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6

2023.09.08

HBM ‘턴키 생산체제’로 반격 나선 삼성전자

HBM3 엔비디아 공급 소식에 ‘9만전자’ 기대감 솔솔… 투자심리 위축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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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9-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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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3 샘플을 보내 최근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독점 양산 중인 HBM3 시장에 삼성전자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HBM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두 기업 간 출혈 경쟁이 아닌, 동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HBM3를 양산한다는 소식에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HBM3를 양산한다는 소식에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내년 HBM 시장점유율 47% 이상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B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4600억 원)에서 2027년 51억7700만 달러(약 6조9000억 원)로 연평균 36% 넘게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에서 HMB3 점유율이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별 HBM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5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40%로 2위, 마이크론이 10%로 3위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HBM3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하면 두 기업 간 격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내년 HBM 시장점유율을 47~49%로 내다봤다.

    2021년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4세대 HBM3를 개발한 뒤 지난해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최근 AI 열풍으로 엔비디아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하자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멈추지 않고 8월 21일에는 5세대 HBM3E 개발을 완료했으며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투자를 이어가지 않다가 올해 들어 HBM3 수요가 폭증하자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7월에는 이례적으로 D램개발실장을 황상준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3 양산에 이어 5세대 HBM인 HBM3P도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차별되는 점은 HBM 설계·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턴키(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갖췄다는 것이다. 김동권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턴키 생산체제는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HBM 시장에서 고객사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신규 고객사 확대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HBM 전 공정의 턴키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 AMD를 HBM3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동시에 HBM 5세대 제품인 HBM3P 샘플을 4분기 엔비디아와 AMD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삼성전자의 HBM3 공급점유율은 엔비디아 35%, AMD 85%로 전망되고 HBM3 고객사가 최대 10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가 “‘9만전자’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HBM 시장 확대로 ‘9만전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8월 한 달간 7만 원 아래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가 9월 1일 HBM3 엔비디아 공급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6% 넘게 뛰어 ‘7만전자’로 올라서기도 했다(그래프 참조).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양이 확정되지 않아 경계 중이지만, 공급 규모나 양산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HBM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7조1000억 원에서 8조4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9만 원을 유지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 주가가 HBM3 엔비디아 공급 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7만전자’에 안착했다”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도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이사는 “과거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을 주도한 시기를 살펴보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승분이 S&P500 지수 상승분을 초과하면서 전문가들이 영업이익을 본격적으로 상향 조정할 때였다”며 “이럴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해 시장 주도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가 추세적 상승으로 확산되긴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종전 HBM 주도주였던 SK하이닉스와의 단기 로테이션 트레이딩 성격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개월 수익률 격차가 8월 중 30%p를 넘어서면서 SK하이닉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중국 실물경기 장기 부진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반도체 수출 물량·단가 부진 또한 반도체 대표주의 실적 개선 전망과는 크게 배치된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시장 전반에 걸쳐 추세적 상승세로 확산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HBM이란

    삼성전자의 4세대 HBM3 아이스볼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4세대 HBM3 아이스볼트. [삼성전자 제공]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은 D램 칩을 고층 빌딩처럼 수직으로 쌓아 실리콘관통전극(TSV)을 통해 비메모리 칩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메모리 반도체다. HBM은 ‘인터포저’라는 초고속 인터커넥트로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연결돼 기존 메모리 반도체보다 연산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비가 적어 인공지능(AI) 서버에 주로 쓰인다. 2008년 AMD의 제안으로 처음 개발된 HBM은 용량과 처리 속도에 따라 1세대 HBM, 2세대 HBM2, 3세대 HBM2E, 4세대 HBM3로 구분한다. 현재 4세대 HBM3는 SK하이닉스가 독점 양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하반기 안에 양산할 전망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를 개발했다. 5세대 HBM3E는 4세대보다 용량은 70% 늘었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인 4세대 HBM3 아이스볼트는 16GB(기가바이트) D램을 최대 12개 적층해 10nm 공정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HBM3 아이스볼트의 데이터 전송률은 초당 6.4GB, 대역폭은 초당 819G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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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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