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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사는 황재우 씨는 매일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8월부터 집에서 맨몸운동을 시작했다. 황씨는 “집은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좁고 마땅한 운동 장비도 없어 맨몸운동을 찾아보다 죄수운동법을 알게 됐다”며 “자구책으로 선택한 죄수운동법의 매력에 빠져 요즘에는 매일 아침, 저녁에 맨몸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가 이 운동법을 택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헬스장에 자유롭게 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황씨처럼 헬스장을 자주 이용하던 사람은 극한의 공간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일명 ‘죄수운동법’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집이라는 공간에 갇힌 홈트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맨몸운동법이다. ‘죄수운동법’은 미국 폴 웨이드가 미국 교도소에서 19년간 수감 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맨몸운동 방법을 정리해 2017년 출간한 책으로, 현재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건강헬스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맨몸운동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홈트가 유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책 출간 당시에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에서 100만 권 이상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
3년 전 주목받았던 맨몸 트레이닝
죄수운동법의 핵심은 아무런 운동기구 없이 하는 트레이닝이라는 점이다. 바벨이나 덤벨 등을 사용해 번지르르하게 근육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체력과 힘을 최대한 키우는 맨몸 트레이닝이다. 아무리 좁은 공간에서도 맨몸으로 시작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홈트족의 운동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맨몸운동은 고대 운동 방법인 캘리스데닉스(Calisthenics)를 기반으로 한다. 캘리스데닉스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움을 뜻하는 ‘칼로스(kallos)’와 힘을 뜻하는 ‘스테노스(sthenos)’가 합쳐진 말로, 사전적으로는 미용 체조라는 의미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유튜버들 사이에서 맨몸운동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캘리스데닉스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무게와 관성을 이용하는 운동이다.
1900년대 초반 영국 역도 선수 토머스 인치가 플레이트 바벨을 고안하면서 지금의 피트니스 방식이 생기고, 20세기 후반 바벨과 운동기구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맨몸 트레이닝인 캘리스데닉스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캘리스데닉스가 사라지지 않은 곳이 바로 교도소다. 교도소 수감자들은 지금도 캘리스데닉스로 운동하고 있다.
몸무게와 관성을 이용, ‘헬린이’도 가능한 수준
‘죄수운동법’은 10가지 단계로 동작이 세분화돼 있어 체력에 맞게 난도를 서서히 올리며 운동할 수 있다.
기본 운동은 푸시업, 스쿼트, 풀업, 레그 레이즈, 브리지, 핸드스탠드 푸시업 등 6가지다. 이 6가지 운동은 10가지 동작으로 세분화돼 있는데, 수준에 따라 동작 난도가 점차 올라간다. 예를 들어 푸시업은 1단계인 벽에 대고 하는 ‘월 푸시업’으로 시작해 10단계인 ‘한 손 푸시업’까지 난이도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1단계는 헬린이도 바로 할 수 있는 쉬운 수준이다.
헬스클럽에 등록한 사람 10명 중 9명은 생각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두 달 안에 그만둔다고 한다. 그만두는 이유도 체력이 안 돼서, 관절이 아파서,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등 다양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생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좀 더 쉬운 운동 방법이 알려지면서 홈트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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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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