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운동의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인 대구 한살림 천규석 이사(66·사진)는 ‘쌀과 민주주의’(녹색평론사 펴냄)에서 절규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고 있다. 쌀은 한때 우리에게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으며, 물가의 척도이자 이유식으로 ‘제2의 어머니’ 노릇을 했던 특별한 생명체였다. 쌀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열량을 생산하는 작물로 우리 민중들이 번성하며 살아남게 해준 민중 사회의 기초였다. 그래서 우리 토착문화는 모두 쌀과 쌀농사를 중심으로 펼쳐진 쌀의 문화였다.
그러나 이제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가 줄어들고, 남아도는 쌀은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쌀농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문화도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세시풍속과 농경의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소농경제와 두레의 토대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