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인조 보이그룹 롱샷(LNGSHOT)이 1월 13일 열린 데뷔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그런 기대로 롱샷 데뷔를 바라보면 꽤 기분 좋은 방황을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K팝 아이돌이라기에는 좀 거친 스타일이지만 외모가 매력적인 것까지는 예상대로다. 하지만 특정 장르 음악을 표방할 때 곧잘 떠올리게 되는 ‘센 느낌’은 그다지 없다. 멤버들도 공격적이거나 거만한 목소리로 실력과 취향을 으스대지 않는다. 타이틀곡 ‘문워킨(Moonwalkin’)’은 멜로디와 싱잉랩을 통해 멤버 4명 중 3명이 서로 다른 색채의 미성을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루이의 중성적인 보컬이 곡의 질감을 결정짓는다. 말하자면 “K팝 팬 여러분, 저희는 잘생겼지만 힙합입니다” 같은 강변을 하지 않는다. 선공 개곡 ‘소신(Saucin’)’ 뮤직비디오가 답답하고 꽉 막힌 K팝 산업의 벽을 부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말이다.
‘박재범 보이그룹’다운 매력
과거 아이돌은 힙합 할 ‘자격’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K팝이 본격적으로 힙합을 표방해도 무리 없이 받아들여진다. 그러니 롱샷이 “저희는 진짜로 좀 힙합이라서…” 같은 표정을 지어도 효과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도 과거 기준들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창작 능력, 랩 실력, 공격적인 발성과 가사, 언더 힙합 경력, 사연, 배고픔 같은 것들 말이다. 그보다 롱샷은 힙합/R&B 문화에 푹 절여진 소년들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데뷔 미니앨범 전체에 흐르는 어둑하고 축축한 무드는 K팝 용광로에서 변형된 힙합으로도, ‘정통 힙합’ 지향으로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힙합 하는 사람이 잘 만든 힙합 트랙들 같다. 다만 K팝 보이그룹의 기획에 따라 조율된.롱샷은 힙합 비트나 작법 등 구체적 요소를 인지하고 차용했다기보다 느낌으로 다가오는 힙합의 ‘멋’을 뽑아낸 음악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것이 설득력 있다. 뮤직비디오도 K팝에서 1000만 번쯤 본 장면들과 꽤나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교차하면서 아주 매끄럽게 잘 흘러간다. 힙합인지 아이돌인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일단 감상하면 되는데, 감상하다 보면 ‘다른 맛’이 느껴진다. 그건 ‘박재범 보이그룹’다운 것일까. 박재범이 무엇보다 앞서서 ‘멋’으로 힙합을 설득해버린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것도 같다. 그런 멋으로 롱샷이 K팝을 설득하게 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