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짜교수 중에서도 ‘괴수’라고 자칭하는 이교수가 자전소설 ‘영어정복자’(리더스 펴냄)를 썼다. 초등학교 6년 내내 꼴찌를 맴돌던 그가 부친의 ‘빽’(그는 금력이라고 솔직히 까발린다) 덕분에 전국의 수재들만 모였다는 광주 서중에 편입한 후 겪은 집단구타와 왕따가 소설의 출발이다. 그는 중3 여름방학, 영어교사로부터 온갖 모욕을 당한 후 복수를 결심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영어를 정복하고 선생보다 영어를 더 잘하겠다는 비장한 결심이 마침내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영어정복자’는 자전소설이자 영어학습서이고 철학책이며 문법책이기도 하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영어 문법이 저절로 정리된다. 영어 비법을 묻는 학생들에게 이교수는 “내가 영어에 관한 한 일자무식에서 출발해 영어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영문법을 완전히, 그리고 정확히 배웠기 때문”이라고 ‘정답’을 말해준다.
주간동아 396호 (p9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