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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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없이 온 골프장 오너에게 “돌아가”

  • 이종현/ 레저신문 편집국장

    입력2005-05-20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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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약 없이 온 골프장 오너에게 “돌아가”

    명문으로 꼽힌 핀크스· 우정힐스·나인브릿지골프장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제주 핀크스 골프장이 한국 10대 골프코스 1위에 2회 연속 오르면서 한국 최초로 세계 100대 골프코스(72위)에 들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한국 골프다이제스트가 각각 2년마다 선정하는 세계 100대, 한국 10대 골프코스는 이제 골퍼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으며, 선정된 골프장에 가보고 싶어하는 골퍼들도 늘고 있다. 국내 10대 골프코스의 심사 기준은 △샷의 가치 △경기성 △코스 난이도 △코스 관리 상태 △기억성 △심미성 △디자인의 다양성 △보너스다.

    국내 명문 1위에 오른 제주 핀크스는 개장 초기 핀크스란 이름 때문에 많은 골퍼들에게서 질문을 받아야 했다. 핀크스는 ‘그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핀크스의 마크는 김홍주 회장이 직접 그렸다. 핀크스 골프장의 퍼블릭 코스도 세계 100대 퍼블릭 코스 상위권에 오를 명코스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핀크스 골프장에서는 매년 한·일 여자 대항전이 열리며, 골프장 내 호텔은 프랑스 건축예술상을 수상했을 만큼 아름답다.

    한국 10대 골프코스 2위에 오른 우정힐스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개장 초기 오너인 코오롱그룹 이동찬 회장이 예약 없이 들러 코스에 나가려다 제지를 당한 것이다. 담당 직원은 이 회장이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라운드할 수 없다고 했고, 이 회장은 직원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며 발길을 돌렸다. 미국에서도 타이거 우즈가 오거스타내셔널GC에 예약 없이 갔다가 입구에서 거절당한 일이 있다. 오너가 출입을 거절당한 일은 우정힐스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철저한 회원 위주의 운영이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힘이 아닌가 싶다.

    3위에 오른 제주 나인브릿지는 세계 100대 명문 진입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미 LPGA대회를 유치하는가 하면 세계클럽챔피언전 등도 유치해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몇몇 무리한 코스와 잦은 안개 및 바람이 걸림돌로 작용하긴 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에 힘입어 곧 세계적인 골프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4위에 오른 휘닉스파크는 이효석의 생가와 메밀꽃으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에 위치해 가족 단위의 골퍼들이 많이 다녀간다. 5위에 오른 안양베네스트는 코스 수준에선 단연 국내 1위다. 세계 100대 코스 진입도 가능할 정도지만 오픈대회를 열지 않는 등 폐쇄성이 강하다. 하지만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골프장을 정원처럼 꾸민 덕에 아름다움은 일본에서도 극찬할 정도다. 베네스트 골프장에 출입하는 골퍼는 대부분이 국회의원과 기업 CEO급 이상이어서 특권층 골프장 이미지가 짙다.



    6위에 오른 화산골프장은 매우 빠른 그린과 엄청난 벙커, 그리고 16번홀에서 1온을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전략성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잘 치면 뜨거운 화산이요, 못 치면 폭발 일보 직전의 화산이다’는 말이 골퍼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7위에 오른 일동레이크는 국내 골프장 중 가장 섬세한 디자인으로 꾸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동레이크는 자금 사정으로 수년간 공사가 중단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훌륭한 골프장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일동레이크는 시간을 두고 코스를 조성한 덕에 웨이브가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이란 칭찬을 듣는다. 스타트홀의 암벽이 일동레이크의 상징이다.

    8위에 오른 마이다스밸리는 부대시설과 서비스에서 호평을 듣는다. 9위에 오른 파인크리크는 코스 디자인이 뛰어나며 빠른 그린이 매력적이다. 언뜻 보기엔 공략이 쉬워 보이는데, 막상 도전하면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10위에 오른 아시아나CC는 골퍼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곳이다. 정확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OB로 이어지며 그린에 파온을 시켜도 마음 놓을 수 없다. 3퍼팅은 기본이요, 4퍼팅은 필수, 5퍼팅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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