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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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쇼크’ 마저 우릴 덮치나

  •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입력2009-02-11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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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독야청청할 수 있을 것인가.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5%로, 중국의 성장률을 6.7%로 예측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자들은 올해 8%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중국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자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 달러로 세계 1위다. 저축률도 50%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몇 년간 적자 재정을 고수하던 선진국과 달리 균형적자를 유지해왔다. 재정적자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작고, 국민들 역시 빚을 내지 않고도 소비를 늘릴 수 있다.

    중국은 특히 지난해 말부터 경기부양에 진력해왔다. 지난해 11월9일엔 총 4조 위안(약 8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내수부양책을 발표했다. 4조 위안 중 45%가 철도·도로·공항 등 인프라 건설에, 25%는 지진 복구, 나머지는 농촌과 저소득층을 위한 각종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각 지방정부들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들긴 하지만 18조~20조 위안의 어마어마한 돈을 내수 촉진에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또 금리를 내리고,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증치세(부가가치세) 개인소득세 이자소득세 인지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해 국민들의 구매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촌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농촌 주민이 컬러TV, 휴대전화, 냉장고, 세탁기 등을 구입하면 전체 구입금액의 13%를 보조하는 ‘가전하향(家電下鄕)’이라는 정책까지 내놨다. 한편 올해 수출증가율을 15%로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수출환급률을 인상하고 가공무역 규제를 완화했다.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 하향 … 한국에 미치는 악영향 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6.8%로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나 떨어졌다. 조만간 발표될 올해 1월 수출실적은 19.7~23.7% 감소할 전망이다. 수입은 더욱 줄어 36~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청난 경기부양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경제의 추락은 한국에 치명타다. 중국의 급격한 수출 하락은 한국의 수출 격감으로 직결된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68.7%가 가공무역이나 보세무역용으로, 결국 중국의 수출품으로 재가공돼 해외로 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내수시장에 진출하자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한국 수출품의 29%만이 중국 내수용인 데다, 내수시장을 개척하려면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가 하루빨리 되살아나길 학수고대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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