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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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4개’ 시국사범 제1당 원내 사령탑되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총무 이재오 의원

  • < 선대인/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eodls @donga.com >

    입력2005-01-27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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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4개’ 시국사범 제1당 원내 사령탑되다
    지난 5월14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총무 경선에서 이재오(李在五·56) 의원이 큰 표 차로 신임 원내총무로 선출되자 정치권에서는 그의 ‘화려한 변신’이 화제가 되었다. 재야 출신의 개혁 성향 의원이 보수 색채가 짙은 한나라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

    이총무는 전민련 조국통일위원장, 민중당 사무총장 등을 지낸 ‘골수 재야’ 출신. 30여 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5차례에 걸쳐 10여 년을 감옥에서 보냈을 정도다. 지난해 ‘4·13총선’을 앞두고 공개한 전과기록에서도 반공법, 긴급조치,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전과 4범’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중앙대 재학시절인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 반대시위를 주도하다 강제 징집되어 재야의 ‘싹’을 보였다. 이총무는 제대 후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으나 긴급조치 위반 등의 혐의로 거듭 옥고를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재야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이후 국제사면위 한국위원회 사무국장, 민통련 민족통일위원장,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민중당 사무총장 등을 거치며 재야의 핵심간부로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96년 이총무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과 함께 당시 민자당에 영입된 것. 이때 당내 보수파에게서 색깔론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15대 총선에서 ‘서울 여당 최다득표’ 기록을 세워 보수파의 공격을 불식시켰다. 그는 원내 입성 뒤 교사생활의 경험을 되살려 주로 교육위에서 활동하면서 원고 없이 송곳질문을 던져 시민단체의 의정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이총무는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서청원(徐淸源) 의원 등과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를 만들어 ‘반이회창(李會昌)’ 선봉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98년 ‘야당 의원 빼가기’ 정국 당시 여당과 탈당파들의 집요한 권유에도 그가 탈당하지 않자 이총재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총무 경선 당시 이총재를 찾아가 사실상의 ‘충성서약’을 해 사무부총장에 임명된 게 ‘화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당시 일화 하나.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이 부총장 인선과 관련, 이총재를 면담하자 이총재는 이총무의 명단이 적힌 종이쪽을 내밀었다. 김총장이 “재야 출신인데다 너무 강성 아닙니까”라고 묻자, 이총재가 “일단 한번 써보라. 보기와 달리 일을 참 잘한다”고 추켜세웠다는 것. 이렇게 맺은 이총재와의 관계는 사무부총장직 수행과정에서 더욱 돈독해졌다. 한 당직자는 “이총무가 사무부총장을 맡으면서 이총재 등 당내 주류와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한 게 주요 승인(勝因)의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회창 총재에게 ‘충성 서약’… 대여 강경파 선봉

    이총무는 정권교체 후 김문수 의원 등과 함께 김종필(金鍾泌) 총리의 인준 반대를 주도하는 등 ‘대여 강경파’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이미지 이면에는 ‘발발이’와 ‘털털이’라는 두 단어로 압축되는 부지런함과 서민적 면모가 숨겨져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일 새벽 5시경이면 일어나 지역구를 자전거로 돌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지역구 관리에 열심이다. 그는 또 잠바 차림으로 시장을 스스럼없이 드나들어 지역구에서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이러한 그의 부지런함은 이번 총무 경선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경기 동두천이 지역구인 같은 당 목요상(睦堯相) 의원이 총무 경선 하루 전인 13일 일요일을 맞아 시내 한 식당에서 지인(知人)들과 식사하는 자리에 이총무가 갑자기 나타났다. 목 의원의 자택을 방문한 뒤 목의원이 있는 위치를 알아낸 이총무가 ‘한 표’를 부탁하기 위해 온 것. 목의원은 “이의원을 안 찍을 수 없겠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총무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30여 년간 민주화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여야 관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야의 핵심간부에서 주목받는 대중 정치인으로 떠오른 그가 어떻게 ‘신뢰받는 정치’를 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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