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반려동물이 ‘이 음식’을 먹어도 될까, ‘이런 행동’을 좋아할까. 궁금증에 대한 검색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황윤태 수의사가 진료실에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반려동물에 관한 사소하지만 실용적인 팁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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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산책은 반려견의 뒷다리 근육, 그중에서도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둔근(엉덩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소형견의 경우 선천적으로 고관절에 이상이 있어 퇴행성 변화가 빨리 나타나는 ‘고관절 이형성증’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고관절 탈구, 대퇴골두(허벅지뼈머리) 무혈성 괴사증(LCPD) 등이 생기는 경우도 적잖다. 이런 질환을 가진 반려견은 고관절 통증 탓에 뒷다리를 덜 사용하게 되고, 그 결과 뒷다리 근육이 점차 위축된다.
일상적인 산책을 재활치료로
치료 방법으로 대퇴골두 제거술이 널리 쓰이는데, 이미 근육 위축이 진행된 상황에서 수술을 하면 재활 과정이 길어져 수술 후에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때 오르막 산책을 하면 좋다. 뒷다리 근육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평지 보행보다 뒷다리를 더 길게 뒤로 뻗게 돼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도 효과적이다.다만 수술 직후에는 급성 염증으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이 시기엔 약물치료와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우선해야 한다. 이후 수의사와 상담을 거쳐 오르막 보행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경사도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한 만큼 완만한 오르막에서 시작해 점차 경사도를 높일 것을 권한다.
내리막길 산책은 앞다리 근육, 특히 삼두근 강화에 도움이 된다.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으려고 앞다리에 더 많은 힘을 주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근육이 신장성 수축(근육이 늘어나면서도 힘을 쓰는 상태)을 하기 때문이다. 이 운동의 장점은 적은 에너지로도 근육 크기와 근력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관절 주변 인대와 힘줄을 탄력 있게 만들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다만 내리막 보행 시엔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이루는 각도가 평지보다 가팔라지면서 전방 십자인대에 부담이 커진다. 이 부위가 약하거나 완전 단열(파열)로 수술받은 이력이 있는 반려견이라면 가파른 내리막길 산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풀밭을 걸을 때 반려견은 발등에 닿는 풀의 촉감을 피하려고 다리를 평소보다 높이 들어 올린다. 이런 무의식적인 움직임은 네 다리 관절의 가동 범위를 자연스레 넓힌다. 또한 풀밭 지면은 비교적 부드러워 보행 시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하는 이점도 있다.
최근 애견 카페에 야외 운동장을 조성해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곳이 늘어났는데, 한여름 인조잔디는 표면이 매우 뜨거워 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천연잔디의 경우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진드기에 감염될 수 있으니 산책 후 반려견 발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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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과 모랫길이 주는 숨은 운동 효과
해변 모래나 겨울철 눈길은 지면이 불안정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만큼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모래나 눈 위를 걸을 땐 다리를 더 높이 들게 되는데, 이 역시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딱딱한 아스팔트보다 충격을 잘 흡수하고 관절 주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질환)이 있는 반려견에겐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 여름철 뜨거운 모래는 화상을 유발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모래 위를 빠르게 뛰어다닌 중·대형견은 발바닥 피부가 갈라지는 경우가 잦다. 해변 산책을 할 땐 물에 젖은 모래 위를 걷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정형외과 수술 후 플레이트(고정판)나 나사 같은 금속 이식물을 부착한 반려견은 눈 위를 걸을 때 냉감으로 통증 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제설제가 섞인 눈 때문에 발바닥 피부 질환이 악화되거나, 이를 섭취해 소화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가능하면 눈길 산책은 피하자.
관절염이나 슬개골 탈구가 있는 반려견은 운동을 시키지 말아야 하나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무리한 운동은 관절염을 악화하지만, 적절한 운동은 근육을 강화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부상 위험을 낮춘다. 물속에서 체중 부하를 줄이며 운동할 수 있는 수영이나 수중 트레드밀, 염증을 완화하는 레이저 치료나 주사치료가 더 효과적이겠지만 이동 거리, 비용, 반려견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자주 하긴 쉽지 않다.
오늘 소개한 산책 코스 활용법을 참고해 일상적인 산책에 작은 변화를 더해보자. 세심하게 고른 산책길은 반려견에게 보호자와 함께하는 즐거운 재활치료가 될 것이다.
황윤태 수의사는…2013년부터 임상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경기 성남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위원을 맡고 있다. 책 ‘반려동물, 사랑하니까 오해할 수 있어요’를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