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평론가로서 연례행사 가운데 하나는 이런저런 시상식에서 심사를 하는 것이다. 후보 선정 때부터 참여하면 좋으련만, 대부분 정해진 후보 가운데 선택해 투표하는 정도다. 그러다 보니 아쉬움이 많다. 대중음악의 두 가지 속성, 즉 예술성과 상업성 가운데 철저히 후자에 치우친 이들로만 후보가 정해지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일색에 발라드 가수가 양념처럼 들어가 있으니, 심사위원으로서 김이 빠지곤 한다.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 가장 절실한 가치가 다양성이라고 생각하는 나 같은 이들에겐 특히 그렇다.
이 씁쓸함을 달래주는 시상식이 있다. 2003년 시작한 한국대중음악상이다. 평론가, 기자, PD 등 지속적으로 대중음악 흐름을 모니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후보 선정부터 수상자 결정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한다. 록, 모던록, 댄스·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리듬앤드블루스(R·B) 등 거의 모든 장르에 대해 시상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의 앨범,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을 선정한다. 무엇보다 TV와 음원차트에서 보기 힘든 음악이 당당히 후보에 오르고, 지명도나 상업적 결과와 상관없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사실이야말로 한국대중음악상이 소중한 이유다.
지난해 12월 29일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가 발표됐다. 이번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 2012년 한국 대중음악의 예술적 가치와 상업적 의미를 담보하는 노래가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 후보 라인업이 다양성 측면에서 진일보했다.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버스커 버스커와 3호선 버터플라이의 대결이다. 엠넷(Mnet) ‘슈퍼스타K 3’에서 2위를 차지한 버스커 버스커의 데뷔앨범은 2012년 상반기 최다판매량을 기록했다. 슈퍼주니어, 티아라, 지드래곤 등이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냈지만 이슈 점유율에서 버스커 버스커를 이기지 못했다. 그러한 성과가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에도 반영돼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최우수 팝 음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 최우수 팝 노래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한국대중음악상 역사상 신인으로서는 최다 부문 후보다.
버스커 버스커와 함께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또 다른 팀은 지난해 4번째 앨범 ‘Dreamtalk’를 내놓은 3호선 버터플라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9년 만에 앨범을 내놓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일간지, 음악 웹진 등에서 선정한 ‘올해의 앨범’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록이라는 장르를 10여 년간 계속해온 그들은 청춘의 상상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유와 관록의 숨결로 한국 인디 1세대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버스커 버스커와 3호선 버터플라이는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 등 총 3개 부문에서 맞붙는다. 이슈를 장악했던 버스커 버스커와 평단 사랑을 독차지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2012년 올해의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싸이가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점도 흥미롭다.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등 총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싸이의 경쟁자는 지드래곤이다. 지드래곤과 싸이는 올해의 노래와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부문에서 자웅을 겨룬다.
그동안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 인기’를 도외시한 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나는 이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만큼 한국 가요계 구조가 비정상적이고, 한국대중음악상은 그 점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댄스와 일렉트로닉 등 주류 음악계가 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0년 시상식에서는 소녀시대 ‘Ge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다. 결정적 전환이었다. 올해 후보에는 싸이와 지드래곤뿐 아니라 에프엑스(f(x)) 등 아이돌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 환경이 열악한데도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그저 반가울 뿐이다.
이 씁쓸함을 달래주는 시상식이 있다. 2003년 시작한 한국대중음악상이다. 평론가, 기자, PD 등 지속적으로 대중음악 흐름을 모니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후보 선정부터 수상자 결정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한다. 록, 모던록, 댄스·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리듬앤드블루스(R·B) 등 거의 모든 장르에 대해 시상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의 앨범,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을 선정한다. 무엇보다 TV와 음원차트에서 보기 힘든 음악이 당당히 후보에 오르고, 지명도나 상업적 결과와 상관없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사실이야말로 한국대중음악상이 소중한 이유다.
지난해 12월 29일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가 발표됐다. 이번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 2012년 한국 대중음악의 예술적 가치와 상업적 의미를 담보하는 노래가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 후보 라인업이 다양성 측면에서 진일보했다.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버스커 버스커와 3호선 버터플라이의 대결이다. 엠넷(Mnet) ‘슈퍼스타K 3’에서 2위를 차지한 버스커 버스커의 데뷔앨범은 2012년 상반기 최다판매량을 기록했다. 슈퍼주니어, 티아라, 지드래곤 등이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냈지만 이슈 점유율에서 버스커 버스커를 이기지 못했다. 그러한 성과가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에도 반영돼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최우수 팝 음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 최우수 팝 노래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한국대중음악상 역사상 신인으로서는 최다 부문 후보다.
버스커 버스커와 함께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또 다른 팀은 지난해 4번째 앨범 ‘Dreamtalk’를 내놓은 3호선 버터플라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9년 만에 앨범을 내놓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일간지, 음악 웹진 등에서 선정한 ‘올해의 앨범’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록이라는 장르를 10여 년간 계속해온 그들은 청춘의 상상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유와 관록의 숨결로 한국 인디 1세대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버스커 버스커와 3호선 버터플라이는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 등 총 3개 부문에서 맞붙는다. 이슈를 장악했던 버스커 버스커와 평단 사랑을 독차지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2012년 올해의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싸이가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점도 흥미롭다.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등 총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싸이의 경쟁자는 지드래곤이다. 지드래곤과 싸이는 올해의 노래와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부문에서 자웅을 겨룬다.
그동안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 인기’를 도외시한 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나는 이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만큼 한국 가요계 구조가 비정상적이고, 한국대중음악상은 그 점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댄스와 일렉트로닉 등 주류 음악계가 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0년 시상식에서는 소녀시대 ‘Ge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다. 결정적 전환이었다. 올해 후보에는 싸이와 지드래곤뿐 아니라 에프엑스(f(x)) 등 아이돌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 환경이 열악한데도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그저 반가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