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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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따고 두 번 잃고…두 시간 만에 10만 원이 ‘0’

사이버 카지노 체험기 “돈에 대한 감각 무뎌져 간 큰 베팅, 허탈함만 남아”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09-26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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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따고 두 번 잃고…두 시간 만에 10만 원이 ‘0’
    사이버 도박에 대한 유혹은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이용 가능’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버 도박 사이트 홈페이지 주소를 어김없이 안내한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11일. ‘즐거운 추석’이라는 제목으로 ‘○○ CASINO’를 홍보하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10만 원으로 1억 원을 딸 수 있다’는 솔깃한 내용이었다. ‘리얼!’ ‘실전 batting’이라는 단어와 함께. 문법적으로 betting이 맞지만, 스팸 메시지를 걸러내는 기능을 피하려고 일부러 같은 발음이 나는 단어를 사용한 듯했다. batting은 타격을 뜻하는 야구용어다.

    무료체험 기회 제공 달콤한 유혹

    9월 16일 오후. 사이버 도박을 실제 어떻게 운용하는지 알아보려고 문자메시지에 담긴 카지노 사이트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온라인 카지노를 처음 하는 이용자를 위해 무료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휴대전화번호 등을 등록하면 24시간 동안 유효한 임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보내준다.

    여러 카지노를 동시에 개설해놓은 사이트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카지노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전화번호도 있었다. 직접 전화를 걸어봤다.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 입출금이 확실하게 된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

    “5년째 사이트를 운영한다. 돈 문제는 걱정 안 해도 된다.”

    ▼ 한국에서 운영하나.

    “중국, 인도에서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도 있다.”

    ▼ 실시간으로 카지노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해보면 안다. 카지노 게임장에 현재 방송하는 TV를 설치해놓았다.”

    ▼ 입금과 출금은 어떻게 하나.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계좌번호를 보내준다.”

    ▼ 출금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출금을 요청한 뒤 10분 정도면 돈을 찾을 수 있다. 은행마다 서버 점검하는 시간이 달라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만, 늦어도 1시간 이내에는 찾을 수 있다.”

    체험을 위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로는 게임장을 둘러볼 수는 있지만, 실제 베팅은 하지 못했다. 또 실제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검은색 화면으로 게임 상황을 볼 수 없도록 해놓았다.

    9월 20일 12시 30분. 이번에는 게임머니를 송금하고 실제 온라인 카지노에 참여했다. 문자메시지로 온 사이트 주소에 접속한 뒤 회원가입을 하고 ‘입금 신청’을 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온 계좌에 10만 원을 입금했다. 이른 점심밥을 먹은 뒤 남는 시간에 온라인 카지노를 경험해볼 생각이었다.

    블랙잭, 룰렛 옮겨다니며 베팅

    한 번 따고 두 번 잃고…두 시간 만에 10만 원이 ‘0’
    ‘게임 시간은 30분, 판돈의 2배(200달러)에 이르면 미련 없이 로그아웃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카지노 창이 열리는 순간 ‘10만 원으로 1억 원을 딸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 문구가 떠올랐다. ‘혹시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라는 바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입금하고 10분쯤 지나자 게임머니를 충전했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화면에는 게임머니 103달러가 표시됐다.

    최소 10달러, 최대 150달러까지 베팅할 수 있는 ‘블랙잭’부터 시작했다. 딜러는 애실리라는 젊은 여성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얼굴이 반반 섞인 미인이었다.

    3번 테이블에 자리 잡고 최소 베팅 금액 10달러를 걸었다. 카드를 나누는 딜러의 손놀림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기자는 맨 처음 10번 카드를 받았고, 두 번째 카드는 4번이었다. 딜러는 4번 카드를 오픈해놓고, 두 번째 카드는 덮어놓았다.

    블랙잭은 2장의 카드에 적힌 숫자의 합이 21이 되면 ‘블랙잭’이 돼 베팅 금액의 1.5배를 받는 게임이다. 카드 숫자의 합이 21에 가까울수록 유리하지만, 21을 넘어서면 오버(Over) 또는 버스트(Bust)가 돼 돈을 잃는다.

    딜러의 경우, 카드에 적힌 숫자의 합이 최소 17 이상이 될 때까지 카드를 받아야 한다. 만일 딜러가 받은 카드 숫자의 합이 21을 넘어 오버를 하면 카드 숫자의 합이 21보다 적은 모든 플레이어에게 게임에 건 돈만큼 얹어서 돌려준다. 게임에 이긴 플레이어는 판돈의 2배를 돌려받는다.

    첫 카드가 4였던 딜러는 두 번째 카드를 오픈하자 6이 나왔다. 합이 17에 미치지 못해 딜러는 카드 한 장을 더 받았다. 이번에는 6. 세 장의 카드를 합해도 17이 되지 않아, 다시 카드 한 장을 받았다. 9가 나왔다. 딜러가 받은 카드 숫자의 합은 25로 21을 넘어 오버가 됐다. 기자는 카드 숫자의 합이 14에 불과했지만, 딜러가 오버를 하는 바람에 10달러를 땄다.

    두 번째 게임에서도 기자는 10달러를 땄다. 2와 7 두 장의 카드를 받은 뒤 ‘히트(Hit·카드 한 장을 더 받겠다는 신호)’ 버튼을 눌러 4를 받고, 한 번 더 히트를 눌러 7을 받았다. 기자의 카드 숫자의 합은 20이 됐다. 딜러는 첫 카드 4를 오픈한 뒤 두 번째 카드를 열었는데 3이 나왔다. 17에 미치지 못해 카드 한 장을 더 받았지만, 8이 나와 카드 한 장을 더 받아야 했다. 이번에는 9가 나와 오버를 했다.

    세 번째 게임에서도 기자는 이겼다. 10과 8을 받아 ‘스테이(Stay·카드를 더 받지 않겠다는 신호)’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딜러는 첫 카드가 10, 두 번째 카드가 4였다. 카드 한 장을 더 받았는데 10이 나와 오버를 했다. 3연승으로 30달러를 순식간에 벌자 ‘이런 추세라면 200달러 목표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우쭐한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게임에서는 6, 6 두 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