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 지음/ 판미동/ 268쪽/ 1만6000원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생태계가 위협받고, 2도 상승하면 일부 종은 멸종한다. 3도 상승할 경우 지구에 사는 생명체는 대부분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한다. 과연 그 시점은 언제일까. 지금처럼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흥청망청 살면 2035년 그 위기에 직면한다고 한다.
‘우리가 날씨다’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아침이나 점심 한 끼만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아도 이산화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 사람보다 평균 3배 이상 쇠고기를 섭취하는 미국인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의 육류와 유가공 섭취 증가량도 무시 못 할 상황이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현재 육식 섭취량의 3분의 1만 줄여도 건강한 지구 만들기에 일조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책은 마트 할인코너에서 이것저것 제품을 구입하다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이 늘어난 이야기, 펄프로 만든 줄 알고 사용한 물티슈가 알고 보니 플라스틱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를 일회용 빨대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이야기, 편하다는 이유로 매일 먹는 즉석밥 용기가 재활용이 안 되는 플라스틱이라는 사실 등 일상에서 흔히 겪거나 만날 수 있는 환경 파괴 주범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조목조목 소개한다. 고기를 적게 먹는 일일 수도, 작은 생명을 보살피는 일일 수도, 비닐을 재활용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작고 사소한 일에서부터 환경보호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오늘의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면서 실천하자고 독려한다.
저자 하루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그림책 작가,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책 ‘어뜨 이야기’로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에서 수상한 하루치는 책에 다양한 일러스트를 가득 담아 당장 지구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무엇보다 지구에 건네는 진솔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루치의 환경에 대한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70여 편의 다양한 환경보호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마지막 쪽까지 읽고 나면 “지구를 위해 채식을 할 순 없지만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플라스틱 제품을 덜 써야지 다짐하지만 밤이 되면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할인한다고 당장 필요도 없는 제품을 구입하며, 걸어갈 수 있는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는 생활을 반성하게 된다. 더불어 지구를 위해 채식을 할 순 없어도 두 번 먹을 삼겹살을 한 번만 먹자고 조용히 다짐하게 된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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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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