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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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줄고 실적 늘고’… 상장사들 1분기 선방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 현대·기아차 호실적… 수출 늘고 환율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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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05-0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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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순수출이 8.2%를 차지했다. [GettyImages]

    올해 1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순수출이 8.2%를 차지했다. [GettyImages]

    “5월엔 주식을 팔라(Sell in May)”는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격언이 올해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요 상장사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당분간 실적 랠리가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표 참조). 특히 전체 경제에서 비중이 큰 제조업이 재고를 상당 부분 털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호실적 기대감을 한층 키운다.

    삼성, 5분기 만에 반도체 흑자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두 기업 모두 견조한 실적 개선을 나타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반도체(DS)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매출 71조9156억 원, 영업이익 6조6060억 원을 올렸다. 시장 전망치는 물론, 앞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 실적(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도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12조4296억 원)과 시장 전망치를 50%가량 상회하는 영업이익(2조8860억 원)을 냈다.

    자동차업계도 1분기 웃음을 지었다. 현대차와 기아 형제는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를 끌어올리는 한편,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어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그중에서도 기아의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기아는 역대 분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영업이익(3조4257억 원·매출 26조2129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20% 넘게 상회하는 수치로 증권가에선 기아의 목표주가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40조6585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3조5574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3%가량 감소했으나 2022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3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 밖에 1분기 고부가가치 선종을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한화오션(매출 2조2836억 원·영업이익 529억 원), 대규모 방산 수출과 양산으로 실적을 공고히 한 한화시스템(매출 5444억 원·영업이익 393억 원),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린 HD현대일렉트릭(매출 8010억 원·영업이익 1288억 원), 시장 우려를 딛고 기대 이상 해외 실적을 올린 아모레퍼시픽(매출 9115억 원·영업이익 727억 원), 주요 고객사 애플의 부진에도 고성능 제품 공급으로 호실적을 쓴 LG이노텍(매출 4조3336억 원·영업이익 1760억 원) 등이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을 알렸다.

    1분기 특수 감안해도 호실적

    4월 30일까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상장사 비율은 50%를 넘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3개월 이내에 발표한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총 71개(매출만 발표한 서울반도체 제외)다. 그중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은 전체의 50.7%인 36개다. 4월 29일 기준 실적 발표를 마친 코스피200 기업(46개 중 28개)으로 범위를 좁히면 비율은 60.9%(출처 BNK투자증권)에 달한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중반에 접어든 만큼 호실적 발표가 계속되면 코스피200 기업의 최종 어닝서프라이즈 비율도 60%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1분기는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잘 나온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들은 4분기에 성과급, 일회성 비용 등을 처리하기 때문에 이 시기 ‘어닝쇼크’ 비율이 높다. 증권가에선 악화한 4분기 실적을 고려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곤 하는데, 기업들이 그 특수를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해도 ‘어닝서프라이즈 60%’는 흔치 않다. 2022년과 2023년 1분기 코스피200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각각 53%, 47%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올해 1분기 60%를 넘기면 2021년 1분기(61%) 이후 처음으로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이 60%대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3분기까지 기업 실적 좋다”

    기업들이 호실적을 낸 요인으로는 단연 수출 증가가 꼽힌다. 1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때 GDP에서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8.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제조업 재고가 줄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큰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수출 증가로 재고가 감소하면 기업들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980년부터 재고 조정은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이어졌다”며 “재고가 줄어든 뒤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산업 재고는 2조3252억 원 감소했다. 2020년 3분기 6547억 원이 줄어든 이후 첫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와 이에 따른 증시 부양이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5월 1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은 원래도 미국보다 ‘셀 인 메이’ 격언이 약하게 작용한다”며 “여기에 기업들 실적까지 좋아지고 있다 보니 올해는 2~3분까지도 증시 상황이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한국 수출의 선행지표 중 하나가 미국 소매판매인데, 3월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며 반등했다”면서 “대형 기업공개(IPO) 등 영향으로 아직은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향후 기업들이 실적을 바탕으로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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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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