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가까이 하락세를 나타내던 이차전지주가 최근 강한 반등을 기록했다. GettyImages
이차전지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보인 반응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 등으로 2년 가까이 내리막길을 걷던 이차전지주가 최근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7월(1~29일 기준) 수익률 상위 상장지수펀드(ETF) 목록에는 이차전지 관련 상품이 대거 포진했다.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차전지 6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수익률 상위 ETF 10위권에는 이차전지 관련 상품이 6개 포함됐다(표 참조). 전체 1위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37.38%), 2위는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33.75%)였다. 모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POSCO홀딩스, 삼성SDI, 에코프로 등 대표 이차전지 종목들로 구성된 레버리지(2배 추종) 상품이다. 리튬 채굴·정제 관련 종목이 들어 있는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은 29.77%, 양극재·배터리셀 종목을 포함하는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는 21.56% 수익률로 각각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SOL 2차전지소부장Fn’(20.18%·6위),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19.83%·7위)이 그 뒤를 이었다.이차전지주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 전환한 배경에는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이 있다. 지난해 중국 대형 리튬 업체들이 감산을 발표한 뒤 올해 6월부터 리튬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리튬 공급망을 구축한 국내 이차전지 소재주는 향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여기에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421만4000대)가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기차 캐즘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밖에 중국산 흑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예비 결정, 국내 증시 랠리 등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LG엔솔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성과가 호재로 작용했다. LG엔솔은 7월 30일 북미 지역에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고 규모(약 6조 원)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ESS용 LFP 배터리라 보고, 계약 상대를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LG엔솔, 6조 원대 ESS 수주 잭팟
이와 관련해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삼원계에서 LFP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미국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해온 LG엔솔의 전략이 최근 들어 결실을 맺는 모습”이라며 “내년 미시간주 랜싱 단독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등 ESS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수익성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은 그간 전기차 수요 부진을 타개하고자 미국 ESS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은 중국 기업 점유율이 90%에 달하지만 대중(對中) 관세 등 영향으로 한국 기업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LG엔솔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미국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고도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증권가에서는 LG엔솔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42만 원에서 53만 원으로 올려 잡으면서 “LG엔솔 ESS 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AMPC 포함 시 2026년 21%, 2027년 24%로 추정된다”며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부진을 가정해도 ESS 관련 실적으로 전사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이 가능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LG엔솔의 ESS용 배터리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해 2026년부터는 연간 15GWh 이상의 현지 ESS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9월 미국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폐지를 고려해 전기차 배터리 부문 성장이 없다는 점을 가정해도 가파른 이익 증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는 33만6000원에서 45만 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주 전체가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세액공제 폐지로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한편, 리튬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가격 인하에 따른 수요 확대, 중국 리튬 업체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기 전까지 리튬 가격의 구조적 성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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