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고리즘은 자신의 관심사를 가장 잘 반영한다. 1년 전 한 소개팅 프로그램에선 SNS 돋보기 탐색 탭으로 본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10년 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스케치코미디(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일을 재구성해 1~10분 길이의 짧은 에피소드로 꾸민 코미디) 유튜버들은 ‘알고리즘 청소’를 해주는 직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제 알고리즘은 트렌드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이번 주 유행하는 3가지 중 하나라도 내 SNS 피드에서 발견했다면 스스로 유행을 잘 따라가고 있다고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주 Z세대 SNS 피드에 꾸준히 등장한 3가지 유행을 소개한다.
#당신의 SNS를 지배하는 캐릭터
2024년은 캐릭터 해였다. 스누피, 치이카와, 폼폼푸린, 헬로키티 등 예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누린 캐릭터부터 어린이 만화 티니핑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Z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거의 모든 F&B(식음료) 브랜드가 각종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해 Z세대에겐 캐릭터 제품이 이미 친숙하기도 했고,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OST, 티니핑 이름 맞히기 게임 등 Z세대가 즐길 만한 여러 요소도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일본에서 유행한 가챠(캡슐 뽑기 자판기), ‘◯◯깡’(랜덤한 물품을 여러 개 사서 뜯어 보는 행동) 랜덤 굿즈 트렌드도 캐릭터 열풍에 한몫했다.
안경만두 캐릭터. [인스타그램 @49_hhhh 계정 캡처]
최근 피크민과 함께 SNS에 자주 보이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안경만두’다. 만두처럼 생긴 캐릭터가 안경을 쓰고 있다. 4K 해상도가 흔한 요즘, 보기 드물게 480p 느낌을 주는 저화질의 픽셀 아트로 만들어져 Z세대에게 아날로그 감성을 안겨준다. 캐릭터 특유의 표정은 ‘맑은 눈의 광인’과 닮았다. 안경만두가 우리 집 인터폰이나 컴퓨터 바탕화면에 등장하는 등 어딘가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콘텐츠가 특히 인기다. 걸그룹 아이브 멤버 레이를 비롯해 ‘힙한’ Z세대는 이 캐릭터를 활용한 짤을 쓰고 굿즈도 사 모으고 있다. 2025년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묘한 매력의 안경만두는 인스타그램 계정(@49_hhhh)에서 볼 수 있다.
#부모와 함께하는 챌린지
틱톡에서 유행하는 ‘세숫대야 가족’ 챌린지. [틱톡 캡처]
틱톡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각종 챌린지 영상부터 유행하는 디저트 레시피까지 매주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바쁘다. 요즘은 가족과 함께하기 좋은 ‘세숫대야 가족’ 챌린지가 유행이다. 이는 부모가 자식들을 카메라 앞에 주르륵 세워놓고 시작한다. 자식들은 물이 가득 담긴 세숫대야를 각자 앞에 두고 손을 뒤로 모은 채 기다린다. 부모는 가장 말을 안 듣는 자식, 가장 키우기 힘들었던 자식 등 질문을 받고 이에 해당하는 자식의 뒤통수를 밀어 얼굴을 물에 빠뜨린다. 여기까지 설명만 들으면 의아하지만, 실제 영상을 보면 굉장히 유쾌한 분위기다. 이 챌린지는 외국에서 시작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단란한 형제, 자매 가족보다 삼남매 이상의 가정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 아내에게 질문하는 형식,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가 질문하는 형식 등이 있다. 영상을 보면서 다른 가족의 분위기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애 아이돌의 최애
유튜브 채널 ‘픽시드’의 ‘최애의 최애’ 콘텐츠 MC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 수빈. [유튜브 픽시드 채널 캡처]
유튜브 채널 ‘픽시드’가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았다. 바로 ‘최애의 최애’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애’ 아이돌이 각자 최애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누군가 묻지 않아도 끊임없이 말한다는 게 덕후와 오타쿠의 이미지다. 이를 충실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MC는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 ‘수빈’이다.
이 프로그램 게스트로 나온 아이돌 멤버들은 자신의 최애에 대해 쉬지 않고 발표한다. 최애의 종류는 다양하다. 해리포터, 라면, 아이돌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심을 가득 담아 설명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돌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전 ‘오타쿠 발표회’가 유행한 적이 있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PPT까지 제작해 설명하는 콘텐츠였다. 이 발표회가 유행해 프로그램까지 제작된 것처럼, 올 연말 송년회에서 ‘최애의 최애’와 비슷한 콘텐츠를 준비하는 학교나 회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푹 빠진 것에 관해 설명할 때 나오는 열정을 확인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