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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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MS, AI 설비투자 3분기에 또 늘렸다

3사 3분기 실적, 컨센서스 웃돌아…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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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5-10-3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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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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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파벳(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월 30일 새벽 올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연간 AI 설비투자 규모를 상향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설비투자 규모를 올려 잡았는데, 이번에 그 액수를 한 차례 더 끌어올린 것이다.

    구글, 분기 매출 1000억 달러 돌파

    알파벳과 메타, MS는 3분기 가파른 AI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모두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표 참조). 알파벳의 경우 분기 매출이 ‘사상 첫 1000억 달러(약 142조3000억 원)’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023억5000만 달러(약 146조9000억 원)다. 주당순이익(EPS)은 35% 늘어난 2.87달러였다. 실적 개선의 주된 동력은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다. 이 부문 매출은 152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급등했다. 특히 주문을 받고 아직 공급하지 못한 수주잔고(백로그)가 1550억 달러(약 220조6000억 원)에 달해 향후 성장 가능성 또한 높다. 그 밖에 핵심 사업 분야인 검색, 광고, 구독 등에도 ‘풀스택 AI 전략’으로 AI 기능을 적극 도입해 호실적을 이끌었다.

    메타는 3분기 매출(512억4000만 달러·약 73조 원)이 500억 달러를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AI 기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주력 사업 분야인 광고에서 AI 광고 추천, 타기팅 개선 등으로 효율이 향상돼 매출(500억 달러)이 상승했다. 다만 메타 3분기 실적에는 일회성 세금 비용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법(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시행으로 이연법인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일회성 비현금 법인세 159억3000만 달러(약 22조7000억 원)가 발생했다. 이에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감소한 1.05달러로 집계됐다. 세금 비용을 제외한 조정 EPS는 7.25달러다.

    MS는 3분기(MS는 회계연도 2026년 1분기로 표기) 매출 776억7000만 달러(약 110조5000억 원), EPS 3.7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13% 성장했다.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 관계에 있는 애저 매출이 40% 급증했다. 애저가 속한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28% 증가한 309억 달러(약 43조9000억 원)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엑셀, 파워포인트 등)를 포함하는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또한 AI 기능 적용에 매출(330억 달러·약 46조9000억 원)이 17% 늘었다. 그러나 MS 3분기 실적에는 오픈AI 지분투자로 인한 순이익 감소분(31억 달러·약 4조4000억 원)이 반영됐다. 이를 뺀 조정 EPS는 4.13달러다.

    “AGI 기술력 격차로 주가 갈린 것”

    3분기 알파벳과 메타, MS는 시장 예상보다 많은 AI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한편, 연간 설비투자 규모도 상향했다. 알파벳은 3분기 239억5000만 달러(약 34조2000억 원), 메타는 193억7000만 달러(약 27조6000억 원) 투자에 나섰다. MS는 349억 달러(약 50조 원)로, 예상치를 웃도는 공격적인 지출에 시장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연간 설비투자액의 경우 알파벳은 기존(2분기 실적 발표 기준) 850억 달러에서 910억~930억 달러로, 메타는 기존 660억~720억 달러에서 700억~72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MS는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자본적 지출(CAPEX)은 분기마다 증가할 테고 내년 증가율은 올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알파벳 주가는 오르고 메타, MS 주가는 내렸다”며 “(주가가 내린 이유로) 설비투자액이 너무 커서, 각종 악재 요인 때문에 등 많은 얘기가 나오지만 본질적으로는 각 기업이 설비투자 대비 범용인공지능(AGI) 기술력을 얼마나 갖췄느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구글 제미나이는 오픈AI와 2강 구도이긴 하지만 그동안 퍼포먼스가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 토큰 수(분당 70억 개 처리)가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면서 “이에 반해 메타와 MS는 자체 모델 라마, 코파일럿이 눈에 띄는 성능 개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MS는 근래 오픈AI가 독자 행보를 보이면서 기존 협력 관계에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AI 기술력과 별개로 빅테크가 설비투자 규모를 상향한 것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용량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10월 30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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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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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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