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대상을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아끼는 팬덤은 연예인, 스포츠팀, 기업 브랜드, 문화예술 작품 등이 성장하는 데 필수 조건이 됐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는 데다, 실질소비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경제적 가치도 높인다. 아이돌과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이나 기업, 심지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같은 첨단기술도 팬덤 대상이 된다. 가령 미국 공상과학(SF) 시리즈 ‘스타트렉’ 팬덤 트레키(Trekkie), ‘해리포터’ 시리즈 팬덤 포터헤드(Potterhead) 등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이폰을 위시한 애플의 각종 정보기술(IT) 기기 팬덤도 높은 브랜드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팬덤 운영·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전담하는 플랫폼이 대두되고 있다. 약 20년 전만 해도 팬들이 모여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인터넷 카페가 일반적이었다. 10여 년 전에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세였고, 5년 전부터 디스코드, 레딧, 패트리온 같은 플랫폼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런 팬 커뮤니티 서비스의 진화 과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초창기에는 팬 사이에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생적 창구로 운영되다가, 점차 팬덤 대상과의 직접 소통이나 후원·지지를 위한 각종 툴이 덧붙는 식이다. 굿즈 거래,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갖춘 플랫폼이 동호인 커뮤니티에서 진화해 e커머스 같은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최근 팬덤 플랫폼은 기존과는 질적으로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는 크리에이터가 손쉽게 팬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솔루션 ‘비스테이지’를 개발했다. 비스테이지를 이용하면 웹 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팬과 소통하고 자신의 창작물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유통망 전반을 관리하기도 쉽다. 아이돌, 영화제작자, e스포츠 선수 등 다양한 영역의 인플루언서가 비스테이지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 팬덤 플랫폼은 소통과 창작물 판매, 커뮤니티 운영·관리 등이 서로 다른 채널에서 분절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의 브랜드를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팬덤 관리도 할 수 있다. 팬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팬들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 분석과 멤버십 운영 등 관리 기능이 제공되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팬덤 플랫폼이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NFT는 크리에이터가 팬덤과의 강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브랜드로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한다. NFT를 구입한 팬은 단순 소비자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 브랜드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으로 팬덤 대상이 성공하면 심리적 만족감뿐 아니라, 물질적 과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처럼 크리에이터와 팬이 NFT를 매개로 브랜드 부가가치를 함께 키워나가는 것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형 연예기획사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력한 아이돌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스타와의 일대일 채팅 기능’을 앞세운 플랫폼들이 대세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위버스’라는 자체 팬덤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하이브 연구개발법인 바이너리코리아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버블’은 1월 엔씨소프트 ‘유니버스’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이로써 연계기획사의 팬덤 플랫폼은 위버스와 버블의 양강 구도가 됐다.
K팝으로 상징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 지 오래다. 그만큼 한국에서 본격화된 팬덤 플랫폼이 세계 문화와 경제에 끼칠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NFT 같은 첨단기술까지 품은 국내 팬덤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주목된다.
단순 소비자 100명보다 팬덤 10명이 낫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의 관심과 소비에 바탕을 둔 서비스 운영자나 콘텐츠 창작자는 팬덤 구축에 열을 올린다. 단순 소비자 100명보다 브랜드에 강한 유대감을 가진 팬덤 10명을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스타로 자리 잡은 대형 아이돌그룹은 연예기획사가 체계적으로 팬덤을 관리한다. 반면 이제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한 중소 크리에이터는 팬덤과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 이에 따라 팬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다양한 분야에서 팬덤 운영·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전담하는 플랫폼이 대두되고 있다. 약 20년 전만 해도 팬들이 모여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인터넷 카페가 일반적이었다. 10여 년 전에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세였고, 5년 전부터 디스코드, 레딧, 패트리온 같은 플랫폼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런 팬 커뮤니티 서비스의 진화 과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초창기에는 팬 사이에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생적 창구로 운영되다가, 점차 팬덤 대상과의 직접 소통이나 후원·지지를 위한 각종 툴이 덧붙는 식이다. 굿즈 거래,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갖춘 플랫폼이 동호인 커뮤니티에서 진화해 e커머스 같은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비스테이지’로 구축한 e스포츠팀 T1의 팬덤 플랫폼. [비마이프렌즈 제공]
대형 연예기획사도 팬덤 플랫폼 개발
하이브 ‘위버스’(왼쪽)와 SM엔터테인먼트 ‘버블’의 ‘스타 메시지 구독 서비스’ 화면. [위버스컴퍼니 제공, 디어유 제공]
대형 연예기획사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력한 아이돌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스타와의 일대일 채팅 기능’을 앞세운 플랫폼들이 대세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위버스’라는 자체 팬덤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하이브 연구개발법인 바이너리코리아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버블’은 1월 엔씨소프트 ‘유니버스’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이로써 연계기획사의 팬덤 플랫폼은 위버스와 버블의 양강 구도가 됐다.
K팝으로 상징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 지 오래다. 그만큼 한국에서 본격화된 팬덤 플랫폼이 세계 문화와 경제에 끼칠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NFT 같은 첨단기술까지 품은 국내 팬덤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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