식을 싸게 산다”는 원칙이 작동해 이때 매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버핏의 애플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아이폰으로 궤도에 오른 애플을 기술 기업이 아닌, 필수 소비재 생산 기업으로 봤다. 2016년 애플 주식 매입을 시작해 총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투자했다. 두 차례 분할을 반영하면 당시 주당 40달러 수준에 애플 주식을 매수한 셈이다. 현재 애플 주가는 260달러로 6.5배 상승했다. 수익률 자체로는 앞선 기업들에 비견하기 어렵지만 투자 규모 면에서는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선택이다. 2023~2024년 갖고 있던 애플 주식을 절반 가까이 매도해 수익을 실현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1200억 달러(약 174조 원) 넘는 수익이 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구글 파이낸스
버핏의 마지막 선택, 어떻게 기록될까
투자계 전설이라고 항상 옳은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1993년 신발업체 덱스터슈를 버크셔클래스A 2만5203주(1.6%)를 주고 인수한다. 당시 덱스터슈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산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국 등이 저렴한 노동력으로 값싼 가격의 신발을 대량생산하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2001년 결국 덱스터슈는 공장 가동을 멈춘다. 현금이 아닌 주식 지분으로 파산할 기업을 인수한 대가는 천문학적이다. 버크셔클래스A 주가 상승을 감안하면 당시 4억3300만 달러였던 인수 가격은 190억2322만 달러로 증가한다. 사실상 27조5000억 원에 달하는 돈이 공중분해된 셈이다.버핏이 애플을 테크기업이 아닌 소비재 생산 기업으로 인식했듯이, 그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런데 버핏은 2011년 IBM 주식 6390만 주를 매수해 지분 5.4%를 확보했다. IT 서비스 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기댄 결정이었다. 하지만 IBM 주가는 2016년까지 120달러 수준으로 하락해 매수 평균가인 1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결국 2018년에는 가진 IBM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애플로 갈아탔다. 최근 IBM 주가가 300달러를 넘기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버핏에게는 더욱 뼈아픈 실패로 남는다.
버핏은 IBM 투자 실패를 인정한 2017년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구글과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수년 전 구글을 사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베이조스의 탁월함을 과소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버핏이 당시에라도 두 기업 주식을 매수했다면 어땠을까. 지난해 말 구글과 아마존 주가는 2017년 5월과 비교해 각각 6.4배, 5배 상승했다. 결국 버핏은 마지막 투자 기업으로 구글을 택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알파벳 주식 1784만 주를 사들였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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