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두커 설립자 세라 마키스(왼쪽)와 몰리두커 와이너리 입구에서 보이는 포도밭.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몰리두커’는 호주 속어로 ‘왼손잡이’
몰리두커는 2005년 호주 매클래런 베일(McLaren Vale)에 설립된 와이너리다.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몰리두커를 세운 세라(Sarah)와 스파키 마키스(Sparky Marquis)는 대학에서 와인을 공부하다 만났다. 스파키는 세라에게 첫눈에 반했고, 이 왼손잡이 커플은 결혼에 골인했다.마키스 부부는 대학 졸업 후 여러 와이너리에서 경력을 쌓았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우수 와인메이커로 선정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만큼 자신들이 꿈꾸던 삶과는 멀어졌다. 어느 날 이들은 쉴 새 없이 달려오던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열정을 다해 와인을 만들고 가족과 함께 정을 나누며 살고자 몰리두커를 설립했다.
몰리두커에는 마키스 부부의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프루트 웨이트(Fruit Weight)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타닌이 벨벳처럼 부드럽고 과즙이 많은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포도밭에 물 주는 방식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포도나무에 싹이 트고 넝쿨이 자라는 봄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과실이 익어가는 여름에는 맛과 향이 응축될 수 있도록 수분 공급을 제한한다.
시기마다 적절히 물 공급을 하고자 몰리두커는 포도 생장 기간 내내 주 2회 이상 포도나무를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 뜨거운 여름 한낮에 뱀이나 해충을 막기 위한 보호장구를 갖추고 드넓은 포도밭을 누비는 수고 끝에 건강하고 맛있는 포도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몰리두커의 간판급 와인인 더 복서는 시라즈(Shiraz)로 만든 레드 와인이다. 베리향이 풍부하고 질감이 묵직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왼손잡이 복서의 여자친구인 ‘미스 몰리(Miss Molly)’는 시라즈로 만든 스파클링 레드 와인이다. 시라즈 스파클링 와인은 호주에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차갑게 즐기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입안에서 피어나는 화려한 향미
걸 온 더 고 (왼쪽) 더 바이올리니스트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더 스쿠터 (왼쪽) 더 메이터 디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투 레프트 피트 (왼쪽) 기글팟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기글팟(Gigglepot)’과 ‘블루 아이드 보이(Blue Eyed Boy)’는 독특하게 사진으로 레이블을 장식하고 있다. 기글팟의 어린 소녀는 마키스 부부의 딸 홀리(Holly)다. 홀리는 어릴 적 검은 테 안경만 씌우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블루 아이드 보이는 아들 루크(Luke)인데 벌써 장성해 몰리두커에서 와인메이커로 일하고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기글팟은 우아한 맛과 향이 일품이고, 시라즈로 만든 블루 아이드 보이는 농밀한 향미와 매끈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인챈티드 패스 (왼쪽) 벨벳 글로브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몰리두커 와인의 재미난 레이블들.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