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바위 전망대에서 다도해를 굽어보는 등산객.
섬 산행은 등산코스가 아무리 험준하거나 길어도 별로 지루하지 않다. 어디에서든 눈길만 돌리면 상쾌한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섬 산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것에 매료되면 아무리 멀고 외딴섬이라도 천 리 길 다리품이 아깝지 않다. 금오도가 바로 그런 섬이다.
금오동 산행에서 핵심은 11km의 대부산 종주코스다. 송유리의 함구미마을을 출발해 대부산, 문바위, 칼이봉, 느진목, 옥녀봉, 검바위를 거쳐 면 소재지인 우학리로 하산하는 이 코스는 완주하는 데 5시간 내외가 걸린다. 섬 산행치고는 거리와 소요시간이 만만치 않다. 종주코스가 부담스럽다면 함구미마을에서 대부산, 문바위를 거쳐 여천마을로 내려오는 5.7km의 간이코스를 선택해도 괜찮다. 함구미마을에서 시작하는 비렁길도 8.5km의 풀코스와 5km의 짧은 코스가 있다.
대부산의 산행 기점인 함구미마을부터 팔각전망대까지는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 꾸준히 계속된다. 하지만 숨은 가빠도 마음만은 가볍다. 돌담길, 대숲길, 억새밭길, 너덜길, 서어나무 숲길이 번갈아 나오면서 다채로운 풍정을 안겨주는 덕분이다. 대부산은 특히 숲이 좋다. 그런데 수종은 의외로 단조로워 서어나무 일색이다.
1 함구미마을에서 팔각전망대로 오르는 등산로변의 조릿대숲과 돌담. 2 호수 같은 바다를 품은 금오도의 면 소재지 마을.
여남식당에서 나오는 해물정식.
멀리 금오도까지 왔는데 산행만 즐기고 돌아가기엔 너무 아쉽다. 원래 금오도는 훌륭한 바다낚시 포인트가 많기로 유명하다. 해안이 대부분 깎아지른 암벽으로 이루어진 데다, 해식동굴이 많고 수심이 깊어 감성돔, 벵에돔, 농어 같은 고급 어종이 많이 서식한다. 특히 금오도 주변의 바다는 여수 연안을 오르내리는 감성돔이 반드시 거치는 길목이자 산란장이어서 대물을 노리는 ‘꾼’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질 않는다.
여/행/정/보
●숙박
면 소재지인 우학리에 명가모텔(061-665-9520)이 있다. 돋음볕펜션(061-665-4599), 안골민박(061-665-9690), 여남식당(061-665-9546), 중앙식당(061-665-1212), 상록식당(061-665-9506) 등에서도 숙박이 가능하다.
●맛집
우학리의 여남식당(061-665-9546)은 해물정식, 생선회, 매운탕, 아구찜, 낙지볶음 같은 해물요리를 잘하는 집이다. 특히 금오도 주변의 청정해역에서 채취하거나 잡은 굴, 참꼬막, 고동, 가오리, 장대, 꼴뚜기, 학꽁치, 노래미 같은 해산물로 만든 푸짐한 해물정식이 인기다. 이 밖에도 중앙식당(061-665-1212), 상록식당(061-665-9506) 등의 음식점이 있다.
교/통/정/보
●여수↔금오도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한림해운(061-666-8092, www.hanlimhaewoon.co.kr)의 금오고속페리호가 하루 2회 금오도 여천항으로 향하며 1시간 정도 걸린다. 화신해운(061-665-0011, www.hshaeun.com)의 한려페리호는 하루 3회 비렁길의 출발지인 금오도 함구미마을로 향하며,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하계와 동계의 운행 시간표가 다르므로 반드시 홈페이지를 참고해야 한다. 여수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신기항에 가면 한림해운의 한림페리7호가 하루 7회 금오도로 출항한다. 설날과 추석 연휴, 피서철에는 예비선 1척이 수시로 운항하므로 홈페이지 및 전화로 운항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25분 정도 소요된다.
●섬 내 교통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 그리고 어디에서든 부르면 달려오는 9인승 택시와 25인승 버스(061-666-265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